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근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

증권과 외환 투자 전문가인 김중근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는 JP모건체이스, BNP파리바 등에서 잔뼈가 굵은 투자 전문가다. 투자를 위해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을 동시에 활용한다는 그가 최근 한국 증시를 진단하고, 투자 철학을 전수했다.

현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
서울대 경영학과
서울대 대학원 경영학과
JP모건체이스 외환딜러
BNP파리바 외환딜러
한국경제신문 증권담당 전문위원
현 연합뉴스TV ‘뉴스Y’ 금융시장 해설위원
[ROAD TO INVESTMENT] 종목 선택은 기본적 분석, 매매 타이밍은 기술적 분석 활용
마크로헤지코리아는 기업의 환 리스크 관리와 최고경영자(CEO)들의 자산관리를 동시에 돕는 컨설팅회사다. 김중근 대표는 이곳의 대표이면서 방송과 언론 등에서 외환과 채권, 주식, 국채 등의 투자와 관련한 해설을 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잠시 대기업에 몸담았던 그는 JP모건체이스와 BNP파리바 등에서 외환딜러로 일했다. 이후 전문 투자컨설턴트로 나선 그는 홍익대와 한국금융연수원, 무역협회 등에서 활발한 강의 활동을 펼쳤다.

컨설팅회사를 운영하며 투자 해설을 병행하고 있는 그를 을지로 센터원 서관 35층, 미래에셋증권 WM센터에서 만났다.



오전에도 방송이 있었던 것으로 압니다. 오늘은 어떤 내용을 주로 다루셨습니까.

“요즘이 유럽 선거 기간이잖아요. 그리스 총선과 프랑스 대선이 끝나서, 그 결과가 증시에 미칠 영향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 집권당이 바뀐 그리스는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과 맺었던 연금 축소 등 긴축 재정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그리스가 EU를 탈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서 유로화 약세가 이어졌고, 결국 한국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유로화에 비해 엔화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죠. 엔화가 강세인 이유는 비교적 간단합니다. 엔화가 안전 통화로 간주되기 때문이죠. 외환 시장에서는 일본의 ‘와타나베 아줌마’들의 영향력이 지대한데, 그들이 엔화를 사는 추세거든요. 5월 7일 일본 국채가 1년 7개월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겠어요. 그만큼 일본 경제 자체가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거거든요. 그렇다고 일본 경제가 좋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일본 경제는 20년 장기 불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경제가 그럭저럭 버티고 있다는 점이 해외 시장에서 높이 평가되는 듯합니다.”

엔화 강세 이야기가 나온 김에 유로화 약세에 따른 영향도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유로화가 5월 7일 달러당 1.29유로로 떨어졌지만 반등하리라고 봅니다. 유로의 폭락을 독일 등에서 방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거든요. 그리스와 프랑스 선거 결과가 악재이긴 하지만 이미 예견된 일이거든요. 그리스 집권 여당이 질 것과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e)가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될 것은 이미 예견됐으니까요. 알려진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라는 의미에서 반등이 가능할 거라고 봅니다.”

향후 한국 증시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대세는 상승세입니다. 지금까지 주가가 조정다운 조정 없이 상승했어요. 주가지수가 2100선까지 치솟았고, 삼성전자 주가는 14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애플 주가도 600달러를 넘어가다 고점에서 주춤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한동안은 주가가 주춤거리다 다시 올라갈 거라고 봅니다. 유럽 재정 위기가 불거질 때마다 엔화, 달러화 강세도 이어질 것 같고요.”

올 들어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주춤한데요.

“3월까지 외국인들이 10조5000억 원 정도를 샀습니다. 4월 들어 1조2000억 정도를 매도했지만 엄청난 매수세입니다. 지난 한 해를 통틀어서 외국인들이 산 게 8조5000억 원 정도니까요. 올 들어서만 10조 원 이상 샀으면 많이 산 거죠. 당분간은 외국인들도 쉬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에 따라 시장도 당분간 주춤할 것 같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올라갈 것이다? 대세상승론의 근거는 무엇입니까.

“경기도 영향을 끼치겠지만, 기술적 분석으로 상승기라고 봅니다. 엘리어트 파동 이론에 따르면 주가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합니다. 지금은 상승 파동이 끝나고 조정 파동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차트상 하반기까지는 조정장이 이어지겠지만 다시 상승할 겁니다. 큰 흐름은 상승이라는 거죠. 주가는 끝없이 올라가지도 끝없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제 30년 경험에 비추어서 세상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뻔한 말 같지만 그 속에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그 이전에 IMF 위기가 있었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증시에서 손을 털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때가 바닥이었습니다. 미국 쌍둥이 빌딩 폭파 후 지수가 12% 빠졌습니다. 주가지수가 12% 빠졌다는 이야기는 하룻밤 사이 모든 주식이 하한가가 됐다는 의미입니다. 그때가 투자의 적기였습니다. IMF 직후 구조조정을 할 때 당시 삼성전자 주가가 3만5000원이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때가 바닥이었어요. 사람들이 죽겠다고 할 때가 항상 바닥이었습니다. 그걸 체계화한 게 엘리어트 파동입니다.”

