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코리아 출신 김소형 한의사

미스코리아 출신 한의사로 유명한 김소형 원장은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로 스트레스를 꼽는다. 이와 함께 체질 개선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힘써야 한다고 한다. 한방다이어트 바람을 몰고 온 그에게서 건강한 생활의 지혜를 배워본다.
[Health Care] “근육 운동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 운동”
한의학에서는 모든 병의 원인을 음양의 조화가 깨진 데서 찾는다. 한약을 먹이고 침을 놓는 것은 모두 그 균형을 찾아주는 과정이다. 이 때문에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은 급성질환자들보다는 예방차원에서 면역력을 높이고 체질 개선을 위해 보약을 찾는 분들이 많다.

서울 강남 압구정동에 자리 잡은 김소형 한의원을 찾는 환자들도 대부분이 그런 환자들이다. 장마가 끝물에 접어든 7월 초, 한의원에서 만난 김 원장은 최근에는 체질 개선과 함께 피부 등 알레르기 질환으로 한의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몸 운동이 곧 마음 운동

“병을 유발하는 요인 중에는 먹을거리, 생활환경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최근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육체적으로는 건강하다고 하더라도 즐겁게 생활하지 못한다면 건강하다고 말하기 어렵죠. 그래서 저는 마음 운동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몸매를 위해 근육 운동을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게 마음을 다스리는 마음 운동인 것 같아요.”

그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마음 운동이다. 그렇다고 특별한 마음운동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며 매사에 긍정적으로 임하려고 노력한다.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폭식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비만과 피부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몸 운동과 마음 운동이 따로 있지 않다. 즐겁게 하는 운동은 스트레스 관리에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환자를 돌봐온 그도 한때 다이어트를 고민한 적이 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느라 시간에 쫓기다 보니 자연 신체의 균형이 깨졌다.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1년 전 다시 헬스클럽에 나가게 됐다.

결혼 전과 달라졌다면 훨씬 다이내믹한 운동을 선호하게 됐다는 점. 결혼 전에도 운동을 즐겼지만 지금처럼 동적인 운동보다는 요가 등 정적인 운동을 좋아했다. 지금은 동적인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게 더 좋다고 했다. 김 원장은 “결혼을 한 후 양기가 충만해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비트 강한 음악을 틀어놓고 스트레칭을 하고 운동을 해요. 신나게 땀을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도 날아가고 몸도 좋아져요. 물론 다이어트에도 좋고요. 사실 여자들은 일생이 다이어트와의 싸움이잖아요. 일반인에 비해 덜할 뿐이지 저라고 왜 고민이 없겠어요. 불규칙한 식사, 운동 부족 등이 겹치면 살이 찔 수밖에 없거든요.”

네 가지 체질에 맞는 음식과 운동법

다이어트 전문가답게 그는 일상에서 다이어트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원푸드(one food) 다이어트나 굶으면서 하는 다이어트를 경계했다. 이런 다이어트 방법은 칼로리를 낮추어 단기간 감량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요요현상을 불러오거나 탈모, 피부탄력 저하 등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건강한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칼로리는 낮추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간 식단을 짜는 게 중요하다. 이와 함께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병행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음식과 운동은 체질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소화력이 떨어지는 소음인은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하고 찬 음식보다는 따뜻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짜야 한다. 운동은 한방 전통체조나 기체조, 적당한 조깅, 댄스, 자전거, 배드민턴 등으로 몸의 기운이 축나지 않으면서 운동량을 오래 지속시키도록 하는 게 좋다.

반면 소화기능이 좋은 소양인들은 폭식과 과식을 주의해야 한다. 이 때문에 되도록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도록 노력하고, 다른 식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아야 한다. 아울러 더운 음식은 피하고 서늘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양인들은 대사 작용이 원활하지 않아 살이 찌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부의 화기(火氣)를 아래로 내리는 한방 전통체조, 단전호흡, 기체조, 적당한 조깅, 농구, 테니스, (수상)스키 등이 좋다.

태음인은 체구가 크고 위장 기능이 좋아서 무엇이든 소화를 잘 시킨다. 따라서 자극적인 음식,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과식을 주의해야 한다. 김 원장은 태음인들에게 활동량과 칼로리 소모가 많은 자전거 타기, 등산, 달리기, 빨리 걷기 등을 추천했다.

한국인 중에 드문 편인 태양인은 간 기능이 떨어지면 혈액을 잘 생성하지 못해 여러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골고루 먹되 간에 좋은 음식과 약을 신경 써서 챙겨 먹어야 한다.

태양인은 극단적으로 먹지 않는 한, 비만이 될 확률이 적어 간단한 체조만으로도 비만을 예방할 수 있다. 김 원장은 등산, 배드민턴, 펜싱, 산보, 골프, 웨이트 트레이닝 등의 운동을 권했다.

