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2012년 펀드 투자 전략에 대해 주식형의 비중은 50% 정도로 유지하면서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일관된 투자 원칙을 고수하라고 조언했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부담까지 높아지고 있어 2012년 펀드 투자 전략 짜기가 만만찮은 시점이다. 전문가들은 해외보다는 국내 주식형 펀드의 비중을 높이라고 권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서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 투자 펀드가 유망한 것으로 진단했다.
주식형 비중 50% 수준 적절
주요 5개 증권사들은 펀드 자산의 절반 정도는 주식형을 유지할 것을 권했다. 2011년 초 제시한 주식형 비중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증시 회복을 겨냥해 50~55%는 보유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국내 증시의 박스권 장세가 2012년 1분기까지 이어지겠지만 중기적 관점에서 약세장을 이용한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환 한국투자증권 WM컨설팅부장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제성장률 둔화 등 악재 요인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투자 원칙을 가지고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적으로는 하반기 증시 회복에 대한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남유럽 국가의 채권 만기 도래 등으로 인해 상반기는 조정 우려가 부각될 수 있지만 금융위기 재연 가능성은 낮다”며 “하반기로 가면서 제반 여건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와 해외 비중은 6 대 4나 7 대 3 등 국내 비중을 높게 가져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망 국내 주식형 펀드로는 ‘삼성코리아대표그룹’이 삼성증권과 하나대투증권으로부터 동시에 추천을 받았다.‘삼성코리아대표그룹’은 2011년 초 이후 4.58%의 수익률로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을 15% 이상 웃돌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과 하나UBS블루칩바스켓, GS골드스코프, KB밸류포커스, 우리뉴인덱스플러스알파 등도 증권사들의 유망 펀드로 꼽혔다.
중국은 성장성 우려가 고조되는 2012년 1분기 말 이후 긴축 완화를 통해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해외 지역은 중국·미국 등 유망
해외 유망 투자 지역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와 미국 등이 주로 꼽혔다. 경제성장성은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브라질 등이 우수한 반면 이익 모멘텀은 인도, 동남아가 뛰어난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김대열 팀장은 “국가 안정도도 중국과 동남아 등이 우수해 종합적으로 중국, 인도, 동남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2012년 상반기까지는 안전자산 선호로 인해 북미 펀드가 유리할 것이지만 하반기는 신흥국 펀드의 수익률 호조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은 성장성 우려가 고조되는 2012년 1분기 말 이후 긴축 완화를 통해 상승 추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인도네시아도 2012년 6%대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인 데다 외국인 자금의 유입과 높은 이익 성장 전망으로 유망 지역으로 꼽혔다.
김정환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장은 “최근 3년여 만에 은행의 지급준비율을 인하한 점이 시사하듯 2012년에는 그동안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은 긴축 정책이 본격적으로 완화되면서 중국 증시 상승에 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들의 추천 펀드는 ‘피델리티미국펀드’와 ‘NH-CA인도네시아포커스’가 복수 추천을 받았다. 중국본토 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A셰어’와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 ‘KB중국본토A주’ 등도 유망 펀드에 올랐다. 원자재·ELS 등도 대안
대체투자 상품으로 원자재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도 투자할 만하다는 분석이다. 김대열 팀장은 “하반기 경기가 회복되면 국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 등으로 원자재 펀드의 투자 매력이 재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재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펀드’가 복수 추천을 받았다. 박진환 부장은 “금, 원유 등 개별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보다는 전 원자재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지수 펀드가 더 나을 것”이라며 ‘미래에셋맵스로저스커머더티펀드’를 추천했다. 또 다른 인덱스펀드인 ‘우리커머더티인덱스플러스펀드’도 추천 대상에 올랐다.
ELS나 주가연계펀드(ELF)도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일정수준 안으로만 빠지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조정기 대안으로 꼽혔다.
한국형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주로 주식 롱-숏(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공매도) 전략을 구사하면서 기존 자문형 랩과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희 팀장은 “시장 흐름에 상관없이 절대 수익을 추구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이라며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에 대한 추천도 많았다. 주식보다는 안전하면서도 국내 채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AB월지급글로벌고수익’과 ‘알리안츠핌코이머징로컬’,‘JP모간이머징마켓’ 등이 추천 펀드 대상에 올랐다.
국내와 해외 비중은 6대4나 7대3 등 국내 비중을 높게 가져가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눈높이 낮추고 분산투자해야
전문가들은 2012년 펀드 투자 시 명심해야 할 것으로 분산투자를 꼽았다. 김대열 팀장은 “증시 변동성 확대와 종목별 차별화 등으로 집중 투자보다는 나눠 투자해야 할 것”이라며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변동성 관리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투자 목적과 성향을 잘 따져 위험자산의 비중을 조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진환 부장은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는 적립식 펀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며 “지수가 오를 때는 적은 수량을, 지수가 빠질 때는 더 많은 수량을 사들여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코스트 애버리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 선택 시는 수익률보다 안정성을 우선 고려할 것을 권했다. 김용희 팀장은 “퇴직연금과 월 지급식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며 “이런 상품은 고수익 추구형보다는 안정성이 우선 확보된 상품을 고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한국경제 기자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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