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의 고속 성장과 함께 각 산업도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고 있다. 그중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산업이 인터넷산업이다. 인터넷산업은 각국이 처한 환경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발전하는데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인터넷산업은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를 뒷받침하는 새로운 인프라로서 산업을 연결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터넷산업의 5가지 특징
급성장한 중국 인터넷산업의 특징과 전망
중국 인터넷산업의 참여자 즉 이용자들은 미국, 유럽에 비해 훨씬 젊은 게 특징이다. 이는 우리나라와 유사하다.

10대부터 30대 연령층이 주된 이용자로 이들 젊은이들은 인터넷산업의 구체적인 시장이 무엇이든 오락의 즐거움을 갈구하고 스스로 빠른 변화를 즐기며 대부분 부유층이 아니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레저, 놀이문화가 발달돼 있지 않아 인터넷 사용의 잠재 고객이 대단하다.

둘째,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젊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용자도 젊지만 창업자도 그에 못지않게 젊고 대학 재학 중에 창업하는 사례도 많아서 대학 기숙사가 인터넷 상품과 기술을 주고받는 공간으로, 때로는 그 자료들의 창고로 이용된다. 그런 만큼 서방의 인터넷 기업처럼 경험이 풍부하진 않지만 젊은 열정으로 기술 부족을 보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속도가 대단히 빠르다.

하루가 다르게 창업이 늘어나 지금 중국의 인터넷산업은 치열한 경쟁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하루만 지나면 경쟁자가 나타난다. 그 결과 친구 만들기 사이트만 80개, 영화·드라마 시청 사이트는 200여 개, 상품 할인 사이트는 2000여 개에 달한다.

셋째,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실질을 중시하고 장사 기질이 강하다. 그런 기질로 인해 기술은 미국·유럽 기업의 검증된 것을 모방하는 한편, 다양한 인터넷 상품의 제공과 이용 고객의 만족에 보다 집중하고 있다.

중국 시장의 소비자들을 만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외국 기업들이 높은 인터넷 기술 수준에도 불구하고 중국 현지화에 어려움을 겪게 됐다. 중국 기업들이 상품과 소비자를 쥐고 가면서 외국의 인터넷 기술과 모델을 즉각 모방, 흡수하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것이다.

넷째, 중국은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발달돼 있지 않아 온라인 유통산업 소위 전자상거래(e-commerce)의 성장성이 그만큼 크다. 선진국에서는 오프라인 유통산업이 이미 크게 발달돼 있고 시장 장악력도 강해서 온라인이 그 시장을 뚫고 들어가 시장점유율을 높이기에는 시간도 걸리고 유통업체들의 공격과 저항도 거세다. 이에 반해 중국에서는 기존 유통산업의 경쟁력이 높지 않아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끝으로 이러한 새로운 산업에 대해 별다른 규제 없이 자발적 성장을 유도해온 정부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조금씩 규제 움직임이 나오고 있으나, 중국 같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온라인을 통한 빠른 의견 교환과 집중을 허용하며 인터넷 시장이 이처럼 거대하게 성장하기까지 용인한 것은 평가받을 만하다.
급성장한 중국 인터넷산업의 특징과 전망
인터넷산업을 이끄는 주요 기업들

중국의 인터넷산업은 1990년대 중반 기반을 다져 연평균 25% 이상 성장했다. 2011년 6월 말 기준 인터넷 이용자 수는 4억8500만 명으로 총인구의 36.2%에 달한다. 4억8500만 명이면 14억 중국 인구 중에서 노인, 어린이를 제외하면 실제 2명당 1명꼴로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중국의 인터넷산업을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온라인 광고, 전자상거래, 온라인 게임과 같은 콘텐츠 시장의 세 부문으로 나눌 수 있다.

온라인 광고는 주로 기업을 대상 고객으로 하기 때문에 시장의 잠재성장성도 그만큼 크다. 대표적 기업은 검색엔진으로 유명한 바이두(百度)다. 바이두는 구글과 야후를 벤치마킹하되, 장점만을 결합해 당국의 보호 하에 글로벌 업체가 중국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재빨리 시장을 장악해버렸다. 바이두의 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77%로 압도적이다.

