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프(Jeep)는 독보적인 사륜구동 기술력으로 뛰어난 주행 성능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보여 왔다. 역동적이고 모험적인 라이프스타일의 진정한 가치를 전파해온 지프의 브랜드 스토리를 소개한다.
[History of the Car]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크라이슬러 ‘지프’ Jeep
지프의 시작은 1940년 7월, 제2차 세계대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군이 기존 포드 T 모델과 군용 모터사이클을 대체할 군용 차량 제작사로 윌리스 오버랜드사를 선택하면서 지프의 역사는 시작된다.

당시 윌리스 오버랜드사가 군용 차량으로 개발한 윌리스 쿼드는 이후 윌리스 MA, 윌리스 MB로 이어져 내려왔으나, 군을 비롯한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지프라는 이름으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됐다.

‘지프’란 명칭은 당시 군인들이 ‘다용도의(general purpose)’의 머리글자인 ‘GP’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당시 인기 만화 <뽀빠이>에 등장하는 요술 강아지 ‘유진 더 지프(Eugene the Jeep)’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전해져 온다. 이유야 어떻든 ‘지프’란 이름은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며 전 세계적으로 사륜구동 차량의 보통명사로 각인됐다. 또한 ‘지프’는 전쟁의 아이콘으로 뿌리 깊게 자리 잡았다.

전쟁이 끝난 후 윌리스 오버랜드사는 군용보다 맵시 있게 외관을 다듬은 농업용 지프를 내놓았다. ‘CJ(Civilian Jeep)’ 시리즈의 시작이었다. 당시 지프의 슬로건 중 하나가 ‘강력한 지프 위에 태양은 절대 지지 않는다’였다. 이로부터 70년 후 전 세계적으로 1500만 대에 달하는 지프 차량들이 생산됐다.



지프의 역사적인 모델, CJ와 YJ 시리즈
● 1945~49지프 CJ-2A
● 1945~49지프 CJ-2A
● 1949~53지프 CJ-3A
● 1949~53지프 CJ-3A
CJ-2A를 시작으로 CJ-3A 등이 지프의 명맥을 이어왔다. 1953년에는 지프의 주인이 윌리스 오버랜드사에서 헨리 카이저(Henry Kaiser)로 넘어가기도 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6000만 달러. 이후 헨리 카이저사는 지프 브랜드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품 연구·개발(R&D)에 몰두했다.
● 1944 윌리스 MB
● 1944 윌리스 MB
● 1955 지프 CJ-5
● 1955 지프 CJ-5
● 1956 지프 CJ-6
● 1956 지프 CJ-6
1955년 헨리 카이저사는 1951년 한국전쟁에서 큰 활약을 보인 M-38A1 모델을 기반으로 한 CJ-5를 공개했다. CJ-5에 이어 나온 지프 CJ-6는 210마력의 새 엔진을 탑재해 기존 4기통 엔진 대비 두 배 이상의 출력을 발휘했다. 이어 지프는 1962년 웨고니어 라인업을 통해 4WD 자동 변속 차량을 최초로 소개했다.

1970년 2월 5일 지프의 주인이 헨리 카이저에서 다시 AMC(American Motors Corporation)로 바뀐다. 이를 계기로 지프는 브랜드의 저변을 넓히는 중요한 시기를 맞는다. 지프 인수 후 AMC는 CJ-7과 수집가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은 스크램블러 등을 선보인다.
● 1977 지프 CJ-7
● 1977 지프 CJ-7
● 1972 코만도
● 1972 코만도
● 1981 지프 CJ-8 스크램블러
● 1981 지프 CJ-8 스크램블러
1980년대 초반까지 지프 CJ 시리즈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으나, 동시에 소비자들은 보다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차량을 원했다. 이에 따라 CJ 시리즈의 생산이 중단되고, 1987년 CJ를 대신해 랭글러(YJ)가 탄생하게 됐다.
● 1986 지프 그랜드 랭글러
● 1986 지프 그랜드 랭글러
랭글러는 CJ-7 시리즈의 오픈 보디 프레임을 공유했으나, 성능 면에서는 체로키의 사양을 대거 도입했다. 랭글러 YJ에는 지프 모델 최초이자 마지막으로 사각형 헤드램프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YJ 모델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63만 대에 이르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크라이슬러의 품에 안긴 이후 지프의 진보

랭글러 출시 1년 후인 1987년 8월 5일, AMC는 크라이슬러 코퍼레이션에 인수됐으며, 많은 인기를 누리던 지프 브랜드는 이후 크라이슬러의 지프/ 이글(Jeep / Eagle) 부서에 합류됐다. 크라이슬러가 지프를 인수한 후 나온 그랜드 체로키는 운전석에 사이드 에어백을 채택한 첫 SUV로, 부드러운 온로드 드라이빙 성능과 핸들링, 편안한 승차감으로 SUV 세그먼트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 1993 그랜드 체로키
● 1993 그랜드 체로키
● 2001 지프 체로키
● 2001 지프 체로키
● 2011 지프 패트리엇
● 2011 지프 패트리엇
1997년 출시된 랭글러 TJ는 기존 CJ-7과 흡사한 ‘레트로 룩’으로 인기를 끈 모델이다. 하지만 80%에 이르는 모든 부품이 새롭게 디자인 됐으며, 그랜드 체로키와 같이 4링크 코일 서스펜션을 적용했다.

전설적인 오프로드 트레일 코스의 이름을 따 2003년 출시된 지프 랭글러 루비콘은 당시 가장 뛰어난 랭글러로 기억되고 있는 모델이다. 푸시 버튼 조작으로 앞뒤 차축을 잠글 수 있으며, 4 대 1 저속 트랜스퍼 케이스, 32인치 타이어 등 기존 지프 모델들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사양들을 채택했다.
운전자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의 내관
운전자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그랜드 체로키 오버랜드의 내관
운전자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후방 카메라
운전자의 편의를 최대한 반영한 후방 카메라
체로키(북미에서는 리버티)는 지프 브랜드의 새로운 중형 SUV 클래스의 엔트리급 모델로, 지프 모델들 중 독립식 프런트 서스펜션을 기본으로 장착한 첫 모델이기도 하다. 그랜드 체로키 WK는 기존 ZJ·WJ 모델의 풀 체인지 모델로, 주행 성능 및 핸들링을 크게 개선시킨 점이 특징이다.

1세대 그랜드 체로키의 탄생 이후 2011년 나온 WK2까지 세계적으로 40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랜드 체로키는 부드럽고 세련된 온로드 주행 성능과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의 완벽한 조화를 이룬 모델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실내외 디자인과 프리미엄 사양, 최고의 주행 성능을 위한 첨단 기술 등을 대거 탑재해 프리미엄 SUV 클래스에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 2012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
● 2012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
2007년 선보인 지프 랭글러 & 랭글러 언리미티드(Jeep Wrangler and Wrangler Unlimited)(JK)는 70년 전통 지프 브랜드의 헤리티지에 새로운 프레임과 완벽히 업그레이드 된 내·외관 디자인을 자랑한다. 여기에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킨 새로운 엔진과 각종 편의사양을 대폭 보강해 오픈 드라이빙의 자유와 즐거움은 물론, 운전의 재미와 편의를 한층 끌어올렸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제공 크라이슬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