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BE & RAY


치솟는 유가에 비해 뒷걸음질 치는 경기로 자동차 시장에서 경차들의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차가 아니거나 가격이 맞지 않으면 쉽사리 차를 구입하지 않게 됐다. 머니는 이번 호부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읽기 시작한다. 그 첫 번째 주제는 요즘 ‘ 없어서 못 판다’는 실속형 박스카다. 닛산자동차의 ‘큐브(CUBE)’와 기아자동차의 ‘레이(RAY)’의 전격 비교.

감각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기능성으로 화제에 중심에 서 있는 차가 있다. 앙증맞은 외관을 자랑하는‘ 박스카’가 그것. 네모난 상자에 바퀴를 달아놓은 듯한 박스카는 깜찍한 디자인으로 일단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지만, 빼앗은 시선을 단단히 묶어두는 것은 사실 생각보다 뛰어난 성능이다. 최근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박스카들은 대개 크기는 작지만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실용성을 자랑한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박스카들을 도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데, 이는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좁은 도로와 주차공간에서 박스카는 매력을 확실히 발산한다. 박스카의 인기는 지나가는 열풍이라기보다는 효율성과 기능성을 따지는 ‘똑똑한’ 소비자들의 ‘선택’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다.



가장 진보된‘ 박스’ NISSAN ‘CUBE’

자동차 보급 증가로 도심 교통 체증이 심화되면서 자동차 제조업체 닛산은 콤팩트하면서도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차체 구조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그 결과 1998년 상자 형태의 보디, 높은 전고로 도로 공간은 적게 차지하면서 수납공간은 극대화한 ‘박스카’를 선보였는데, 바로‘큐브(CUBE)’의 효시다.

미니 해치백 형태의 ‘1세대 큐브’는 출시 후, 무려 4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러한 인기에 발맞춰 2002년, 직선 형태를 살린 좀 더 박스다운, 아이코닉한 2세대 모델을 선보였다. 이후 실내외 디자인에서 또 한 번의 진화를 거치며 세계 시장 공략을 목표로 제작된 박스카를 선보였는데, 이것이 바로 2011년 11월, 공식적으로 한국 시장에 출시하기 시작한 ‘3세대 큐브’다.
[CUBE & RAY] An Advanced Concept ‘Box Car’
승차 정원 5명
엔진 총 배기량 1798cc
최고 출력 120ps
최대 토크 16.8kg·m
표준연비 14.6km/ℓ
가격(VAT 포함)
2260만 원(1.8S)
2560만 원(1.8SL)



천재 디자이너 히로타다가 탄생시킨 박스카의‘원조’

3세대 큐브는 물론, 지금의 인기와 명성을 있게 한 2세대 큐브의 외관을 디자인한 히로타다 쿠와하라는 1994년 닛산에 입사해 2002년 2세대 큐브를 디자인했다. 그의 프로필에는 하루 5잔의 커피를 마시고, 만화 보는 것을 즐기며, 자신의 이름과 영화 속 자전거 브랜드명이 같아 영화 와 관련한 상품을 모은다고 적혀 있다.

그만큼 재미있고 뚜렷한 개성을 지닌 인물이다. 그는 휴대전화, 머그컵 등을 보며 2세대 큐브 디자인을 착안해 냈는데, 그 시점에 르노와 합병한 닛산은 시로 나카무라(현 닛산자동차 디자인 수석부사장)가 이끌게 된 디자인 부서에서 일본 칼로 상징되는 날카롭고 긴장감 있는 빠른 차를 제작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히로타다는 자동차에 타서까지 긴장하고 싶지 않다며 커피가 담겨 있는 머그컵을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것처럼, ‘슬로’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2세대 큐브는 그가 커피숍에서 낙서를 하다 박스 속 비대칭 유리 디자인을 떠올리며 탄생시킨 작품이다.

히로타다는 20년은 질리지 않을 만한 디자인을 찾아내고 싶었다. 또 이왕이면 교통 정체가 심한 일본에서 천천히 달려도 운전이 즐거운 차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좌측통행을 하고 운전석이 오른쪽에 있는 일본 도로의 특수성을 반영한 차가 없다는 사실에 생각이 미쳤고, 운전석에서 뒤를 돌아다 볼 때 반대편 뒤쪽 모서리 기둥이 없다면 주차할 때 시야가 좋을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지금의 비대칭 디자인을 고안하게 됐다.

