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토조 피아제 인터내셔널 워치 마케팅 디렉터

지난 9월 1일 피아제는 한국 시장에 피아제의 시그니처 컬렉션이랄 수 있는 알티플라노(Altiplano) 43mm 모델을 공식 론칭했다. ‘알티플라노’는 울트라 신 무브먼트를 대변하는 컬렉션으로 1998년 첫선을 보였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셀프와인딩 시계라는 두 가지 기록을 세운 알티플라노 43mm 칼리버 1208P 모델을 소개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프랑크 토조(Franck Touzeau) 피아제 인터내셔널 워치 마케팅 디렉터를 만났다.
[Interview] “알티플라노 43mm의 성공적인 론칭 확신”
서울 강남의 한 갤러리에 마련된 특별한 공간에는 세계적 신기록에 빛나는 특별한 시계 알티플라노 43mm 모델의 공식 론칭 행사가 한창이었다. 스위스에서 건너온 피아제 본사 관계자들도 한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큰 만큼 상기된 표정이었다.

이날 피아제 알티플라노 43mm 모델의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주인공은 피아제 인터내셔널 워치 마케팅 디렉터인 프랑크 토조. 그는 루이비통, 로에베 등 명품 브랜드에서 경력을 쌓고 1988년 리치몬트 프랑스로 적을 옮긴 뒤 바쉐론 콘스탄틴을 거쳐 피아제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은 실력자로 알려졌다. 2005년 워치 마케팅 수장으로 임명된 후 피아제의 상징적인 아이콘인 피아제 폴로 모델의 리뉴얼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프레젠테이션 다음 날 별도의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피아제에 관한 한 그 누구보다도 열정적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알티플라노 43mm의 프로필 라인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를 자랑하는 알티플라노 43mm의 프로필 라인
피아제의 역사가 137년이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피아제는 최고의 기계식 무브먼트를 향한 확고한 철학을 가진 시계 브랜드다. 1943년에 자체 브랜드명을 표방한 이후 1988년 까르띠에와 함께 리치몬트 그룹의 일원으로 합류하면서 전문가 영입에 적극적인 투자를 했다. 그 결과 9P, 12P 같은 역사적인 무브먼트를 생산할 수 있었다. 피아제의 핵심 가치는 첫째, 하이 테크놀로지를 필요로 하는 울트라 신 무브먼트 기술력, 둘째는 시간을 초월해 가치를 빛내는 우아한 워치라는 점이다. 셋째는 1년에 생산량을 2만~3만 개로 제한하며 유지하는 익스클루시브 워치라는 사실이다. 생산량을 제한한다는 것은 퀄리티를 보장한다는 의미로 마감 하나하나까지 수작업을 고집한다.”

실제로 팩토리에서 시계 제작공정에 참여해 본 적이 있는가.

“물론이다. 디자이너들과도 일해본 적이 있다. 시계 제작은 모든 파트가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을 뿐만 아니라 제작 전 과정을 전 파트가 공유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피아제 워치 메이킹 역사에 있어 가장 획기적인 일은 무엇인가.

“창의적인 면모다. 우아함과 흔치 않은 디자인의 시계이면서도 착용감이 좋은 케이스 디자인을 자랑한다. 케이스가 큰 시계들은 착용 시 불편할 수도 있지만, 피아제의 빅 워치는 인체공학적 디자인으로 매우 편하다(초박형 무브먼트로 시계 두께를 줄였다). 또한 링 워치(ring watch) 등의 아이템은 매우 창의적인 발상이랄 수 있다.”
알티플라노 43mm 기념 에디션 칼리버 1200P. 울트라 신 무브먼트인 칼리버 12P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35개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각각의 무브먼트의 진동 추에는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다.
알티플라노 43mm 기념 에디션 칼리버 1200P. 울트라 신 무브먼트인 칼리버 12P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35개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각각의 무브먼트의 진동 추에는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얇은 무브먼트를 자랑하는 알티플라노 43mm에 가장 열광하는 사람들(소비자)은 누구인가.

