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명동 상권은 중저가 브랜드의 화장품, 액세서리 매장들이 눈에 띄게 늘면서 소비층과 연령대가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명동 중앙로는 10~20대를 겨냥한 의류 브랜드와 저가 화장품 브랜드 매장 위주로 재편됐다.
중앙로 좌우의 1번가와 3번가도 젊은 층을 겨냥한 의류, 잡화, 화장품 매장이 주를 이루고 있고 특히 미샤, 더페이스샵, T월드, H&M, ZARA, 아리따움, 잇츠스킨 등이 명동 중앙로에 입점해 본격적인 브랜드 경쟁에 들어갔다.
또 중앙로에 위치한 ‘네이처 리퍼블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자리로 과거 스타벅스, 파스쿠치를 비롯해 외국계 패스트푸드 및 국내 업체들의 입점으로 일대 상권 활성화에 일조했다. 명동 상권은 명동역 후면부의 차 없는 1~3번가 거리를 중심으로 반경 300m 이내에 밀집해 있다. ‘명동역(남)’과 ‘을지로입구역(북)’이 상권의 남단과 북단 경계를 이루고 있다. 동쪽과 서쪽 경계는 남대문로 2가와 명동성당이다.
이처럼 좁은 입지에 일일 수십만 명의 유동인구가 모여들다 보니 거리는 늘 사람들로 넘쳐나고 점포를 개설한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유형의 매출이익 외에 보이지 않는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음과 동시에 고객 성향, 만족도 등을 검토해 차후 출점 전략을 세우기 때문에 브랜드 론칭 시 출점 1순위로 명동을 선호한다.
명동의 일일 유동인구는 15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그중 70% 정도가 10~20대 여성들이며, 나머지는 직장인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엄청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은 역시 밀리오레에서 우리은행까지 이어지는 중앙로다.
대한민국의 유행을 선도하는 최신 브랜드들이 바로 이 중앙로에 몰려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땅값이 높은 곳에 형성된 건물들인 만큼 이곳 점포들의 임차시세 역시 국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게스트 하우스, 관광호텔 등이 오픈하거나 오픈을 준비 중이어서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명동 상권의 장점은 주변에 인구를 끌어 모을 수 있는 집객시설이 매우 풍부하다는 점이다. 명동역이 중앙로와 연결돼 있고 2호선 을지로입구역은 명동의 북쪽 은행가와 오피스 쪽에 위치해 있다.
아바타몰 대로변과 마주보는 곳에는 롯데백화점과 롯데 영플라자가 들어서 있고, 서쪽으로는 남대문시장과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인접해 있다. 시청, 충무로, 남산 한옥마을까지 도보로 이동이 가능하고, 남산터널과도 도로상으로 연결돼 있다. 거기에다 국민은행 및 외환은행 본점 등 금융기관이 밀집돼 있으며, 유래가 깊은 명동성당과 중국대사관, 화교학교가 위치해 있다. 중앙로에서도 ‘네이처 리퍼블릭’이 입점해 있는 자리(구 스타벅스)와 ‘아디다스’가 있는 자리(구 후아유)는 264.5㎡(약 80평)가 넘는 대형 매장들인데, 보증금 30억~37억 원, 월 임대료 1억3000만~2억 원이라고 하니 역시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자리임에 틀림없다.
중앙로 외의 매장 또한 1층 165.3㎡ (약 50평)에 보증금 3억~5억 원, 임대료 3000만~5000만 원, 권리금 2억5000만~4억 원 선에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2층의 경우 최소 82.6㎡(약 25평) 이상에 복층(2, 3층)으로 쓰고 있는 경우가 많고 대체로 보증금 1억~2억 원에 임대료 2000만 원 전후 정도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임대료 수준이 이렇다 보니 이곳 매장들은 수익 구조를 내기 위한 목적보다는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직영 위주의 안테나숍 기능을 하고 있으며, 대형 브랜드를 제외하고 중·소형 브랜드들은 1, 3번가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다시 말하면 명동은 브랜드숍 위주의 상권이다. 그것도 매출보다는 홍보 효과와 시장동향 파악을 노린 안테나숍 위주의 상권인 것이다. 이곳에 건물을 가지고 있는 건물주들은 이런 점을 오히려 이용, 계약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다른 브랜드를 세입자로 결정하면서 임대료를 큰 폭으로 인상하는 경향이 있다.
2~3년 전 만해도 매출액이 높게 발생하는 브랜드라 할지라도 매출의 대부분이 높은 임대료로 충당되기 때문에 점포를 개설한 본사들은 수익을 기대하는 것보다는 홍보 효과만을 노리는 경향이 짙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H&M, ZARA, 국내 화장품,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등이 수익을 내면서 높은 임대료를 감당하고 있어 더욱 빈 점포를 찾기 힘들어졌다. 단, 짧은 기간 동안 신종 화장품 브랜드들이 앞 다투어 입점하다 보니 과당경쟁 상황으로 접어들어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점하는 점포가 몇몇 있는 추세이나 여전히 글로벌 브랜드, 국내 유명 브랜드, 보세의류점 등이 앞 다투어 입점을 희망하고 있다.
일부 유명 패션 브랜드의 경우 명동 상권 내에만 세 개의 점포를 가지고 있다. 결국 이런 과도한 출점경쟁과 임대료 상승은 개인 점주들이 버틸 수 없게 만든다. 1번가에서 33㎡(약 10평) 정도의 가게를 얻으려고 해도 1층 기준에 보증금 2억 원, 월 임대료 1500만 원은 내야 한다.
이에 따라 최근 을지로 입구에서 시작하는 오피스 상권이 재건축 및 리모델링에 들어가면서 각종 의류 및 푸드 체인들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는데 아직은 중·대형 푸드 체인들이 강세를 이루는 편이다.
또한 기존 오피스만을 고집하던 건물주들이 스타벅스, 커피빈 등을 입점시키며 상권을 확대해가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롯데백화점 맞은편 ‘아바타몰’에서 ‘명동성당’까지의 명동 길에도 카페베네와 크리스피크림, 버거킹, 스타벅스 등이 있어 식음료 프랜차이즈의 명동 진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볼 수 있다. 창업이나 신규 이전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라면 오히려 1번가, 3번가 쪽을 추천하고 싶다. 1번가는 골목이 다소 좁지만 유동인구 수가 많으며, 3번가는 2008년도부터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되면서 1번가 못지않은 상권으로 변했다.
이곳에는 보세의류, 잡화, 화장품 전문점이 많고, 개인 브랜드도 의외로 많이 눈에 띈다. 하지만 이곳 역시 82.6㎡(약 20평) 이상의 점포는 월 2500만~3500만 원 선의 임대료를 감당해야 한다. 그러나 아직은 저평가돼 있는 상권으로 부동산업계에서는 입점을 권장할 만한 상권으로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명동 상권의 보편적 유망 업종을 굳이 선정하자면 의류, 화장품 외에 보세의류나 잡화, 커피 전문점, 아이스크림 전문점, 퓨전 음식점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할 수 있는 먹을거리나 네일아트, 피부관리숍 등도 외부에 많이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명동 상권의 한 가지 약점은 의류, 패션 업종의 특성상 경기와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해 차별화된 상품으로 승부를 한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강창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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