전자상거래는 앞에서도 얘기했듯이 전통적인 유통산업을 빠르게 잠식, 대체하고 있는데, 우리에게 알려진 기업으로는 알리바바, 그룹온(Group-on) 등이 있다. 전자상거래 규모는 2015년 3050억 달러(약 70조 원)로 현재의 4배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온라인 광고부문 대비 진입이 보다 용이해 신규 기업의 진출이 늘고 있고, 전통적 유통 기업들 예컨대 벨, 수닝, 고메 등도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므로 수익성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는 있으나, 젊은 층의 게임 수요가 워낙 많아서 성장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탕쉰, 시나, 샨다 등이 대표적 업체다. 2000년대 초 중국 게임 시장에 처음 진출했던 엑토즈소프트의 이종현 전 사장은 우리나라 게임 업체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광고, 전자상거래 등 많은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중국 시장을 노크했으나 두꺼운 중국의 벽을 못 뚫고 성공하지 못하자 한국 기업들도 지레 쉽게 중국 시장을 포기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미국의 페이스북도 중국 기업 런런왕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중국 공략에 차질을 빚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달리 지역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이질감이 많지 않아 공략해볼 만하다고 이 전 사장은 말했다. 중국 인터넷 기업인 시나는 2000년 사장을 포함해 가족 4명으로 시작해 2개의 관련 기업을 나스닥에 상장시키면서 2004년 직원 1만여 명을 고용하며 중국 4대 갑부의 반열에 올랐다. 이전 사장은 시나를 보면 왜 그렇게 많은 중국 젊은이들이 밤낮으로 인터넷에 빠져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기업의 미래를 보는 두 가지 시각

최근에는 중국 인터넷산업도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첫째는 지금까지 서구의 기술, 모델을 모방하던 중국 기업들이 자체 모델,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바이두가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하기 위해 데이터와 애플리케이션 오픈 플랫폼, PC 브라우저 등을 개설하고 있고, 전자상거래 업체인 시나는 보다 업그레이드된 블로그를 개발해서 블로그에서도 우리나라의 카카오톡처럼 다면(多面)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도록 했다.

또 대표적 게임 업체인 탕쉰은 마이크로 블로그를 개발해 기업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창의적인 자체 모델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또 하나의 뚜렷한 추세는 모바일 인터넷의 빠른 증가를 들 수 있다. 6월 말 현재 모바일 인터넷 이용자는 3억1700만 명으로 총인구의 23.8%, 인터넷 이용자의 65.5%로 유선 PC에서 무선망 인터넷 이용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위의 표는 부문별 대표 기업의 목표 주가, 시가총액, 주가수익비율(PER)과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I/EBITDA) 배수를 나타낸 것이다. 현재는 온라인 게임, 광고 선두주자인 탕쉰과 바이두의 주가가 단연 높다.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여주는 PER와 EVI/EBITDA 배수는 최근 게임 출시 성공에 힘입어 새로운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나와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바이두가 다른 업체 대비 2~3배 높다. 애널리스트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이 적지 않겠지만 바이두와 게임 업체인 네티즈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다.

그러면 이처럼 빠른 변화를 보이고 있는 중국 인터넷산업 전반에 대한 평가는 어떠한가. 여전한 성장잠재력으로 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과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산업에서와 같이 버블 위험이 크다는 의견으로 갈린다.

추가 상승 의견은 중국 인터넷산업이 이미 인터넷산업 자체뿐 아니라 각 부분 간 융합 시너지 및 새로운 결합 산업들을 창출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2000년대 초와 달리 시장의 투명성, 투자자들의 학습 효과도 있어 시장이 현명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관점이다. 따라서 향후 시장이 다른 산업과의 융합 확대가 본격화되면 IT 강국인 인도처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것으로 본다.

반대 의견은 기업의 능력과 시장의 투명성이 높아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지나친 경쟁, 인터넷산업이 본질적으로 미래 수익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투자에 유의할 것을 주문한다. 개인들의 지나친 의견 교환에 대한 중국당국의 규제 가능성 등도 주가의 추가 상승에 걸림돌이다. 이런 이유로 기업 특히 최근 기업공개(IPO)로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는 버블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