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민 (주)미애부 대표

갑자기 시작한 다이어트, 오래된 편식, 잦은 음주, 흡연 등은 몸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발효화장품 미애부 대표이사인 옥민 박사에게 발효과학에 기초한 건강관리법을 알아본다.

미애부는 순식물성 성분을 이용한 보타닉(Botanic) 발효화장품으로 유명한 곳이다. 옥민 미애부 대표는 생명공학 박사 출신으로 국내 최초로 발효과학을 화장품에 접목시킨 장본인이다.
[Health Care] 발효음식으로 다지는 맛있는 건강법
발효의 매력에 빠져 발효화장품 개발까지 이어져

“발효와 관련된 미생물과 그 효과를 실험하다 화장품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화장품에 대한 연구를 하다 보니 우리가 쓰고 있는 화장품이 100% 피부에 좋은 것만 들어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피부에 좋지는 않지만, 당시로서는 보존성과 안정성을 위해 부득이하게 첨가해야만 하는 물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안 좋은 물질들 없이도 보존성은 물론 피부를 건강하게 할 수 있는 화장품에 대해 연구한 결과, 몸에 좋은 물질을 더 좋게 만드는 발효과학을 접목하게 됐습니다.”

이렇게 만든 발효화장품은 일반적으로 입자의 크기가 작아 피부 흡수율도 높다고 알려져 있다. 조근조근 발효과학과 발효화장품의 탁월한 효능을 말하던 옥민 (주)미애부 대표는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풍의 인상이 강했다. 실제 대학교수 출신인 그는 인터뷰 내내 발효의 유익함을 강조했는데, 실제 그는 발효식품으로 건강을 다지고 있다고 했다.

옥 대표는 발효음식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상식이지만, 발효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면 할수록 발효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고 했다. 발효의 원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 침 같은 효소와 위산 등의 도움을 받아 잘게 부수는 과정을 거친다.

이것을 보다 잘게 부수는 과정에서 많은 미생물의 도움을 받는데, 이 과정이 발효인 것이다. 발효의 과정을 통해 양분의 흡수를 용이하게 하는 한편, 이 과정에서 미생물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특정 물질에 항산화와 항암에 도움이 되는 물질이 생기는 것이다.

배추를 발효하면 김치가 되고, 콩을 발효하면 된장이 된다. 또 우유를 발효하면 요구르트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발효한 식품은 흡수도 빠르고, 몸에 좋은 성분이 추가된다. 실제로 포도를 발효시킨 와인이 포도 주스보다 성인병 예방 효과가 7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포도나 포도 주스로 먹는 것보다 와인을 마시는 게 몸에 훨씬 이로운 것이다.

“발효의 이런 효능 때문에 최근에는 한약도 발효 한약이 유행이잖아요. 한약을 오래 먹으면 속이 더부룩함을 느끼게 되거든요. 그런데 발효 한약은 장복을 해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원래 식물에 있던 독성이 제거되고 소화가 쉽도록 잘게 부숴주기 때문이죠.”

직접 담근 막걸리와 와인 끓여서 매일 섭취
[Health Care] 발효음식으로 다지는 맛있는 건강법
실제 그는 건강관리를 위해 발효음식을 의식적으로 먹는다. 대표적인 발효음식인 된장, 고추장을 비롯해 김치와 장아찌, 젓갈류 등이 밥상의 단골 메뉴다. 여기에 추가할 것이 막걸리와 와인이다.

막걸리나 와인 같은 주류는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발효음식이다. 구태여 발효음식을 찾아먹지 않아도 우리는 늘 발효음식을 가까이해왔기 때문에 실천하기 어렵지 않다.

그는 집에서 막걸리와 와인을 손수 담가 먹을 정도로 정성을 쏟고 있다. 발효와 미생물을 연구하다 보니 집에서 발효음식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중에서도 막걸리나 와인은 만들기도 쉽다.

“이제는 막걸리를 담고, 와인을 만드는 게 집안 행사가 됐습니다. 가족 모두가 와인이 익기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로 와인 만들기는 가족 대행사 중 하나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집에서 만든 와인이 고가의 와인보다 더 맛있는 것 같습니다. 집에서 만드니까 몸에 더욱 좋고, 손수 담가먹는 기쁨까지 있는 거죠.”

