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버블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이 부동산 억제책을 강도 높게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내외 의견은 낙관보다 비관이 큰 듯하다.

도시개발공사의 대규모 부실이 부른 부동산 시장의 불안

중국 부동산 시장이 꼬인 원인은 두 가지다. 첫째, 지방정부의 자회사인 도시개발공사가 고정자산에 투자하면서 생긴 대규모 부실이 부동산 시장을 갈수록 불안하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중국에서는 토지가 공유제이기 때문에 민간 개발업자가 국가 소유의 토지를 개발할 수 없고 정부도 영리를 직접 취할 수 없다. 따라서 지방정부 대신 토지를 매매해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일종의 편법조직이라 할 도시개발공사다.

원래 도시개발공사의 주된 역할은 농지소유권을 지방정부로부터 이전받아 그 사용권을 부동산개발업자들에게 매각하는 것이었다. 본격적인 개발은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을 짓고 입주자에게 사용권을 파는 부동산개발업자에게 그 역할이 있음이 일반적이다.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문에 급해진 중국정부가 도시개발공사를 통해 약 4조 위안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 진작을 도모하면서 발생했다. 도시개발공사는 토지매각대금은 물론, 대규모의 은행 대출,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지하철 공사라든지 항만, 컨벤션센터, 신산업 공단 등에 고정 투자해서 금융위기에도 두 자릿수에 가까운 성장을 지속했다.

하지만 부채로 이룩한 성장은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도시개발공사가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지 3년 6개월이 지난 지금, 대규모로 투자한 시설, 산업공단 등은 제대로 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텅 빈 건물도 많아 대규모 부실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인민은행이 도시개발공사에 빌려준 대출은 중국 대출총액(8146조 원)의 30%로 약 2444조 원으로 시장기대(1700조 원)를 크게 웃돌아, 약 340조 원이 잠재 디폴트 상태라 한다.

둘째는 부동산 버블 과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도시 지역에서의 심각한 주택 투기다. 특히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에서의 투기가 극심하다. 베이징 교외의 공항 부근에는 팜 비치, 케세이 뷰, 그레만 레이크, 메종 드 르봉 등 고급 주택가가 수십 군데에 이른다. 시세는 40평 내외의 빌라가 60억~70억 원을 호가한다.

이는 맨해튼이나 런던의 최고급 주택 가격 수준으로 베이징대 주변의 조어대 가원아파트는 평당 분양가가 1억7000만 원이었다. 그러나 주변에 수 km의 인적 없는 농지가 펼쳐진 상황에서 분양가가 사상 최고치를 친다는 것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전국적으로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투기 주택으로 추정되는 빈 주택이 6500만 채나 된다고 하고, 중국의 70여 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 상승률이 작년 월 평균 10%를 넘어 중국 내에서도 과도한 버블이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중국 부동산 문제는 주택 투기 외에 지방정부의 부실이 겹쳐있어 단기간 안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 또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부동산 문제는 주택 투기 외에 지방정부의 부실이 겹쳐있어 단기간 안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 둔화 또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에서는 부동산 버블 붕괴 경고

이에 따라 중국 중앙정부는 지금까지 강도 높은 억제책을 내놓았다. 직접적인 가격 통제와 주택대출규제 등 매매 억제책을 내놓았고, 수급 조절을 위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아직 구체화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지방정부의 ‘부동산발 부실’ 처리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억제책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낼 것인가. 여기에는 의견이 분분하다. 첫째 시각은 중국 정부의 의도대로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금리 인상, 대출 규제 등 경기를 희생하더라도 부동산은 잡겠다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워낙 강하다.

중국은 서구의 시장자본주의 체제와 달리 필요하면 매매 규제 등 언제든 시장 기능까지 제한할 수 있다. 다만 부동산 버블이 꺼지는 과정에서 성장률이 하락하고 일정 기간의 은행 부실, 주가 하락과 조정, 핫머니 유입 등 리스크에 노출될 위험은 있다.

중국 내부의 이 같은 시각과 달리 해외에서는 중국 부동산이 붕괴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지방정부의 과잉 투자로 시작된 부동산 버블이 이미 손쓸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 결국 붕괴될 것이라고 경고했고, 월가의 공매도 전문가인 짐 체노스, 조지 소로스, 중국 증시 폭락을 예견했던 마크 파머, 미국 주택 버블 붕괴를 예언했던 제레미 그레험 등도 중국 부동산의 버블을 문제시하고 있다.

특히 루비니 교수는 중국이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고정자산 투자(설비 투자+부동산 투자) 덕분이었던 점을 지적한다.

이처럼 건설 투자에 의존한 중국 경제가 1990년대 중반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이 터진다면 그 충격으로 중국의 성장률은 8%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루비니 교수는 대(對) 중국 수출 의존이 높은 브라질, 호주, 한국, 일본, 대만 등에 수출 감소 충격, 전 세계 경제에 수요 부족과 함께 공급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In China…] 중국 부동산 억제 장기화되면 경기둔화 가능성 높아
중국 내 부동산 전문가들 조종 후 재상승 전망

한편 중국 부동산업계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이와는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중국 부동산업계에서는 정부의 억제책이 지나친 감이 있으며 당장은 주택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부동산 시장이 다시 과열될 것으로 본다.

특히 고급 주택의 가격은 더욱 오를 것으로 본다. 고급 주택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상승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첫째, 다른 개발도상국가들의 경험에서 보더라도 고성장기, 도시인구 증가기에는 가치보존 측면에서 고급 주택이 일반 서민주택보다 가격 상승이 빨랐으며, 둘째, 현 정부의 서민주택공급 정책이 오히려 도시 주변의 개발 가능한 토지를 줄여서 고급 주택의 가치를 더 높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이유로 먼저 낮은 도시화율을 꼽는다. 현재 중국의 도시화율은 1인당 GDP가 유사한 다른 국가에 비해 여전히 20% 이상 낮다. 이에 따라 도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밖에 없고 결국 주택 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실제로 작년 제12차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향후 5년 내 평균 임금을 두 배로 올리기로 결의했다. 소득 증대는 실수요 차원의 주택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인플레이션 압력도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다. 인플레 압력으로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만 억제하는 것은 시장논리에 반한다는 것이 그들의 논리다.

그렇다면 중국 부동산 시장은 과연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우선 부동산 문제가 주택 투기 외에 지방정부 부실이 겹쳐 있어 중앙정부가 바라는 대로 단기간에 안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방정부의 재정 부실로 당장 주택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인플레 압력 또한 점점 거세지고 있다. 매매 억제와 물가 단속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을 계속해서 할 수도 없다.

금리 인상이 중국 민간 기업들의 투자 감소 등으로 이어져 경기 둔화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안화절상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이는 중국 기업들의 수출 가격경쟁력 저하, 고용 불안 등 연쇄적인 경제 이슈를 양산할 수 있어 여의치 않다.

제반 사항을 고려하면 당장 중국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당장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거나 시장이 급격히 교란될 가능성도 낮다. 현재로서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조정 기간이 길어질 공산이 크고, 이에 따라 경기 둔화 또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신 서강대·경희대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경제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