딸 아토피 치료하다 박사 논문까지 써

김 원장도 음식과 운동이라는 기본적인 건강관리법에 무게중심을 둔다. 특히 온가족이 모일 수 있는 아침을 꼭 챙기는 편이다. 식단은 현미밥, 된장, 제철 채소, 양파 등 보기보다 토속적인 음식을 좋아한다.

“밥상에 신경 쓰게 된 것은 지금은 중학생이 된 딸 때문이었어요. 어려서 아토피가 있었거든요. 그전에는 아토피에 관심이 없었는데 아이가 힘들어하니까 자연 관심을 갖게 되더라고요. 박사 논문 제목도 <아토피 피부염에 대한 백굴체의 효능 연구>였어요.

백굴체는 아기똥풀로 알려진 풀인데, 항염·항소염 작용이 있어서 예로부터 살이 짓무를 때 바르던 약풀이에요. 실제로 아토피 환자가 백굴체 달인 물로 목욕을 하면 가려움이 많이 완화되기도 해요. 그걸 응용해서 논문뿐 아니라 비누, 로션까지 만들었어요.”

아토피는 단순히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염증에서 그치지 않는다. 오랫동안 아토피로 고생한 아이들은 산만하고 자신감도 다른 아이들에 비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아토피가 정신적인 면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아토피뿐 아니라 비염, 비만도 마찬가지예요. 이 세 가지는 요즘 아이들을 가장 괴롭히는 삼총사잖아요. 이런 질환은 체질 개선으로 접근해야 해요. 증상은 겉으로 드러나지만 문제는 속에 있는 거죠. 피부도 마찬가지예요.

피부는 오장육부를 둘러싼 보자기가 아니라,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을 때 1차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곳이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피부질환을 치료할 때 스킨케어가 아닌 이너뷰티 개념으로 접근해요. 이너뷰티에서 중요한 게 디톡스(detox)예요.”

건강하고 활기찬 생활의 비결
피부는 오장육부를 둘러싼 보자기가 아니라 건강의 바로미터 라는 김소형 원장. 따라서 피부관리도 스킨케어가 아니라 이너뷰티 개념으로 접근 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피부는 오장육부를 둘러싼 보자기가 아니라 건강의 바로미터 라는 김소형 원장. 따라서 피부관리도 스킨케어가 아니라 이너뷰티 개념으로 접근 해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디톡스의 기본은 장 해독이다. 깨끗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독소가 빠져나가는 길을 막고 있는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독소가 빠져나가는 마지막 관문이 대장이다.

대장을 해독하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곳을 정화해도 배출된 독소가 다시 몸 안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하수도가 막히면 오물이 다시 역류하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해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체내에 쌓인 독소는 세포, 조직, 몸 전체의 정상적인 활동을 방해한다. 해독은 면역 기능을 높여 두통, 만성 피로 등 고질적인 증상을 사라지게 한다.

또한 대장의 연동운동이 활발해지고 이에 따라 장 내용물이 대장을 통과하는 시간이 단축돼 변비 예방과 치료 효과가 있다. 해독 후엔 호흡량이 늘고, 혈액순환이 좋아져 산소 공급이 원활해지고 노폐물의 배출이 빨리 이루어져 혈액은 물론 세포로부터 노폐물을 운반하는 림프계도 함께 깨끗해진다.

피부 관리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디톡스로 숙변을 제거하면 피부가 깨끗해진다. 피부의 탄력이 되살아나고 기미, 여드름 등 피부 트러블이 사라진다. 또한 디톡스를 통해 독소를 제거하면 기의 흐름이 조화롭돼 자연스레 살이 빠지고 균형 잡힌 몸매가 된다.

디톡스는 전문 한의원에서 시술하지만, 일상생활에서도 가능한 방법이 있다. 첫째, 하루에 2리터 이상의 물을 마시면 노폐물 배출이 도움이 된다. 채소나 과일 등 식이섬유가 많이 든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좋다.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와 과일은 노폐물과 중금속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마지막으로 김치, 된장 같은 발효음식을 꾸준한 섭취하는 것이다. 김 원장은 발효음식을 ‘먹는 화장품’이라고 표현했다. 그만큼 발효음식은 디톡스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요즘은 여자뿐 아니라 50~60대 남성들도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으세요. 얼마 전에도 비만으로 고민하던 50대 남성이 찾아오셨는데, 지방을 분해하는 침과 체질 개선을 병행해서 3개월에 18kg을 빼셨어요. 며칠 전에 고맙다고 점심을 사셨는데 그런 분들 보면 보람을 느끼죠.”

건강의 비결은 멀리 있지 않다. 몸과 마음을 조금만 비우면 지금보다는 훨씬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다. 김 원장은 환자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할 때가 많다고 했다.

김소형
현 아미케어 김소형한의원 원장
경희대 한의과대학원 한의학 박사
SBS 의무실 한방주치의
메리어트호텔 B&I클리닉 한방주치의
G&M 비만클리닉 원장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