많은 이들이 홍삼을 비롯해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그러나 건강기능식품은 어떤 질병에 치료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나 사 먹을 수 있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허가한 것이다. 효과가 있고 진단이 필요한 약은 병원에서 처방을 받는 게 옳은 건강관리법이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고 믿는 홍삼은 과연 누구나 먹어도 괜찮은 것일까. 홍삼은 인삼을 수증기로 쪄 내어 수분 함량을 극도로 줄여 건조시켜 가공한 것이다. 인삼은 원래 보기약(補氣藥)의 일종으로 성질이 약간 따뜻한 편이면서 달콤 쌉싸름한 맛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인 한약재다.

주로 인체 내 진액이 손상된 경우나 허증일 경우에 효과를 보이며 주로 기가 허한 증상에 사용된다. 홍삼은 이런 인삼을 강하게 건조시켜 만든 것으로 한의학 문헌에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고려시대에 인삼을 열에 강하게 건조시켰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처음에는 인삼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인삼의 약 성분을 약하게 만들었다 할지라도 홍삼을 먹으면 심폐 기능이 항진된다. 또한 각종 첨가물이 들어가 달달하며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요즘 사람들처럼 홍삼을 수개월, 수년 등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우리 몸의 혈액이 심폐 쪽으로 항진하게 돼 오히려 심폐 기능에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며 하체가 약해질 수 있다.

현대인들은 옛날 사람들처럼 실제로 기가 허해지거나 기력이 딸리는 일은 흔치 않다.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다 보면 그렇게 느낄 가능성이 많은데, 몸이 실하면서 그렇게 느끼는 경우는 기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를 돌릴 수 있는 순환계에 문제가 생겨 그런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는 운동이나 채식 위주의 식습관으로 보완이 가능하다.

임신한 여성들과 갱년기 여성들의 영양제로 알려진 오메가3도 마찬가지다. 오메가3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데 꼭 필요한 필수 지방산이다. 이들은 세포막의 중요한 구성 인자가 되기도 하며, 다양한 형태에 따라 체내 여러 조직이 분산돼 구성 성분이 되기도 한다. 오메가3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을 감소시키고 혈압을 낮추어주거나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등의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는 생선을 많이 먹기 때문에 오메가3를 먹지 않아도 일상적인 식생활에서 우리 몸에 필요한 양만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일주일에 한 번 고등어, 정어리, 꽁치, 삼치 등을 먹으면 충분하다. 반면 생선을 싫어하거나 알레르기 때문에 먹지 못하는 사람의 경우는 따로 오메가3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평소 생선을 먹는 사람들의 경우는 굳이 오메가3를 따로 섭취할 필요가 전혀 없다.

변비가 심한 여성의 경우 알로에를 먹는 경우가 많다. 식물성 셀룰로오스가 풍부한 알로에는 대장 운동을 활성화해 배변에 도움을 준다. 알로에에 들어 있는 알로인이나 에모딘이라는 성분은 식욕을 좋게 하고 위장의 기능을 도우며 배변 기능을 도와 변비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다. 알로에는 한의학적으로 ‘노회’라는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잘 먹지 못하고 몸이 마르는 증상을 치료하며 각종 기생충을 없애고 습진이나 부종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다.

이처럼 알로에도 기본적으로 약재로 쓰이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모든 변비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과량 섭취할 경우 복통이나 구토,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하는 경우, 12세 이하의 어린이는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손쉽게 구입해 복용하기 쉽지만, 기본적인 식생활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건강기능식품 따위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한 위에서 보았듯이 건강기능식품이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약효 성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좋다고 할 수도 없다.



박성우 경희보궁한의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