이렇게 만든 막걸리와 와인을 그대로 마시는 것은 아니다. 체질적으로 술이 잘 맞지 않는 덕에, 그는 막걸리와 와인을 끓여서 먹는다. 특히 막걸리를 끓여 먹는데, 이렇게 하면 알코올은 날아가고 막걸리가 걸쭉한 형태로 변한다. 그는 아침마다 이렇게 끓인 막걸리를 한 컵 정도 마신다. 가끔 먹기가 어려울 때는 좀 더 끓여 잼과 섞은 후 빵에 발라먹기도 한다.

그의 발효 예찬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제빵왕 김탁구>를 예로 들었다. <제빵왕 김탁구>에서 막걸리를 이용한 빵을 만들어 화제를 모았는데, 막걸리와 빵 모두 발효를 이용한 음식이라는 점에서 몸에 매우 이로운 음식이라는 것이다.

이밖에도 일본의 낫또나 미소, 중국에 발효조미식품인 두시, 몽골의 말젖을 발효시킨 발효유 마유주 등 세계적으로도 발효음식은 그 영양가와 풍미를 인정받고 있다.

자연과 흙을 좋아하는 자연인으로서의 삶

발효음식과 함께 그가 건강을 위해 챙기는 음식은 녹황색 채소다. 그는 건강과 지역경제, 환경을 위해서 직거래 장터에서 녹황색 채소를 구입한다. 근거리에서 수확한 녹황색 채소는 여러 가지 이로운 점이 많다.

근거리에서 재배돼 방부제나 보존료 등의 함유량이 적고, 유통과정이 짧아 탄소가 적게 배출돼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 제철음식이라 몸에 이롭고 신선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특히 흡연이나 음주 등으로 몸속에 비타민과 미네랄이 부족하기 쉬운 사람일수록 채소 위주의 식단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사실 지역 농산물을 애용하는 습관은 아내 때문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휴일에는 아내와 같이 지역 장터에서 장을 보면서 느끼고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Health Care] 발효음식으로 다지는 맛있는 건강법
그는 몇 년 전부터 주말농장을 시작했다. 몇 년 전 너도나도 시작한 주말농장 대열에 끼기 시작했을 때는 매주 열심히 채소들을 재배했지만 지금은 살짝 소홀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의욕적으로 주말농장을 다시 시작했고, 생각보다 풍작은 아니었지만 흙냄새를 맡을 수 있는 그 시간만큼은 매우 행복했다고 한다.

운동도 빠뜨리지 않는다. 옥 대표는 헬스클럽이나 집에서 하는 운동이 아닌 저녁시간대에 야외에서 걷는 운동을 즐긴다.

“저는 업무 후 집 근처 공원이나 강 근처에서 뛰는 것을 매우 좋아합니다. 원래 갇힌 곳보다 탁 트인 곳에서 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격입니다. 야외에서 땀을 배출하는 것은 몸 건강을 위해서도 좋지만 정신 건강에도 매우 좋다고 생각합니다.”

또 운동 후에는 반드시 비타민제를 섭취함으로써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를 보충해준다. 옥 대표는 비타민제 또한 발효공법을 이용한 비타민제를 섭취해 체내 흡수율과 소화율에 도움을 받는다고 밝혔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 좋아하는 운동, 그리고 좋아하는 사람을 마음껏 좋아하는 것도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에게 부족하거나 필요해서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마음껏 하면서 사는 삶을 추구합니다. 그래서 음식도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가장 좋아하는 운동으로 하루를 마무리하죠.”

그는 화장품회사 대표로서 피부에 대해 조언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잠깐 눈속임으로 피부를 건강하게 하는 방법은 결국 피부에 독이 된다는 것. 건강한 피부를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영양 섭취와 운동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여기에 피부를 소중히 대하는 마음가짐을 더하면 피부 관리가 더 이상 귀찮은 짐이 아닌 즐거움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그는 귀띔했다.

글 신규섭·사진 김기남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