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ISSUE KOSDAQ

130만 원대에 이른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삼성전자와 관련된 IT부품주에 투자하는 방법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다른 종목들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올 들어 19.8% 상승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판매량에서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하반기에는 D램과 비메모리 등 반도체 부문에서 실적이 뒷받침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주가가 130만 원대에 이르다 보니 개인투자가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란 점이다. 전문가들은 대안으로 정보기술(IT) 부품주에 눈을 돌려볼 것을 권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코스닥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을 받으면서 코스닥 우량 종목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진 점이 투자 매력을 높이고 있다. 김호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코스닥 IT부품주 주가는 보통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만 지난 2월 말부터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IT부품주 중에서 낙폭이 크고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에 선별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PCB 전망 가장 밝아

삼성전자와 관련된 부품업체 가운데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할 것은 모바일 부품주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잠정 영업이익으로 5조8000억 원을 발표했다. 이 중 63%가량인 3조7000억 원이 모바일 부문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4400만 대로 애플의 3200만 대를 제친 것으로 추산된다.

인쇄회로기판(PCB)은 스마트폰 기기 확산의 최대 수혜 산업으로 꼽힌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회로기판이다. 과거 단순한 구조의 휴대전화와 달리 스마트폰은 다양한 부품이 복잡하게 하나의 기기 안에 들어가야 해 PCB의 고성능화와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CB의 고사양화 추세로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고밀도기판(HDI) 등 모바일용 PCB의 업황 전망이 밝다”고 설명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인터플렉스, 비에이치, 플렉스컴, 대덕전자, 심텍, 대덕GDS 등이 있다. PCB업체들은 한창 높은 성장성을 구가하고 있는 만큼 이번 코스닥 시장 조정에도 큰 주가 하락은 없었다. 다만 플렉스컴의 경우 3월 고점에서 20%가량 하락해 투자해볼 만하다. 국민연금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 각각 지분 5.17%와 5.32%를 보유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FPCB업체인 플렉스컴은 삼성전자가 매출 비중의 85%를 차지한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 확대로 작년 연간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역시 최대 실적이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FPCB업체 중에서 유일하게 베트남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는데 삼성전자의 베트남법인 생산량 확대 전략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은 베트남법인을 단일 공장 중에서 최대 생산기지로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플렉스컴 베트남 공장의 매출액도 작년보다 2배 이상 뛸 것”이라고 평가했다.



AMOLED 저가 매수 기회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 D) 관련 장비 및 부품업체들도 빼놓을 수 없다. AMOLED를 채택하는 모바일 기기들이 늘어가고 있고 TV까지 적용 대상이 확대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올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면적 기준 생산량은 작년보다 8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SMD의 A3 공장이 오는 7월경에 준공되기 때문에 국내 관련 장비업체들의 발주가 이르면 5~6월에 진행돼 3분기 후반부터 입고될 것으로 보인다. 수혜 종목으로는 에스에프에이, AP시스템, 테라세미콘, 원익IPS, 아이씨디, 덕산하이메탈 등이 꼽힌다.

AMOLED 관련주들의 주가는 큰 폭의 조정을 받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진 상태다. 모두 3월 고점 대비 15~20%씩 하락했다. 1분기가 계절적 비수기인 데다 시장에서 SMD의 투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하지만 지금의 주가 조정은 과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승철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 내 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조직 개편을 앞두고 공식적인 투자 계획 확정이 지연되면서 이 같은 우려가 커졌다”면서 “그러나 갤럭시노트의 판매 호조 등을 고려하면 SMD가 AMOLED 투자를 늦출 이유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의 수주 공백기가 투자하기에는 최적이란 지적이다. 장비업종의 주가는 수주 동향과 직접적으로 연동되는데 SMD의 설비투자가 이르면 2분기 중후반부터 본격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가 많이 싸진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것이다.

테라세미콘은 열처리 기술 기반의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장비업체다. 주요 고객별 비중은 SMD로의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이 매출의 60% 이상으로 가장 많고, 삼성전자 반도체 장비 매출이 20% 수준이다. SMD의 AMOLED 신규 라인 증설과 삼성전자의 비메모리 및 낸드 투자로 삼성그룹의 성장과 함께 큰 폭의 매출 증가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은 1992억 원 수준으로 작년보다(406억 원)보다 5배가량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부품이 복잡하게 하나의 기기 안에 들어가야 해 PCB의 고성능화와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부품이 복잡하게 하나의 기기 안에 들어가야 해 PCB의 고성능화와 함께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주목받는 2차전지 관련주

모바일 기기의 확산은 2차전지 수요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이번에 새로 출시된 애플의 아이패드가 배터리 용량을 2배 늘린 것에서 보듯 모바일 기기의 성능이 높아지면 그만큼 더 많은 전력이 필요해진다. 올해 대면적 폴리머전지는 전년 대비 97.5%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는 전체적으로 2009년부터 30% 이상의 공급 과잉률을 보였으나 신규 모바일 기기의 등장과 일부 공급 측면의 제한 등으로 2013년 공급 과잉률은 16.3%로 안정화될 것이란 예상이다. 2차전지는 삼성SDI와 LG화학 등 대기업이 생산을 맡고 있으나 관련 소재와 부품업체 중에는 코스닥 상장사들도 많이 있다.

넥스콘테크는 3월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올 들어 주가 상승세가 높은 편에 속한다. 휴대전화와 노트북에 쓰이는 2차전지용 배터리 보호회로를 제조, 판매하고 있는 업체다. 최근 6년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40% 이상에 달하는 업체로 삼성SDI와 LG화학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도 올해 2차전지 부문에서 추가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업체가 만드는 것은 얇은 구리박인 ‘일렉포일’로 PCB와 2차전지 제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소재다.



임근호 한국경제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