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프리미엄 매트리스 템퍼코리아 주종규 사장

프리미엄 매트리스 분야 세계 1위 브랜드인 템퍼가 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1년이 됐다. 템퍼코리아 설립 1주년을 맞아 주종규 사장에게 템퍼 제품의 특징과 향후 마케팅 전략을 들었다.

[CEO Interview] “템퍼를 파는 일=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
템퍼는 세계 1위의 프리미엄 매트리스 브랜드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개발된 신소재를 사용하는 템퍼는 미국 우주재단(US Space Foundation)의 기술 인증 마크를 부착할 수 있는 유일한 침구 브랜드이기도 하다.

템퍼는 우주선이 이착륙할 때 발생하는 강한 중력으로부터 우주 비행사들의 척추와 등을 보호하기 위해 1970년대 나사의 에임즈 연구소(Ames Research Center)에서 개발됐다. 당시 나사는 우주선에 사용한 소재의 정보를 공개했는데, 덴마크의 화학자 크리스티얀슨(?ge Kristiansen)은 템퍼를 베이스로 3만여 회의 실험을 거쳤다. 고밀도, 고반응성, 내구력 및 가격 경쟁력을 갖춘 신소재 템퍼는 이렇게 만들어졌다.

초기 템퍼는 욕창 방지를 위한 의료용 매트리스로 사용되다 점차 보편화됐다. 1991년에는 일반 매트리스 위에 설치할 수 있는 템퍼 오버레이(TEMPUR Overlay·Topper)가 출시됐다. 현재는 댄 폼(Dan-Foam) 공장에서 연간 30만 개가 넘는 매트리스와 100만 개가 넘는 베개를 생산하고 있고, 전 세계 9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나사에서 개발한 신소재로 만든 매트리스

국내에는 6년 전 라이선스 계약으로 국내에 들어오다 지난해 4월 템퍼코리아가 설립되며 본격적으로 수입됐다. 초대 대표이사인 주종규 사장은 HSBC은행 마케팅 임원 출신으로 언더웨어 브랜드 트라이엄프를 이끈 특별한 경험이 있다. 미국발 금융 위기의 여파로 트라이엄프를 정리한 그는 지난해 4월부터 템퍼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다.

“템퍼코리아를 맨 처음 맡아 시작했을 때 가장 시급한 일은 적합한 직원을 채용하고 브랜드를 안정시키는 일이었습니다. 우리 기업 문화에 맞는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저로선 행운이었죠.”

다행히 템퍼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선전하며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판매 실적이 가장 좋은 매장은 월매출이 3억 원에 가깝다. 주 사장은 템퍼코리아의 성공 요인으로 회사에 맞는 적합한 직원과 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 그리고 제품의 우수성을 꼽는다. 제품이 우수하더라도 그 제품을 잘 팔아 낼 수 있는 직원이 없으면 안 되고, 우수한 직원이 있더라도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면 성공하기가 무척 어렵다.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게 주 사장의 생각이다.

“우리의 전략은 단순합니다. 깊은 잠을 자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제품이 있다는 것을 가급적 많은 소비자들에게 알리고 그분들이 쉽게 우리 제품을 접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CEO Interview] “템퍼를 파는 일=세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
템퍼 소재가 특별한 3가지 이유

‘잠을 잘 잔다’는 것은 뒤척이지 않고 깊은 잠을 잔다는 의미다. 흔히 말하는 렘(rem) 수면이 그것이다. 템퍼 매트리스의 3가지 특징은 수면 시 불필요한 뒤척임이나 수면 방해 요소를 최소화해준다.

첫째, 템퍼의 점탄성(visco-elastic)이다. 점탄성이란 점성과 탄성의 합성어다. 타제품과 비교하면 템퍼는 복원 속도가 상당히 느리다. 그만큼 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좋다는 의미다. 탄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외부의 무게와 충격을 밖으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템퍼 소재가 그대로 흡수한다. 일반 스펀지와 라텍스, 템퍼에 각각 쇠구슬을 떨어뜨리는 데모 영상을 보면 그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다른 소재들은 구슬이 튕겨나가지만 템퍼 소재 위에서는 떨어진 상태 그대로 멈춰 서서히 몰딩된다. 따라서 옆 사람의 움직임에도 방해받지 않고, 독립된 수면 환경을 만들게 된다.