지금까지 투자와 관련한 책만 30권 가까이 쓴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도 인터넷 서점에서 20권 이상의 책이 팔리는 투자 고수이십니다. 컨설팅 외에 직접투자도 하십니까.

“IMF 당시에는 직접투자는 하지 않았습니다. 당시는 투자컨설팅사를 차려 일반인을 대상으로 투자 자문할 때라 직접투자를 하는 게 옳지 않다고 판단해서 일부러 투자를 안했습니다. 당시 처음으로 종목 진단을 시작한 사람이 접니다. 삼성전자, 포스코 등을 보유한 고객이 있다고 칩시다. 제가 만약 포스코를 가지고 있다면 그들의 질문에 뭐라고 대답할까요. 끝내주는 종목이라고 말할 거 아닙니까. 그런 이유로 직접투자를 쉬었습니다. 객관성을 유지하려면 투자를 안 하는 게 맞다고 판단한 거죠. 시장이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펀드에 투자했습니다. 개인 컨설팅만 해서 한 달에 몇 억 원을 벌었고, 펀드도 성과가 좋았습니다. 당시에는 무슨 펀드를 사든지 다 괜찮았습니다.”

시장 사이클을 보고 주로 매매 타이밍을 정하시겠습니다.

“그렇습니다. 비교적 시장 사이클에 따라 투자를 합니다. 제가 여기 저기 칼럼을 쓰는데, 2007년 10월경 지수가 2000이 넘는 걸 보고 매우 비관적인 칼럼을 썼습니다. 당연히 제가 보유하던 주식도 처분했죠. 그런데 그때부터 주가가 처박히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2008년 10월부터 다시 매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걸 보면 비교적 흐름을 잘 타는 듯해요. 종목은 삼성전자나 포스코, 삼성증권 등 대형주 위주로 거래합니다.”
주가는 끝없이 올라가지도 끝없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제 30년 경험에 비추어서 세상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투자자가 시장을 떠났던 IMF나 금융위기 때가 결국은 바닥이었거든요.
주가는 끝없이 올라가지도 끝없이 떨어지지도 않습니다. 제 30년 경험에 비추어서 세상은 절대로 망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투자자가 시장을 떠났던 IMF나 금융위기 때가 결국은 바닥이었거든요.
독자 입장에서 고수라는 사람이 누구나 다 아는 대형주를 선호한다면, 사실 재미가 없어지거든요. 대형주를 선호하는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저는 차트도 보지만 펀더멘털을 기본적으로 확인합니다. 코스닥 종목은 작전이나 인수·합병(M&A) 등 소문도 많고, 투자자들이 거기에 휘둘릴 때가 많습니다. 저는 로 리스크, 미디엄 리턴(low risk, medium return)을 추구합니다. 리스크 중에서 코스닥은 CEO의 횡령이나 저축은행의 경우 부도 등 신용 리스크가 너무 커요. 최소한 저는 그런 리스크는 질 생각이 없습니다. 추세에 따라 천천히 올라가고 천천히 떨어지는 주식을 사는 가죠.”

워런 버핏의 책도 번역하셨습니다. 버핏에게서는 어떤 교훈을 얻으셨나요.

“버핏은 기업의 실적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데, 저도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100여 개 정도 종목의 실적을 눈여겨봅니다. 종목은 그렇게 선정하고, 추세는 차트를 보고 확인합니다. 증권 시장에 있는 1000개 이상의 종목을 다 알 수도 없고, 추세를 살필 여유도 없거든요. 코스닥 시장에 있는, 알지도 못하는 무슨 무슨 테크보다는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눈여겨보는 거죠. 그런 종목은 좀 아니까요. 종목을 고른 다음에 추세를 보는 거죠.”

버핏과 비슷한 점이네요. 버핏도 자기가 모르는 주식에는 절대 투자를 안 하니까요.

“그럼요. 버핏도 자기가 모르는 주식은 죽어도 투자를 안 합니다. 빌 게이츠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음에도 자신이 잘 모르는 정보기술(IT) 종목은 절대 안 삽니다. 애플이 아무리 잘나가도 당연히 투자에서 제외되죠. 버핏이 사는 종목은 항상 코카콜라, 워싱턴 포스터, 웰스 파고은행 등 전통주들입니다. 일반인들이 15% 상한가를 보고 코스닥에 투자하는 것과는 다르죠. 그런 종목의 결정적인 한계는 사고 싶을 때 사기 어렵고, 팔고 싶을 때 안 팔린다는 점입니다. 앞서 말한 신용 리스크에 유동성 리스크까지 있는 거죠. 저는 여러 리스크 중에서 가격 리스크만 지지 다른 건 안 지겠다는 원칙을 갖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 있다고 보십니까.

