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과 대선은 부동산 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총선과 대선을 치르는 2012년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본다.


총선과 대선, 지방과 수도권 시장 차별화, 전세가와 매매가 디커플링, 전·월세난 지속, 베이비부머 은퇴와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주택 다운사이징, 가계 대출 증가 …. 전문가들이 뽑은 2012년 부동산 시장의 주요 변수들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등장 이후 서울 재건축·재개발 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는 것도 선거 변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려주는 좋은 사례다.

전문가들은 또 수도권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공급되는 도시형 생활주택과 소형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2012년에도 인기를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재건축과 뉴타운 아파트는 초기 사업 리스크가 커 사업시행 인가를 받는 등 본궤도에 오른 단지 위주로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을 주문했다.



선거는 부동산 시장 핵심 변수

2012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칠 주요 요소는 양대 선거다. 단기 부양책과 유동성 증가 정책이 선거 기간 나올 것이고 늘어난 시중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에 어느 정도 유입되느냐에 따라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부동산 시장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대선과 총선이 있어 부동산 시장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시장 전망이 불투명한 상반기는 4월 총선 영향이 최대 변수라는 지적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지만 선거에 따른 유동성 증가는 투자처 부재 속에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다만 수급 문제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심리적 변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2012년 주택 시장은 유럽 재정위기, 수도권 매매 시장에 대한 불안 심리,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과 선거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거래 정상화를 위한 금융 규제 완화 등에 대한 정책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호 GS건설경제연구소장은 “연령별 인구 분포로 볼 때 핵심 주택 수요 계층(35~54세)이 82만 명에 달해 단기적으로는 수요 기반이 급격히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인구·가구 구조 변화, 소득 수준 정체, 젊은 층의 주택 구매력 저하, 가계 부채 증가 등으로 주택 수요는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시장 트렌드는 뭘까

부동산 개발업체인 피데스개발은 ‘주거 공간 7대 트렌드’로 골드족 부상, 생산 요람화, 강소 주택, 아파트 저층의 재발견, 시니어용 유니버설 디자인, 생활한옥, 소셜커머스를 꼽았다. 골드 미스, 골드 미스터, 골드 시니어, 골드 키드, 골드 포리너 등 경제적으로 부유한 층이 주택 시장의 핵심 소비자로 등장, 이들을 위한 맞춤형 주거 상품이 생겨날 것으로 전망했다.

2012년에는 소형 주택이 고급화되면서 ‘강소 주택’이 생겨나고 친환경 에너지 및 먹거리에 대한 수요 증가로 주거공간에 친환경 에너지와 먹거리 생산시설을 적용하는 ‘주거공간의 생산요람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시니어용 유니버설 디자인’이 유행하고, 소셜 커머스가 주택 시장에도 영향을 미쳐 취미, 직업, 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주거 공동구매’와 맞춤형 상품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매매가는 약보합, 전세가 5% 안팎 상승 전망

주요 기관들이 2012년 시장 전망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는 약보합세, 전세가는 5%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12년 주택 시장 전망과 향후 정책 방향’ 보고서를 통해 2012년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작년보다 1~2%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2011년 서울과 수도권의 주택 매매가 상승률 전망치 0.5%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서울은 2012년 상반기까지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약보합세를 지속하고, 인천도 2006~2008년 가격 상승에 대한 조정 과정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경기도는 서울에서 나가는 인구 등으로 점진적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방은 작년 강세를 보인 부산과 대전에서 2012년에는 광주, 울산, 대구로 상승세가 확산되겠지만 작년보다 상승폭은 둔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세종시,기업도시, 혁신도시, 여수엑스포, 광주유니버시아드 등 호재를 끼고 있는 지역은 국지적 상승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됐다. 2012년 전셋값 상승률은 작년(12.5%·추정치)보다 낮은 5~6%로 분석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12년 전국 전셋값이 다소 안정되며 연 5%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주택 매매가는 수도권은 1%, 지방은 7%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허윤경 연구위원은 “2012년 전셋값은 아파트 이외의 주택 입주 물량이 늘어 2011년 보다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며 “2011년 전세가 상승률은 12.5% 정도로 예상되지만 2012년에는 5%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허 연구위원은 “금융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 수요 회복은 더딜 것”이라며 “2012년 수도권 매매가는 1% 안팎 오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은 높은 주택 보급률과 자가 보유율에 비춰 작년과 같은 오름세를 유지하기 어려워 상승률은 7%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114는 작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대내외 경기 침체 여파로 약세가 계속된 데 이어 2012년 시장 회복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가계 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 규제도 지속되고 있어 위축된 매수 심리가 쉽사리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 불안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2012년 국내 주택 시장은 거래 관망과 조정 양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지방 시장은 당분간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계속될 전망이지만 최근 가격 부침과 새 아파트 공급에 따라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어 작년 같은 큰 폭의 가격 상승은 어려울 전망이다.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주요 기관들이 2012년 시장 전망치를 속속 내놓고 있다. 아파트 매매가는 약보합세, 전세가는 5%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분양 시장은 명암 엇갈릴 듯

2011년 분양 시장에서는 수도권과 지방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방은 기존 아파트 시장 강세와 더불어 분양 시장이 호황을 누렸고 수도권은 청약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냉랭한 모습을 보였다.