둘째, 템퍼는 신체의 온도와 무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과학적인 소재라는 점이다. 템퍼는 외부 온도가 올라가면 부드러워지고 온도가 내려가면 딱딱해진다. 템퍼 소재의 매트리스에 누우면 수십억 개의 오픈셀(Opne-cell) 소재들이 부드러워지면서 체형에 맞게 완벽하게 몰딩된다. 잠을 자는 동안 원활한 재충전을 위해서는 인체의 기본적인 이중 S곡선의 척추 형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부자연스러운 자세로 인해 척추가 압박을 받을 경우 인체는 통증이나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데, 템퍼는 인체의 모든 곡선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형되므로 척추를 누르는 압력에서 완전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이런 장점 덕에 전 세계의 7만5000명 이상의 의사와 척추 관련 치료사들은 등과 목의 통증을 방지하고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템퍼 베개와 매트리스를 권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템퍼는 인체에 가해지는 압력을 현저히 줄어들게 해주어, 수면 중에 발생하는 뒤척임 현상을 탁월하게 줄여준다. 템퍼 소재가 몸을 전체적으로 골고루 지지해주기 때문에 체중과 압력이 분산돼 혈액 순환이 원활해지고, 밤새 무의식적인 뒤척임 횟수가 줄어드는 것이다.

“저도 템퍼 제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리에 눕자마자 잠들어서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한 번도 깨지 않습니다. 이전에는 스프링, 메모리 폼 등 여러 종류와 형태의 제품들을 사용했는데 숙면을 보장한다는 면에서는 템퍼가 최고입니다. 이전에는 항상 허리가 아프거나 다른 곳이 불편해서 자주 깼는데 이젠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됐어요. 출장을 갈 때 휴대용 제품을 들고 갈 정도로 제 자신이 마니아가 됐어요. 우리 직원들 모두가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지난해 템퍼코리아의 설립을 주도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한 주종규 사장. 주 사장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잠자리를 선사하는게 템퍼의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지난해 템퍼코리아의 설립을 주도하며 대표이사에 취임한 주종규 사장. 주 사장은 고객들에게 최고의 잠자리를 선사하는게 템퍼의 최종 목표라고 말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가 되면 숙면에 투자

이런 다양한 장점을 가진 신소재이기에 템퍼는 상대적으로 고가다. 제작비용이 그만큼 많이 들기 때문이다. 재료도, 생산 과정도, 결코 저렴한 값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 대신 다른 회사와 달리 템퍼는 15년 동안 품질을 보장한다. 당장은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지만 가격을 15년간 하루 단위로 쪼개면 커피 한 잔의 가격에도 미치지 않는다.

“결국 숙면을 위해서 자신이 얼마나 투자하느냐의 문제인 거죠. 그런 이유로 본사에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는 돼야 시장이 형성된다고 보고 있어요. 지난해에 템퍼코리아를 연 것도 한국 시장이 충분히 성숙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주 사장은 템퍼를 찾는 고객들을 보며 본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다. 고객 중에는 건강한 수면을 위해 투자할 용의가 있고, 경제적으로 안정돼 있는 40~50대 여성들이 가장 많다. 이사를 준비하는 고객이나 혼수를 마련하는 신혼부부들도 템퍼의 주요 고객이다. 특히, 허리나 목이 불편한 이들이 주위의 권유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고객들은 부모님을 위한 효도선물로, 학부모들은 공부하는 자녀들을 위한 선물로도 인기가 좋다.

수면이 건강에서 중요한 요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의사들은 ‘건강에 중요한 세 가지로 먹는 것, 적당한 운동, 그리고 숙면’을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먹는 것과 운동에 집중했지만, 수면에는 그다지 관심을 갖지 않았다. 템퍼가 이렇게 성공한 데는 사람들이 이제는 수면의 중요성에 눈뜨기 시작했다는 점이 주효했을 것이다.

“유럽에서 약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질문지에는 ‘얼마나 잠을 잘 자느냐’부터 밤중에 깨는지, 불면증이 있는지 등과 함께 ‘어떤 매트리스를 사용하느냐’는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템퍼가 이러한 조사를 한다는 사실을 몰랐죠. 설문조사 결과 양질의 잠을 자는 사람 중에 템퍼 사용자가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주 사장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노동 시간이 긴 한국인들에게 특히 템퍼를 권한다. 개인소득이 증가하면서 한국인들 사이에도 숙면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잠을 잘 자야 건강하고, 건강하면 그만큼 행복에 가까워진다. 주 사장이 “매트리스를 팔면서 세상을 행복하게 만든다”고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