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2011년 성공적인 펀드 투자를 하기 위해선 어떤 펀드를 선택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주식> 원자재(상품)> 채권형 펀드 순으로 투자 우선순위를 두라고 조언한다. 올해는 글로벌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이어가는 데다 글로벌 유동성이 풍부하게 흘러 다니는 덕분에 주식이나 원자재 등 위험자산의 선호도가 2010년보다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0년은 국내 주식형이 최고 수익
2010년엔 국내 주식형 펀드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연말에 가장 큰 성과를 돌려받았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2010년 수익률(12월 7일 기준)은 14.81%로 해외 주식형 펀드(8.75%)보다 두 배가량 높았다.
그중(상장지수펀드 제외) 30개 안팎의 종목에 압축 투자하는 ‘FT포커스 A’(43.09%)가 최고의 수익을 거뒀다. ‘KB밸류포커스 A’(39.78%)와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 C/B’(34.85%) 등 가치주와 중·소형주 펀드들도 고수익을 투자자들에게 안겼다.
윤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2010년 글로벌 이슈에 따라 각국 증시가 조정을 받을 때에도 국내 증시는 글로벌 기업들의 견조한 이익 모멘텀 덕분에 보합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투자 비중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형 펀드들의 부진으로 한 자릿수 수익에 그쳤다. 다만 경기 회복 속도가 빨랐던 신흥아시아(28.95%), 러시아(20.79%), 인도(19.81%) 등 이머징 국가 펀드는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적으로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국내를 비롯한 이머징 국가로 흘러든 덕에 채권형 펀드도 성적이 좋았다. 해외 채권형은 11.34%로 해외 주식형의 성과를 넘어섰고, 국내 채권형도 7.06%의 수익을 올리며 2004년 이후 최고 수익을 기록했다.
주식, 채권 이외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대안투자 펀드 중에선 금 가격이 2010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데 힘입어 금 펀드(27.19%)가 가장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
대형주·중국·브릭스 펀드 주목
국내 주식형 펀드의 강세는 2011년도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기업 순이익이 2011년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초저금리 시대를 맞아 글로벌 유동성이 꾸준히 국내로 흘러들면서 증시가 한 단계 레벨업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국내·외국계 증권사들은 2011년 코스피지수가 2200∼2800 선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외국의 매수 지원사격을 받는 대형주가 증시 상승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들을 주로 편입한 대형 성장주 펀드나 그룹주 펀드가 수익률에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종목 선택 능력이 탁월한 중·소형주 펀드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증시가 리레이팅(재평가)되면서 국내 주식형도 순항해 20%대 수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된다”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저금리 기조에 따라 신규 자금이 6조∼8조 원 증가하면서 양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적절한 매수 타이밍으로 2011년 1분기를 추천한다. 코스피지수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011년 1분기를 한해 저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유망 펀드로는 ‘FT포커스’, ‘한국투자한국의힘’,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 등이 증권사로부터 중복 추천됐다.
해외 주식형 펀드 중에선 빠른 경기 성장과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이라는 ‘양대 호재’를 만난 이머징국가 펀드가 올해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망 지역이나 국가에는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먼저 2010년 수익을 내지 못해 투자자들의 속을 태웠던 중국 펀드가 부진을 털어낼 전망이다. 2011년 중국이 소비 위주의 견조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데다 글로벌 증시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삼성차이나2.0본토 1’, ‘신한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등이 유망 펀드로 꼽혔다. 또 2010년 주춤했던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관련 펀드들이 재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JP모간러시아 A’,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 등을 추천했다.
이머징국가 채권·하이일드 채권·금 펀드 강세 지속
2010년 선전한 국내 채권형 펀드는 2011년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비중 축소를 주문했다. 올해 3.5∼4%대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진 탓이다. 다만 금리 인상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뤄진다면 하반기에는 수익률이 높은 하이일드 채권형에 대한 투자는 도전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종철 연구원은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견고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 전망과 통화정책 외국인 채권 투자에 대한 규제 부활 우려 등을 고려하면 채권 투자 전략은 보수적”이라며 “다만 만기가 짧은 채권, 주식 관련 채권, 고금리 채권의 장점은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외 채권형 중에선 이머징국가 채권이나 하이일드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를 해볼 만하다는 진단이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신용리스크가 감소해 고수익 채권의 투자 매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머징 채권형 펀드는 주요 이머징 국가들이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화절상률이 5%에 육박해 환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알리안츠핌코이머징로컬’, ‘AB고수익채권’, ‘미래글로벌다이나믹’ 등이 증권사로부터 추천됐다.
대안 투자 펀드 가운데선 금 펀드가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2011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여서 향후 상승 폭은 다소 제한될 수 있지만 금 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밖에 비철금속,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 펀드 역시 주목할 만한 대안상품으로 꼽힌다.
물가연동채권 펀드·일본리츠 펀드·공모주 펀드 등 이색 펀드에도 관심
전통적인 주식형·채권형 펀드 외에 틈새상품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좋은 전략이다. 그중 ‘물가연동국채 펀드’는 증권사로부터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2011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 중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투자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 연계되는 물가연동국채가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임대수익 등으로 배당을 받는 ‘일본리츠 펀드’도 2011년 유망하다고 꼽히는 상품이다. 일본의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침체됐지만 일본은행이 2010년 11월 ‘AA’ 등급 이상인 리츠 매입에 500억 엔을 투입한다고 발표하면서 리츠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고, 해외 자금들이 저평가된 일본 리츠로 흘러들고 있어서다. 2010년 일본 펀드가 마이너스 수익을 내는 와중에도 일본리츠 펀드는 20.17%까지 뛰어올랐다.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면서 자산의 10% 안팎을 공모주에 투자하는 ‘공모주 펀드’도 다수 증권사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펀드는 주로 채권으로 운용하면서 공모주식 투자를 가미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 가능성은 매우 낮은 반면 경기가 좋아지면 양호한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보미 한국경제신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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