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일 참존모터스 사장
수입차 전성시대다. 최근에는 특히 고급 수입차인 아우디의 약진이 돋보인다. 참존모터스는 아우디의 최근 약진을 견인하는 중요한 딜러 중 하나다.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를 거쳐 2010년부터 참존모터스를 이끌고 있는 이세일 사장을 만나 그만의 세일즈와 마케팅 비결을 들었다.
아우디 공식 딜러인 참존모터스는 2010년 최우수 판매 딜러, 최우수 마케팅 딜러, 최우수 애프터서비스 딜러 등 3개 부문에 선정되며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2011년에도 전시장 및 이동식 상담 차량 등의 마케팅 강화와 사전 서비스(Before Service·BS) 도입 등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그랜드슬램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판매 실적도 전년에 비해 40% 이상 늘어나면서 아우디코리아 전체 판매량의 21%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세일 사장은 2009년까지 아우디코리아 8개 판매 딜러 중 4위에 그쳤던 참존모터스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온 장본인이다. 참존코리아의 성장에 대해 정작 이 사장은 “참존 등 모기업의 지원과 직원들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인터뷰를 위해 이 사장을 만난 곳은 서울 대치동에 있는 아우디 센터였다. 이 센터는 국내에서는 물론이고 아태지역에서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아우디 터미널’이다. ‘아우디 터미널’은 ‘아우디 전시장은 도심에서 꼭 들러야 하는 기착지’라는 의미와 함께 건물의 역동성, 비대칭성, 투명성을 강조한 아우디의 최신 전시장 콘셉트다.
아우디 센터 대치가 문을 연 게 2010년 4월이라고 들었습니다. 같은 해에 대표로 부임하셨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많은 수입차 매장들이 도산대로에서 대치동으로 옮기는 추세인 듯합니다. 이전에는 참존모터스가 송파 전시장 하나만 있었습니다. 제가 오기 한 달 전에 대치 센터가 오픈했는데 제가 그 덕을 많이 본 듯합니다. 2010년 판매 대수가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으니까요.”
현대종합상사에서 시작해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등 직장생활을 대부분 현대맨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자동차를 원체 좋아했습니다. 제가 1980년 현대그룹 공채 출신인데, 1지망에 현대자동차를 썼어요. 그런데 그해에는 현대자동차가 신입직원을 뽑지 않았어요. 그런 이유로 2지망으로 쓴 현대상사에서 사회생활을 하게 됐죠. 현대상사에서도 현대차의 해외 창구 역할을 했어요. 그 인연으로 현대모비스와 기아자동차에서 오랫동안 일하게 됐습니다.”
수입차업계로 오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2010년 초에 참존모터스에서 대표 제안이 왔습니다. 당시는 제가 기아자동차를 나와서 다른 곳에 잠시 머물 때였습니다. 처음에는 고사했어요. 국내에서 그것도 소매(리테일)를 해본 경험이 많지 않았거든요. 현대상사에서 현대모비스, 기아차에서 주로 해외에 딜러망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을 했습니다. 리테일 경험이 있는 분이 더 적격이겠다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참존모터스로 오신 건 어떤 가능성을 봤기 때문일 텐데요.
“당시에도 수입자동차 시장은 성장기에 접어든 시기였습니다. 회장님께서 판매는 제대로 되고 있기 때문에 판매조직 시스템을 구축하고 프로세스를 만들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판매만큼 중요한 게 독일 본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인데, 기아자동차 유럽총괄본부에 근무한 경험이 도움이 될 거라고 본 거죠.”
그런 면에서 경영진의 판단이 우선은 적중한 듯합니다. 부임한 첫해 판매도 두 배나 늘었고, 아우디코리아에서 판매, 마케팅, 사후관리(AS) 부문 등에서 최우수 딜러로 선정되셨으니까요.