“메인 타깃은 변치 않는 시계의 가치를 아는 남성들인데, 군더더기 없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30대에서 50대까지 거의 모든 연령대에서 소화할 수 있는 스타일이다. 지름 43mm로 시계 케이스가 큰 편이지만 손목 형태에 상관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는 케이스 디자인이 특징이다.”

알티플라노는 한국에서 9월 1일 공식 론칭했다. 전 세계에서 몇 번째인가.

“올해 초반 파리, 프라하 등 유럽 몇 개 도시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론칭했다. 한국 시장은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개인적으로 시계 컬렉터인가. 특별히 좋아하는 모델이 있다면.

“22개 정도 갖고 있는데, 주로 경매나 벼룩시장 등에서 구입한다. 알티플라노 모델 가운데는 울트라 신 무브먼트 50주년 한정판 235개 가운데 73번을 구입했다. 1973년생이라 고유번호 73번을 선택했는데, 알티플라노 모델은 대체적으로 좋아한다. 우아함과 퀄리티가 시계를 고를 때 개인적인 기준이다.”
알티플라노 43mm, 칼리버 1208P 모델. 기계식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중 세계에서 가장 얇은 2.35mm 두께이며, 총 두께 5.2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셀프와인딩 시계라는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알티플라노 43mm, 칼리버 1208P 모델. 기계식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중 세계에서 가장 얇은 2.35mm 두께이며, 총 두께 5.25mm로 세계에서 가장 얇은 기계식 셀프와인딩 시계라는 두 가지 기록을 세웠다.
지금 착용하고 있는 시계는 무엇인가.

“피아제 엠퍼라도 쿠성이다. 보시다시피 눈에 띄는 스타일로 엠퍼라도 쿠성 모델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미지처럼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다. 퍼페추얼 캘린더와 듀얼 타임 존 기능이 장착된 멀티 컴플리케이션 시계임에도 불구하고 무브먼트 두께가 5.6mm에 지나지 않아 셔츠 소매에 걸리지 않아 편하면서도 우아한 시계의 매력을 발산하는 모델이다.”

루이비통과 로에베를 거쳐 리치몬트 프랑스로 옮긴 것으로 안다. 시계 마케팅이 일반 럭셔리 제품 마케팅에 비해 특수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럭셔리 패션은 6개월마다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일 정도로 트렌드가 빠르게 바뀐다. 하지만 시계는 장기전이다. 무브먼트 하나를 개발하는 데 몇 년씩 걸리는 게 일반적이다. 럭셔리 시계 마케팅은 시간과의 싸움이랄 수 있는데, 남자로서는 사실 더욱 흥미 있는 분야랄 수 있다.”
[Interview] “알티플라노 43mm의 성공적인 론칭 확신”
피아제 인터내셔널 워치 마케팅 디렉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인가.

“무브먼트 개발 전략 수립이다. 때론 3~4년이 소요되는 무브먼트 개발은 디자인을 비롯해 2~3개의 팀이 연계해 지속적으로 추진시켜야 하는 작업이다. 흥미로운 것은 피아제는 직원들이 한 번 들어오면 오래 근무한다는 점이다. 직원들의 책임감이 높은 편이며 회사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경력과 상관없이 더 중요한 책임을 부여한다.”

입사 후 피아제에서 이뤄낸 가장 큰 성과는 어떤 것인가.

“총 3년을 투자한 무브먼트 1200P의 성공이다. 함께한 팀의 역량이 돋보였던 프로젝트다.”

한국 시장에서 알티플라노의 새로운 모델에 거는 기대는.

“알티플라노 43mm는 꽤나 큰 시계라 38mm와 여성용 34mm도 판매가 좋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은 백화점의 서비스 퀄리티가 매우 높은 편이다. 한국의 럭셔리 시계 시장이 급성장할 수 있는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본다.”

한국 방문은 몇 번째이며 한국에 오면 빼먹지 않고 하는 것이 있다면.

“코리안 바비큐를 좋아해 꼭 먹는다. 된장, 쌈장 등 발효 음식도 좋아하는데 쌈 싸먹는 맛이 아주 좋았다.”

글 장헌주 기자 chj@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