이렇듯 큐브에서는 아이디어와 독특함이 느껴진다. 5명이 탑승하고 5개의 여행가방 정도는 충분히 실을 수 있는 넉넉함에 정성스럽고 아기자기한 곳곳의 디테일한 기능이 돋보이는 박스카 ‘큐브’는 도로 위의 큰 즐거움이다.
[CUBE & RAY] An Advanced Concept ‘Box Car’
[CUBE & RAY] An Advanced Concept ‘Box Car’
120% 즐기는 CUBE
실내 공간은 넉넉하게 수납공간은 다양하게

3세대 큐브는 스윙 형태의 트렁크 도어를 사용해 짐을 들고 있는 상태에서 한 손으로 손쉽게 문을 열 수 있다. 뒷좌석 경우 최대 150mm까지 후방으로 슬라이딩할 수 있어 수납의 편의를 더했다. 운전 중에도 이용이 편리한 거리와 위치에 다목적 컵홀더를 배치하고, 실내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저쿠지를 모티브로 한 안락한 인테리어

저쿠지(기포식 욕조)를 모티브로 한 인테리어는 높은 천장과 넓은 창을 통해 개방감을 주는 것과 동시에 곡선 테마를 바탕으로 대시보드와 도어, 시트를 위치시켜 안락함을 강조했다. 특히 최상위 품질의 플러시(plush) 천을 사용한 그레이(gray), 그라파이트(graphite) 등 두 가지 컬러의 시트는 보디라인을 따라 휘어지도록 설계돼 편안함을 제공한다.




개성, 실용성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다! KIA‘ RAY ’

기아자동차는 2007년부터 신개념 미니 박스카 개발에 착수, 지금의 ‘레이’가 탄생하기까지 4여 년의 시간과 자금 1500억 원을 투자했다. 레이는‘희망의 빛, 서광, 한줄기 광명’을 의미하는 것으로 삶을 더 밝고 즐겁게 만들어주는 햇살과 같은 차를 제작하자는 기아의 의지를 담고 있다.

‘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동승석 쪽에 B필라리스(앞문과 뒷문 사이에 기둥이 없는 차체) 구조와 2열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한 탁월한 개방감과 승·하차 시의 편의성. 또한 놀랄 만큼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시트 배치 기능을 통한 높은 활용성도 장점 중 하나다. 독특하고 세련된 스타일에 5인 가족이 타도 좁지 않은 넉넉한 실내 공간은 이전에 체험할 수 없던 새로움으로 ‘레이’는 개성과 실용성 어느 하나도 놓칠 수 없는 ‘까다로운’ 이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CUBE & RAY] An Advanced Concept ‘Box Car’
[CUBE & RAY] An Advanced Concept ‘Box Car’
승차 정원 5명
엔진 총 배기량 998cc
최고 출력 78ps
최대 토크 9.6kg·m
표준연비 17.0km/ℓ(1.0가솔린) 13.2km/ℓ(1.0바이퓨얼 LPG 기준)
가격(VAT 포함)
1240만~1495만 원(1.0가솔린)
1370만~1625만 원(1.0바이퓨얼)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블루오션’

레이는 실용성과 개성을 동시에 원하는 신세대의 감성을 고려한 것은 물론 안정성을 더한 신개념 차량이다. 여기에 안정적이고 균형 잡힌 차체의 크기는‘레이’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현해 냈다. 전면 글라스는 넓은 시야를 확보해주고, 측면부 전체는 개방이 가능해 공간 활용성 또한 뛰어나다.

넉넉함이 돋보이는‘레이’의 실내 공간은 모던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시트로 탑승자의 만족을 고려한 다양한 사양을 탄생시켰다. 인체공학적 설계가 돋보이는 운전석은 안락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며, 자동변속기 등을 적용해 운전 편의성도 높였다. 또한 동승석 쪽 B필라가 없는 차량 특성을 반영해 동승석 시트 내장형 벨트를 적용, 보다 깔끔한 실내 스타일을 완성했다. B필라가 없는 차체 구조, 1330mm의 넉넉한 실내 높이로 어린아이의 경우 바로 선 상태에서 활동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전체가 개방되는 측면부를 통해 세발자전거나 유모차 등을 접지 않고 그대로 실을 수 있다.

이 밖에도 USB나 CD에 있는 MP3 파일을 오디오 메모리에 복사해 USB나 CD가 없어도 음악을 재생할 수 있는 마이뮤직 기능과 음성인식 블루투스 핸즈프리 등 다양한 기능으로 신세대 감각을 반영했다. 1·2열 시트, 도어, 트렁크 등 곳곳에 다양한 수납공간을 적용한 것도 센스가 돋보인다.


120% 즐기는 RAY
독특한 구조와 공간 활용성

‘레이’는 동승석 쪽에 B필라리스 구조와 2열 슬라이딩 도어로 탁월한 개방감과 향상된 승·하차 편의성을 제공한다. 2520mm의 휠베이스로 넉넉한 실내 공간을 확보하고 다양한 시트 배치를 할 수 있다.


쏠쏠한 혜택과 높은 만족감

레이는 1000cc 미만 차량에 적용되는 경차 혜택을 부여 받을 수 있어 차량 구입 시 취득세 및 도시철도 채권 구입이 면제되고 이후에도 고속도로 통행료, 혼잡 통행료, 공영 주차료 각 50% 감면 혜택이 적용된다. 이와 함께 순백색, 밀키 베이지, 은빛 실버, 티타늄 실버, 카페 모카 등 총 10가지의 외장 컬러로 출시돼 선택의 폭을 넓혔다.




글 박진아 기자 pja@hankyung.com

사진 제공 KIA(02-3464-2105)·NISSAN(080-010-2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