“강의에서 투자자들에게 수익률이 얼마면 만족하겠냐고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대부분이 한 달에 20%를 이야기해요. 한 달에 20%면 일 년에 240%입니다. 그런 투자는 불가능합니다. 그런 수익률은 회사 CEO나 알 만한 깊은 정보를 알고 있을 때나 가능합니다. SK가 갑자기 하이닉스를 사는 그런 정도의 정보죠.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죠. 그렇다면 목표수익률을 낮추고 안전한 종목에 투자해야죠. 그게 아니라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을 원한다면 FX마진(외환 투자)이나 파생상품으로 가야죠.”

FX마진은 김 대표의 또 다른 전문 분야 아닙니까.

“FX마진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쉽게 말하면 개인이 외환을 거래하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외환딜러를 해서 개인적으로 익숙한 분야입니다. 많은 분들이 FX마진이나 파생상품 하면 당연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위험합니다. 그런데 주식이라고 안 위험한가요. 부동산 투자라고 다 안전한 건 아닙니다.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문 닫는 걸 보면 예금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위험의 정도죠.”

FX마진 투자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전체 자산의 20~30% 정도, 리스크를 지고 투자할 수 있는 분야가 FX마진입니다. FX마진 투자는 24시간 투자가 가능하고, 위험관리만 잘 하면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FX마진 투자에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은 ‘손절매 칼같이 하고, 자기 투자 한도를 벗어나지 말라’입니다. 마지막으로 포지션을 열어두지 말라는 것도 당부합니다. 오르겠지 하고 달러 사놓고 잠들어버렸다 밤중에 폭락해서 손해 보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손절매입니다. 투자자도 사람인데 손해 보면 신경질 많이 납니다. 손해를 보면 손해를 연장하면서 어떻게든 수익을 내려고 발버둥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등산에서 길을 잘못 들면 빨리 되돌아 나와야지, 잘못된 길을 계속 가면 길을 잃을 수 있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못 벌면 내일 다시 해서 벌면 됩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그게 안 됩니다. 그래서 손해가 점점 커지는 거죠.”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절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게 투자 심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투자심리학에 관심이 많은데, 거기 보면 멘털 어카운팅(mental accoun-ting)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겨울에 코트 입으려는데 주머니에 10만 원짜리가 나왔다고 생각해보세요. 자기 돈인데도 공돈이 생겼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자기 지갑 속에 있는 돈과 코트 속에 있는 돈이 결국은 같은 건데도 말이죠.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1만 원짜리 볼펜을 사러 갔는데 점원이 다른 데 가면 7000원에 판다고 하면 3000원 아끼려고 다른 데 가겠죠. 그런데 TV를 사러 갔다면 어떻게 될까요. 300만 원짜리 TV를 사러 갔는데 점원이 다른 데 가면 299만7000원에 살 수 있다고 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쉽게 다른 곳으로 안 가겠죠. 그런데 두 경우 모두 실제로는 주스 한 잔 사먹을 수 있는 똑같은 3000원이거든요. 이게 멘털 어카운팅입니다. 인간은 합리적인 듯하지만 실제로는 아주 비합리적인 존재입니다.”
증권과 FX마진 투자 고수인 김중근 대표는 성공 투자를 위해 투자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증권과 FX마진 투자 고수인 김중근 대표는 성공 투자를 위해 투자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재밌네요. 또 다른 예를 들어주시겠습니까.

“삼성전자 주식을 140만 원에 산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주가가 120만 원으로 떨어져도 일반인들은 쉽게 못 팝니다. 그런데 120만 원에 팔았는데 다음 날 140만 원이 됐다고 가정해봅시다. 당연히 후회를 하겠죠. 그걸 작위후회라고 합니다. 부작위후회도 있습니다. 120만 원에 팔려고 하다 못 팔았는데 다음 날 100만 원까지 떨어졌어요. 그럼 또 후회를 하겠죠. 그게 부작위후회입니다. 일반적으로 인간은 작위후회가 부작위후회보다 훨씬 강합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작위후회가 강하다는 걸 압니다. 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면서도 손절매를 못하는 이유가 바로 작위후회 때문입니다.”