“2010년은 아우디가 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전 세계 고급차 시장 2위로 부상한 해였습니다. 참존모터스도 거기에 일조를 했습니다. 아우디 전체로 보면 중국 시장의 성장이 큰 보탬이 됐습니다. 중국에서 인지도와 신뢰도가 가장 높은 자동차가 폭스바겐입니다. 폭스바겐은 1980년대 초에 중국에 진출해 ‘최고의 차’라는 명성을 쌓았습니다.
아우디가 폭스바겐그룹의 일원이다 보니 중국 시장에 일찍 진출했죠. 그 덕에 전 세계에서 아우디의 이미지가 가장 좋은 나라가 중국입니다. 중국인은 ‘최고의 차는 폭스바겐, 최고의 명차는 아우디’라는 인식을 갖고 있습니다. 군 최고위급 관용차가 대부분 아우디입니다. 기아자동차에 있으면서 그 같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아우디 판매가 급증한 데는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게 큰 도움이 된 듯합니다.
“4~5년 전만 해도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아우디는 애매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래전부터 전 세계적으로 중가는 폭스바겐, 고급차는 아우디라는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채택했습니다. 그게 한국 시장에서도 결실을 맺은 겁니다. 거기에는 아우디코리아의 노력이 컸죠. 폭스바겐그룹이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채택한 후 자동차업계에서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대표적인 게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죠.”
해외 마케팅에서 그런 차별화가 중요하다는 말씀이시죠.
“자동차뿐 아니라 다른 제품도 차별화가 중요합니다. 몇 해 전만 해도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나갈 때 차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에서 자동차 하면 현대·기아차니까, 해외에서도 그게 먹힐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안 통한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해외에서는 현지인들이 ‘아, 이거다’ 하는 인식을 심어줘야 성공할 수 있거든요. 유럽은 유럽인들에게 맞게, 미국과 동남아는 또 현지인들에게 맞는 옵션의 차가 필요한 거죠.”
개발비가 많이 드는 자동차의 경우 다양한 옵션을 개발한다는 것 자체가 큰 부담이 될 수 있을 텐데요.
“디자인에서 양산까지 자동차 한 대를 개발하는 데 6000억~ 8000억 원이 듭니다. 그렇게 개발한 자동차가 성공할 확률이 10% 이하예요. 그래서 자동차업계 종사자, 마니아 등 다양한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하는 거죠.”
제품 하나가 출시되고 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닌 듯합니다. 아우디 입장에서는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서 다행으로 여길 수도 있을 듯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다른 노력도 필요할 듯합니다.
“여러 가지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장은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주안점을 둘 생각입니다. 수입차는 판매량 증가에 비해 AS 능력이 확충되지 못하고, 고객 안심 서비스 등의 제도가 미흡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수입차 시장의 이런 과제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래서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들 수 있을까요.
“이동식 상담 차량을 통한 움직이는 전시장이나 순회 서비스 차량 등을 들 수 있습니다. 2011년 12월부터 수입차업계 최초로 기동 출동 차량을 이용한 BS를 시작했습니다. BS는 사고 이전에 고객을 찾아가서 차 성능을 점검하고 고쳐드리는 참존만의 특별한 서비스입니다.”
아우디 중고차를 비싸게 사서, 고객에게 되파는 비즈니스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우리처럼 중고차 매장이 아닌 자동차 전시장에서 중고차를, 그것도 비싸게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시장에서 사면 신차와 똑같은 보증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국에도 이런 제도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그 밖에 구상하시는 판매 전략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현재 고객들의 구성을 보면 신규 고객이 91%에 달합니다. 향후 이들 기존 고객에 대한 감동 서비스를 통해 재구매율을 75%까지 끌어올리는 게 장기적인 계획입니다.” “수입차는 판매량 증가에 비해 AS 능력이
확충되지 못하고, 고객 안심 서비스 등의
제도가 미흡합니다. 저희 입장에서는
수입차 시장의 이런 과제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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