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동의 창업 Tech] 커피 향 ‘솔솔’, 돈 버는 재미 ‘쏠쏠’…커피전문점 창업 붐
커피전문점은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점포 규모나 상권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99㎡ 기준으로 점포 임차비용을 포함하면 적어도 3억~4억 원은 가지고 있어야 창업할 마음을 먹을 수 있다.

최근 창업 시장에 커피전문점 열풍이 불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전문점 브랜드들이 점포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고 중저가 테이크아웃형 점포들도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가히 커피전문점 창업 붐이라 할 만하다.

특히 주부 등 여성 창업자나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에게는 커피전문점이 창업 1순위 아이템으로 꼽힌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커피는 하루에 몇 잔씩 마시기도 하는 데다 사계절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으로 꼽힌다”며 “여기에 커피가 주는 편안하고 부드러운 느낌, 깨끗하고 세련된 이미지도 커피전문점 창업에 대한 선호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토종 커피전문점 성장으로 선택 폭 넓어져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은 지난 1999년 다국적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의 국내 진출을 계기로 급성장했다. 매년 10~20%의 성장세를 보이며 10년 만에 60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확대됐다. 오피스 건물이 밀집된 주요 도심 상권은 물론 주택가 동네 상권에도 커피전문점이 들어서면서 일각에서는 편의점보다 커피전문점이 더 많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특히 ‘카페베네’, ‘엔제리너스’, ‘할리스’ 등 국내 토종 브랜드들이 해외 브랜드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면서 창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는 점이 커피전문점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토종 브랜드들은 신선한 원두를 제공하며 고급 원두커피 문화 확산에 주력하는 한편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카페베네’는 음악방송, 재즈공연 등 문화코드를 접목해 커피전문점의 주 고객인 젊은 층과 공감대를 형성하며 브랜드 론칭 2년 4개월 만에 3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브라질 커피농장과 계약을 맺고 로스팅 공장을 준공하는 등 ‘FTT(Farm To Table : 농장에서 식탁까지)’ 시스템도 구축했다. ‘엔제리너스’는 천사 캐릭터를 활용해 여성들을 겨냥한 예쁜 인테리어를 내세웠고, ‘할리스’는 고구마라떼 등 우리 입맛에 맞춘 독특한 메뉴들을 선보이고 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의 성장세를 보고 해외 유명 브랜드들도 속속 한국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에스프레션 라바짜’는 12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3대 커피 브랜드인 이탈리아 라바차의 카페 프랜차이즈 모델을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에 도입했다.

정통 이탈리아 카페답게 커피와 함께 스파게티 등 간단한 식사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일리도 ‘에스프레사멘테 일리’로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했고, 미국 내 2위 커피전문점인 ‘툴리스커피’도 국내에 상륙했다.
[강창동의 창업 Tech] 커피 향 ‘솔솔’, 돈 버는 재미 ‘쏠쏠’…커피전문점 창업 붐
공동 창업, 테이크아웃 등 창업 방식도 다양해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공동 창업이나, 창업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소형 테이크아웃 점포 등 다양한 창업자들의 수요를 반영한 다각적인 가맹점 전개 전략도 최근의 커피전문점 창업 인기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자바씨티’는 건물주와 본사 간 창업자금을 공동으로 부담하는 공동 창업 방식으로 점포를 개설하고 있다. 건물주는 점포 제공과 개설 비용의 90%를 투자하고, 본사는 10%를 투자하고 경영을 맡는 형태다. 점포를 오픈하면 본사의 전문 인력이 매장에 파견돼 운영을 책임진다. 매달 매출에서 인건비, 재료비 등을 제한 뒤 남은 금액 중 90%를 점주에게 배당한다.

장경우 자바씨티 대리는 “점포 운영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으면서 매월 일정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공동 창업 방식으로 개설한 점포의 월 평균 매출은 5000만 원 이상이며 한 달 2000만 원 정도 수익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한 테이크아웃 점포로 가맹점을 확대해 나가기도 한다. ‘이디야’는 점포 공간을 10~17㎡ 수준으로 줄여 점포 임차비용을 낮추고 이를 통해 커피 값을 낮춤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했다. 현재 전국에 3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 중이다.

커피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카페형 점포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베이커리전문점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커피와 함께 케이크, 빵 등을 즐기는 베이커리카페를 선보였으며, 아이스크림전문점 ‘베스킨라빈스’나 ‘하겐다즈’도 카페형 점포를 늘리고 있다.

패스트푸드점도 예외는 아니다. ‘맥도날드’는 맥카페를 출시하며 저가 커피 시장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고, 치킨전문점 ‘BBQ’도 커피와 함께 치킨을 즐기는 BBQ치킨카페를 내놓았다.

섣부른 창업은 금물…창업비용 고려하고 입지 잘 골라야

단, 운영이 수월해 보이고 남 보기 좋다는 이유로 섣불리 창업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원두커피의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나 점포가 더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과당경쟁에 빠질 우려가 있다는 말이다.

창업비용에 대한 고려도 필요하다.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투자비 회수 기간이 길어질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전에 정밀한 수익성 분석 후 결정해야 후회하지 않는다.

원두의 로스팅이나 보관 등은 매우 전문적인 노하우를 요하기 때문에 숙달된 기술이 없을 경우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단,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을 할 때에는 해당 가맹본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 제품의 품질은 물론 가맹본부의 매장 운영 및 관리 능력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커피전문점은 점포 입지가 매우 중요하다. 유동인구가 많고 주 타깃 고객층이 몰려 있는 시내 중심상권이나 대학가, 학원가 등이 최적의 입지로 꼽히지만, 임대료가 비싸고 유사 경쟁 업종들이 거의 다 들어서 있는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따라서 이러한 메인 상권에 들어갈 때에는 고객 확보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해야 하고, 주말이나 휴일에 유동인구가 급감하는 지역은 피하도록 한다.

중산층과 서민층 주택가 상권에서는 아직 원두커피 수요가 많지 않다. 따라서 단순히 부업거리로 하면 몰라도 생계형 창업으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주택가 지역에 들어갈 경우에는 지하철역이나 버스 정류장에 가깝고, 적어도 3000세대 이상 규모의 배후세대가 있는 지역에 입점해야 한다.
[강창동의 창업 Tech] 커피 향 ‘솔솔’, 돈 버는 재미 ‘쏠쏠’…커피전문점 창업 붐
강창동 한국경제신문 전문기자·경제학 박사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