투자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배울수록 굉장히 재밌습니다. 또 한 예를 들어볼까요. 혹시 아이슬란드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 아세요. 잘 모르는 경우 대부분은 ‘100만보다 많아’라고 하면 200만, 300만 명을 얘기합니다. 그걸 앵커링(anchorin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똑같은 경우 ‘1억 이하’라면 하면 ‘9000만, 8000만’을 이야기합니다. 주식에도 이런 법칙은 적용됩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자기가 보유한 주식의 매매 기준을 자신이 산 가격으로 칩니다. 그런데 엄밀히 따지면 현재 단가나 매수 단가는 아무런 기준이 되지 않습니다. 앞으로 오를까, 내릴까를 기준으로 매매를 판단해야지, 자기 매수 단가를 기준으로 매매를 판단해서는 안 되는 거죠. 그게 정답입니다. 그런데 일반 투자자들은 매수 단가라는 덫에 걸려서 팔지를 못합니다. 이런 것들이 투자자들을 그릇된 투자로 이끄는 거죠. 그래서 저는 투자자들에게 투자심리학을 공부하라고 권합니다.”

‘투자 잘 하려면 매도하는 법부터 배워라’ 이 말씀이죠.

“투자에서는 사는 게 파는 것보다 쉽습니다. 사고 나면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친구가 권해서 샀든, 주당순이익(EPS)이 좋아서 샀든 사고 나면 다양한 자기합리화를 하게 되거든요. 사람들은 점심값 5000원, 1만 원은 아끼려고 해도, 주식투자를 해서 몇백만 원 날리는 건 다르게 생각합니다. 주식시장에서 100만 원 잃는 거와 길에서 100만 원 잃어버리는 걸 다르게 생각합니다. 멘털 어카운팅의 또 다른 예죠. 그런 이야기를 엮어서 ‘주식투자 매도하는 법부터 배우라’는 책을 썼습니다.”

최근에 쓴 책은 FX마진 투자 관련 책인데요.

“주식이나 FX마진 투자 모두 2 대 8의 법칙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전체 투자자의 20% 정도가 수익을 남기는 거죠. 제가 FX마진을 좋아하는 이유는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입니다. 외환 거래는 오르느냐, 내리느냐 방향만 맞추면 됩니다. 주식은 가치와 가격을 비교해서, 가치에 비해 시장가격이 낮은 종목을 골라서 오를 때까지 보유하는 것이고요. FX마진은 홀짝게임과 같습니다. 올라간다고 생각하면 사고 내려간다고 하면 팝니다. 상품 구조가 단순하고, 또 시장이 공정합니다. 선물환·현물환 시장 모두 규모가 커서 조작이나 작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주식은 옵션 만기일 때마다 고민하고, 각종 호·악재, 작전 등 신경 쓸 게 너무 많습니다. 외환 거래는 그렇게 신경 쓸 게 없어요. 또 하나 24시간 거래되니까 언제라도 참여하고 빠질 수 있습니다.”

주식시장으로 돌아가서, 시장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저는 추세론자입니다. 상승세일 때 보유하고 하락할 때는 시장에서 떨어져 나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요즘 시장은 상승세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웬만하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고, 시장을 잠시 관망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엘리어트 파동을 보더라도 지금은 조정기입니다. 개별 종목 중에 상승 흐름을 가진 종목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런 종목은 예외로 하고 전체 추세는 그렇다는 말입니다.”
김 대표는 30년 이상 시장에 몸담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손절매 원칙을 지켰다는 데서 찾는다.
김 대표는 30년 이상 시장에 몸담으며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를 손절매 원칙을 지켰다는 데서 찾는다.
종목 추천을 부탁드리면요.

“자기한테 익숙한 주식 100개 내외를 고집하라고 권합니다. 실적과 차트 등을 보고 종목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봅니다. 그렇더라도 선택이 틀릴 수 있습니다. 그때는 자기가 틀린 것을 빨리 인정하는 게 정답입니다. 저도 주식투자에서 수없이 많이 잃어봤습니다. 돌이켜보면 그럼에도 빨리 손절하고 나갈 때가 그나마 좋았습니다. 태양광 관련주 좋다고 샀다 손해를 본 적도 있고, 화학주 좋다고 덤볐다 손해를 보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7% 내에서 손절매를 했습니다. 저도 인간인지라 7% 손절매 기준을 칼같이 지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마이너스 7~8%, 마이너스 9% 정도 되면 팝니다.”

30년 넘게 시장에서 살아남은 가장 큰 힘이 손절매라고 보면 되나요.

“그렇게 보면 무방할 듯합니다. 후회를 겁내기 않고 빨리 도망간 게 옳았던 거죠. 달리 말해 원칙을 지켰다는 것이고요. 인간은 나약합니다. 그걸 알기 때문에 인간적인 판단을 버리고 차트가 시키는 대로 따라갔던 게 그나마 좋은 수익을 올렸던 것 같습니다. 투자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인간의 판단은 주관적입니다. 항상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기를 바랍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