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of Celeb
영국 출신의 영화배우이자 ‘걸어 다니는 화보’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주드 로(Jude Law). 연기 욕심이 많기로 소문난 그는 영화감독의 길도 걷고 있으며, <리플리>, <에이 아이>, <나를 책임져, 알피>, <클로져>,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셜록 홈즈> 시리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매번 다른 성격의 배역을 연기해온 주드 로는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기대와 신선함을 선물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은 섹시 가이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스타일리시한 스타 아빠 1위에 뽑히기도 했다. 영화를 압도하는 주인공의 스타일
주드 로가 출연한 영화들은 스토리만큼이나 그의 패션 스타일이 큰 화제를 낳곤 했다. 특히 <나를 책임져, 알피>와 최근 개봉한 <셜록 홈즈-그림자 게임>에서 그의 스타일은 영화의 유명세를 뛰어 넘었다.
<나를 책임져, 알피>에서 얄미운 바람둥이를 연기한 주드 로의 다양한 스타일은 관객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좀 더 냉정히 말하자면 영화보다도 그의 스타일을 보는 것이 더 흥미로웠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극중 리무진 운전기사인 알피는 슬림 핏의 명품 슈트를 즐겨 입는다. ‘된장남’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알피의 구찌 슈트는 마치 화보를 보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핑크 셔츠를 선택하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던 알피의 모습은 그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했고, 멋진 슈트와 캐주얼을 넘나드는 패션은 얄밉지만 결국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극중 캐릭터를 완벽하게 그려냈다. 주드 로의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짙은 눈빛과 어우러진 슬림 핏의 슈트는 ‘카사노바 알피’를 만드는 결정적 요소가 됐고, 영화는 일명 ‘주드 로를 위한, 가장 주드 로스러운 영화’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셜록홈즈-그림자 게임>은 1800년대 후반 영국 사회와 복식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빅토리아 시대는 엄격한 윤리적 분위기와 부에 대한 절제 정책으로 남성복에 화려함을 배제했고, 절제된 디자인과 어두운 색상의 점잖은 복식이 두드러졌다. 특히 주드 로가 연기한 ‘닥터 왓슨’은 그 시대의 다양한 남성 패션을 보여주는데, 이는 탄탄한 스토리만큼이나 그 시대의 패션을 구경하는 재미를 더했다.
헤링본과 트위드 소재로 영국다움을 보여주었고, 현대 남성복의 근간이 되는 슈트와 프록코트, 모자와 장갑, 선글라스까지 영화에 나오는 다양한 아이템들은 관객의 시선을 끌었으며, 이를 멋지게 소화해낸 주드 로의 스타일은 그야말로 ‘폭퐁 간지’를 실감케 했다. 주드 로의 패션 코드, 자유!
할리우드 최고의 패셔니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그의 스타일에는 편안함이 느껴진다. 애써 꾸몄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해 보이는 스타일에서 묻어나는 멋스러움이 그를 더 빛나게 하고 있는 듯하다. 슈트, 캐주얼 룩 어떤 스타일이든 멋지게 소화해내는 그는 T. P. O.에 맞는 스타일링의 귀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크리스찬 디올과 던힐의 모델을 할 만큼 슈트가 잘 어울리는 그는 레드카펫에서도 역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슈트 스타일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평소에는 아주 편안해 보이는 빈티지 스타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스타일링을 보면 패셔니스타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베이식 아이템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평범하다 못해 소박하기까지 할 정도다.
데님과 빈티지한 티셔츠를 즐겨 입는 그는 빅 백이나 머플러, 신발 등으로 포인트를 주는데, 롤업 팬츠에 맨발로 신발을 신은 모습은 남다른 센스를 짐작케 한다. 하나하나 뜯어보면, 구제 시장에서나 볼 법한 아이템들이지만 그의 핏감은 가히 남다르다. 특정 브랜드보다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그는 세계가 인정하는 진정한 패셔니스타다.
가족 패션에서도 단연 패셔니스타
영화 속에서 팔색조 같은 모습을 보여주는 그에게는 또 다른 모습이 있다. 바로 보석 같은 아이들을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이다. 그의 인기만큼이나 아이들도 파파라치 컷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는데, 아이들 역시 주드 로와 같은 편안한 스타일링을 보여주고 있다. 청바지에 빈티지한 느낌의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 정도로 포인트를 준 아빠 주드 로는 당장이라도 아이 손을 잡고 뛰어놀 수 있을 만큼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이다. 아이들과 함께 있는 모습에서는 여느 스타 가족의 꾸며지고 의도된 모습은 찾기 힘들다. 주로 청바지와 셔츠의 심플한 스타일이지만 톤 온 톤의 컬러 매치로 가족 패션은 편안함과 더불어 스타일리시함마저 느껴진다. 조각 같은 외모와 깊은 눈빛, 연기력에 멋진 스타일까지 겸비한 주드 로가 또 다른 작품 속에서 기다려지는 건 뜨거운 가슴을 가진 배우이기 때문은 아닐까.
글 위미경 동덕여대·경북대·세명대 패션디자인과 강사
사진 제공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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