수도권 분양 시장은 여전히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하다. 특히 인천, 김포, 수원 등 공급 과잉 지역에 입주가 잇따라 분양 시장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2012년에도 지방 분양 시장에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망 단지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데다 공급 증가도 부담이어서 국지적으로 청약 열기가 달아오를 것 같다. 더욱이 기존 아파트 시장도 가격 부침과 거래 관망으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단지 인근이나 새 아파트 공급이 뜸했던 지역은 실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된다. 향후 계획된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유발되는 주택 수요나 혁신도시 개발 등 지역 개발 호재를 중심으로 지방 새 아파트 공급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대내외 경기 악화와 1~2인 가구의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중·소형 주택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진다.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대내외 경기 악화와 1~2인 가구의 증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으로 중·소형 주택 선호 현상이 더욱 짙어진다.

뉴타운과 재건축 시장은 어떻게 되나

서울과 경기도 뉴타운은 작년 ‘주거 정비 5대 추진’, ‘뉴타운 제도 개선’ 방안 발표 이후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졌다. 거래 감소와 함께 가격도 전반적으로 내림세였다. 이후 정부와 수도권의 정책이 앞서 발표된 큰 틀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조합원과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가중됐다.

박 서울시장 당선 이후 뉴타운과 재건축 시장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 단지는 기본적으로 입주민의 선택에 따라 사업 지속 여부가 판가름 나는 등 자율성이 대폭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개별 단지들은 사업 추진 여부와 사업 단계에 따라 지분가 변동이 클 수밖에 없다.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단지들은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부동산114는 흑석·아현·가재울 뉴타운처럼 어느 정도 사업이 진척된 곳을 중심으로 관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가락시영의 종상향(2종에서 3종 일반 주거지역)이 이뤄지면서 재건축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종상향에 따라 용적률이 높아져 사업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분양가상한제도 다소 완화되거나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 차원에서 택지비 현실화 등 분양가 상한선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하지만 재건축 이주단지가 전·월세난의 주범으로 지목되면 정부와 서울시가 본격적인 이주 시기 분산 정책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일부 사업장은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사업이 지연되면 수익성이 떨어지는 정비사업 특성상 조합원들의 시름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투자의 안정성을 높이려면 초기 단계의 재건축 사업장보다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차별화될 듯

2012년에도 소형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인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신규 공급 물량이 늘어 선택의 폭도 확대된다.

소형 오피스텔의 경우 세테크 측면에서는 기존 오피스텔보다 신규 분양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 2012년 세법 개정을 통해 신규 분양 단지의 오피스텔을 분양 받아 주택임대사업을 할 경우 취득세 감면 혜택을 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다주택 오피스텔 소유자는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시점이다. 최근 신규 소형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2012년 이후 입주 물량이 몰려 기존 오피스텔 임대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1~2인 가구의 증가로 도시형 생활주택도 여전히 관심 대상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립 기금(2%대) 지원을 2012년까지 연장하고 주차장 규정도 여전히 완화된 상태다. 수도권 도시형 생활주택 분양가는 주변 오피스텔 매매가보다 높고 주차장 부족이 현실화될 수 있는 점은 악재다. 공급 과잉으로 지역별로 임차인 유치 경쟁도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도시형 생활주택 투자자는 공급량이 적고 수요는 풍부한 지역을 선정하고 처분 시기, 임대 방식에 차별성을 두는 것이 좋다.

2012년 상가 시장은 전반적으로 흐림이다. 내수 시장 전망이 밝지 않아 상가 공급량이 감소하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등 시장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실속형 상가 위주의 안정적인 투자가 선호된다. 대규모 단지 내 상가의 인기는 지속될 것 같다. 선릉~왕십리, 오리~수원을 연결하는 분당선 연장선과 디지털미디어시티(DMC)~공덕 구간의 경의선 등 2012년 개통되는 주요 전철 구간과 인접 상가가 관심 대상이다.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기존 상권의 발전 및 신규 상권의 형성이 기대된다.

오피스 매매가의 회복은 최근 공실의 감소와 함께 소형 빌딩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오피스 매매가가 지수의 상승과 하락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장기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300억 원 이하의 강남권 중·소형 오피스에 대한 관심은 높다. 5%대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빌딩 매수 대기자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도심 대형 오피스 시장은 대형 빌딩의 입주가 속속 이뤄져 한동안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토지 시장은 부동산 시장의 보합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돼 큰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띨 전망이다. 하지만 양대 선거 영향으로 국지적인 지가 상승이 예상된다. 토지 시장은 지역적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그동안 선거 공약과 개발 정책이 호재로 작용되는 지역은 강세를 보였다. 2012년도 마찬가지다. 두 차례 선거의 영향으로 호재 지역과 아닌 지역 간의 지가 변동률 차이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2012 자산시장 대전망] 2012년 부동산 시장 매매는 약보합, 상업용은 차별화

1~2인 가구의 증가로 도시형 생활주택도 여전히 관심 대상이다. 도시형 생활주택의 건립 기금(2%대) 지원을 2012년까지 연장하고 주차장 규정도 여전히 완화된 상태다.



김진수 건설부동산부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