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신도시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동 일대에 총 930만7148m² 규모, 인구 8만7789명을 수용하는 도시로 개발됐다. 2003년 12월 첫 삽을 뜨기 시작한 판교 신도시는 2011년 1월 현재 부지조성 및 기반시설 조성공사를 완료하고, 광역교통시설 개발도 신분당선 전철공사가 완료되는 2011년 9월이면 일단락된다.

2009년부터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는 41개 단지가 입주를 완료했고, 판교 테크노밸리도 5개 사업자가 준공을 마치고 입주하면서 주거기능과 업무기능을 고루 갖춘 자족도시로서 그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수도권에서 가장 유망한 부동산 투자처로 손꼽히던 판교는 분양 초기 기대가치 중심의 평가에서 이제는 개발 이후 실질가치를 중심으로 한 평가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판교 부동산은 주거용·업무용·상업용 부동산이 각각 개발 속도에 따라, 그리고 상대적 경쟁력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판교 부동산의 미래] 판교 부동산 시장 ‘명불허전?’
입지 특성만큼 다른 동판교, 서판교 주거용 수요자

2006년 분양을 시작하면서 전 국민의 로또로 불리던 판교 아파트는 입주 완료 후 1~2년이 경과되면서 개발계획으로, 평면으로 평가되던 상품이 현재는 거주경험을 토대로 평가되고 있다.

경부고속도로를 기준으로 동서로 나뉘어 동판교, 서판교로 구분되고 있는 판교 신도시는 입지적 특성에 따라 주택상품 구성과 수요자의 선호도 차이를 보인다. 신분당선 판교역을 중심으로 한 중심 상업지구와 판교 테크노밸리 단지가 포함돼 있는 동판교는 분당 신도시와도 연접해 있어 생활편의성과 교통환경이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동판교 주거상품군은 아파트를 주축으로 하면서 판교역 주변으로 주상복합 아파트가 주로 공급돼 있다. 서판교에 비해 단독주택 비중이 낮은 특성을 보이고 있다. 수요자 선호도를 보면 동판교가 지닌 교육환경과 교통 편의성을 적극 활용하고자 하는 젊은 세대와 취학자녀를 둔 가구의 선호도가 더 높다.

서판교는 금토산과 운중천이라는 쾌적한 자연환경과 조용한 주거환경을 선호하는 수요자들에게 있기를 얻고 있다. 주택상품은 동판교보다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데 아파트 이외에도 국제공모전을 거쳐 설계된 타운하우스, 고급 연립주택, 단독주택, 점포주택이 들어서 취향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게 구성돼 있다.

판교의 주택 시장은 입주 3년 차에 접어들면서 지역별 특성이 좀 더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판교는 운중동 타운하우스촌의 입주 시작과, 금토산자락 아래 D블럭에 최고급 타운하우스가 공급대기 중으로 향후 국내 대표적인 타운하우스촌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대표적인 주거전용지인 5블럭과 6블럭에서 신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단독주택들도 2011년 말쯤이면 어느 정도 신축이 일단락되면서 전원형 고급 주택단지로 그 특성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간의 수도권 아파트 시장 침체기에도 나 홀로 강세를 보이던 아파트 가격은 추가 상승여력이 크지는 않지만 주거환경이 안정화되면서 수요자들의 선호도도 높아져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선 단독주택지도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 테헤란밸리 대체 기대주 판교 테크노밸리

도시의 라이프사이클로 보면 판교 신도시는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기처럼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시의 라이프사이클로 보면 판교 신도시는 이제 걸음마를 뗀 단계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기처럼 높은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경기도가 약 4조 원을 들여 66만1915㎡의 부지를 개발 중인 곳으로 현재 29개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중 19개 사업자가 정상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10개 사업장은 금융위기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착공이 늦어지고 있지만 공사가 예정대로 진행된 단지들은 2010년 말부터 입주를 시작해 농수산홈쇼핑, 이랜텍, 나우콤,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등이 입주를 완료했고, 판교벤처밸리컨소시엄, 삼성테크윈, 유라코퍼레이션컨소시엄, SK케미칼, SK텔레시스 등에서 신축한 건물이 준공을 마치고 입주를 시작했다.

또 올 연말까지 LIG넥스원, 안철수연구소 등 9개 업체가 공사를 마무리하고 입주할 계획이다. 2012년 말까지 34개 대형 업체가 입주예정인 판교 테크노밸리는 13조 원의 생산유발, 16만 명 규모의 고용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리적으로도 강남권과 가까운 판교 테크노밸리는 강남과 분당의 중간 정도 선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테헤란로 업무지구 매매가를 3.3㎡ 1500만 원, 분당 매매가를 700만~800만 원으로 볼 때 앞으로 판교는 매매가격이 1000만~1200만 원 선에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임대료 수준도 3.3㎡당 보증금은 40만 원, 임대료는 4만 원 선으로 분당권에 비해 저렴해 분당오피스 수요가 이전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판교 테크노밸리는 사업자들이 일반연구용지(초청연구용지, 연구지원용지 포함) 분양 당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임대계획이 없는 사업자는 임대할 수 없다. 따라서 임차인 유치에 한계가 있다. 또 신분당선 개통 지연과 인근 상업시설들의 개발 지연으로 식당 등 근무자들의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어 임대 시장은 2012년 이후부터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발 속도 더딘 상업시설의 미래

알파돔시티 사업 좌초로 판교 상업시설 개발은 위기를 맞고 있다. 신분당선 판교역에 들어설 복합단지로 주상복합 아파트(23만1000㎡), 상업시설(52만8000㎡), 업무시설(46만2000㎡), 호텔(6만6000㎡)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었던 알파돔시티가 자금조달의 어려움으로 좌초되면서 동판교 중심 상업지구의 상업용지개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나 판교 테크노밸리 내 상업시설은 기업들의 입주 시작과 때를 맞춰 유스페이스몰, H-스퀘어(H-SQUARE), 하이펙스 상가 등이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신규 분양 시장은 판교 테크노벨리 내 상가를 중심으로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판교 중심 상업지구 개발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아파트 입주 3년 차에 접어든 단지 내 상가와 주변 근린생활시설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동판교는 판교 테크노밸리 16만 명 종사자와 동판교 아파트라는 배후 수요, 판교역 유동인구를 고려할 때 상권 잠재력이 여전히 가장 큰 곳이라 할 수 있다.

동판교의 상업시설 개발이 부진을 보이는 반면 서판교의 상업시설 규모는 동판교에 비해 적지만 현재 추진 중인 서판교역(서판교역 개통 여부는 2011년 중 결정 예정)을 중심으로 상업지구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 2010년 분양한 마크씨티를 중심으로 대형 상가들이 속속 등장하고, 서판교역 예정지와 운중천 사이 4블럭을 중심으로 빠르게 상권이 형성되고 있다.

판교 신도시는 도시 라이프사이클로 보면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유아기 단계로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더 큰 도시다. 지리적으로 강남과 접근성이 좋고 인근 분당의 노후화에 따른 배후 수요층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도시 건설이 안정화 단계로 들어가면서 수도권 지역 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나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안정기에 들어가고 있는 만큼 과거 부동산 가격 급등기에 가능했던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실수요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김희선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