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호삼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기호삼 본부장은 현재 관심을 가져야 할 종목으로 이익 전망치 개선 추이를 보이고 있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주를꼽았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본격화 될 조짐이고 IT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축적되고 있다는 것이다.

기호삼 동부자산운용(이하 동부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주식운용만 13년 넘게 해온 베테랑이다. 이렇게 한 분야에서 꾸준히 쌓은 실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4월 동부운용 부임 이후 탁월한 성과를 내며 주식운용본부를 이끌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0일 기준으로 동부운용의 1년 성과는 상위 9%에 들었다. 대표 펀드인‘파워초이스’펀드의 1년 수익률은 15.3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0.98% 하락했다. 또 최근 동부운용의 ‘동부파워초이스’펀드가 국내 주요 펀드 판매사들이 꼽은 올해 유망 펀드 1위로 꼽혔다.
기호삼현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고려대 경제학과 하나UBS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대한투자신탁 주식운용본부 주식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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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 상승 여전히 ‘파란불’

기 본부장은 “지난해 연말에 시장 전망을 할 때 여러 불안한 요인이 많아서 올해 1분기는 좀 보수적으로 대응해야 되지 않나 생각했지만 매수자들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면서 장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증시가 1분기에 너무 가파르게 오른 부분이 있지만 당분간 이런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 지수의 올해 고점은 2350 전망을 유지했다.

기 본부장은 “4월에도 국내 증시는 1~3월과 같은 유동성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말 유럽중앙은행(ECB)이 2차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을 제공함으로써 유럽 금융권의 자금 경색 우려를 불식시켰으며, 지난 3월 14일 유로그룹 회의에서는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 금융안의 공식 승인 절차를 마무리 지었다. 유럽의 정책 대응으로 국내 증시도 글로벌 유동성 완화 효과에 따른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기 본부장은 “1분기 국내외 증시 강세를 이끈 3대 축은 미국의 경제지표 호전(펀더멘털), 유럽의 재정위기 완화(유동성), 중국의 긴축 완화(유동성)였다”며 “3대 축은 4월에도 유효할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1분기와 다른 점은 증시 상승을 이끌 주된 동력으로 유동성의 힘이 더 커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국제유가 상승이나 한국 경제의 실물경제 약화같이 증시에 부정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 유가 상승은 일부 유동성 효과에 기인한 측면도 있어 오히려 증시 상승을 유발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더라도 최소한 현 수준에서 더 이상 오르지만 않는다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기 본부장은 분석했다. 그는 “1분기에 국내 시장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4월 증시는 이와 달리 심심한 장세가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축소되고 있어 시장의 ‘안정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 장세인 데다 지난해 이머징마켓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부진했기 때문에 올해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한국 증시는 기업 실적이 개선됐다기보다 지난해 상대적으로 저조했고 소외됐다는 점에서 올해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톱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한국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며 “2000선이 안정화되면 외국인 자금과 은행권에 묶여있는 국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돼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기 본부장은 “주식시장은 태생적으로 위험을 싫어하기 때문에 위험 수준이 높아지면 주가의 적정 가치가 평소보다 낮아진다고 이해하면 쉽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보면 상당히 긍정적인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민간부문 고용은 지난해 12월 이후 증가세를 지속해 가고 있으며,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주고 있다. 국내 기업 실적도 최근 이익 전망치들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기 본부장은 “지금은 할인율은 낮아지고 성장률은 높아지는 상황이라 추가 상승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할인율의 하락과 성장률의 상승이 동시에 나타났던 구간들을 찾아보면 코스피가 긍정적인 흐름을 보이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고 덧붙였다.
기 본부장은 “국내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 은행보다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실적 역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 본부장은 “국내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 은행보다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실적 역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IT·자동차·은행주 매력적

기 본부장은 현재 관심을 가져야 할 업종으로 가장 의미 있는 이익 전망치 개선 추이를 보이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주들을 꼽았다.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본격화될 조짐이고, IT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모멘텀이 축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기 본부장은 “최근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거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IT, 자동차, 은행주 등에 집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는 경쟁업체 대비 우위를 선점했고, 스마트폰 판매 확대로 인한 하드웨어업체의 수혜 또한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IT 종목 중에서도 삼성전자를 추천했다. 기 본부장은 “삼성전자는 향후 12개월 내에 주가가 15% 상승할 수 있다”며 “주요인은 예상보다 강력한 스마트폰 사업 부문의 성과와 태블릿PC 비즈니스의 사업 기회 등을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 연초 이후 상대적으로 낮은 이익 모멘텀으로 부진했지만 양호한 실적을 통해 향후 상승 시도를 꾸준하게 이어나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기 본부장은 “은행의 경우 글로벌 유동성 위기 완화와 이익 개선 등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 은행보다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실적 역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 본부장은 “국내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 은행보다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실적 역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 본부장은 “국내 은행들이 미국이나 유럽 은행보다 사업 기반이 안정적이고 실적 역시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직원들의 신뢰 필수적

기 본부장은 회사의 운용 철학으로 정도 운용, 안정성 있는 운용, 지속성 있는 성과 등을 꼽았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직원들에 대한 신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동부운용은 이미 조직과 운용 전략 면에서 일정 정도 탈바꿈을 시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따로 분리돼 있던 리서치본부와 주식운용본부를 통폐합했다. 전략 면에서는 기 본부장이 취임하면서 기존 ‘섹터 중립’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특정 섹터에 일부 무게를 두면서 양 전략의 시너지를 추구했다.

따라서 올해는 지난해를 발판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기 본부장은 지난해 성과뿐만 아니라 아쉬운 점을 돌아보고 꿋꿋하게 동부운용의 투자 철학을 지켜가면서 시장으로부터 인정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기 본부장은 “시장의 분위기 등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투자 철학에 맞게 운영을 하면서 이를 시장에 설득력 있게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 본부장과 오랫동안 함께한 한 직원은 “펀드 매니저들 중에는 고객의 돈을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기 본부장은 그렇지가 않다”며 “고객이 돈을 맡겼으면 우리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을 늘 직원들에게 주입한다”고 말했다.



글 김석 한국경제 기자 ski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