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명장에 선정된 이병우 롯데호텔 서울 총주방장
현직 특급 호텔 주방장으로는 처음으로 조리명장이 탄생했다. 롯데호텔 13개 레스토랑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총주방장 이병우 이사가 지난 8월 국내에서 일곱 번째로 조리명장에 선정된 것. 이 이사는 호텔업계에서 프랑스 요리의 대가로 손꼽힌다. 30년 가까이 조리 분야의 발전에 공헌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 대한민국 조리명장’이 된 이 이사를 만났다. 조리명장으로 선정된 소감은.“1982년 롯데호텔 양식당에서 견습생으로 출발할 때부터 프랑스 요리의 최고 권위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목표를 위해 프랑스 유학 시절에는 매일 14~15시간씩 요리만 연구했다. 이번 조리명장 선정으로 목표에 한발 다가섰다는 느낌이다.”
한국에 퓨전 요리를 들여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내 요리에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우리 전통 식재료와 프랑스 요리를 접목해야겠다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덕분에 1996년에는 ‘아시아의 위대한 요리사’ 서울대회에서 ‘한복 입은 푸아그라’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식의 세계화를 위한 계획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한식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롯데호텔 서울에서도 지하 1층에 위치해 있던 한식당을 38층으로 옮겨 대한민국 최고의 한식당을 만들 계획이다. 제대로 된 한식을 보여주기 위해 신메뉴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식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인식부터 바뀌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존중하지 않으면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후진 양성에도 열심이라고 들었다.
“지난해 후배인 박성훈 요리사가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요리부문 금메달을 획득했다. 요리 자체의 교육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후배들의 롤 모델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요리사도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자신의 오감을 최대한 길러낼 수 있도록 미술과 음악 등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친구들을 많이 사귀어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앞으로의 계획은.
“앞으로 요리사로서 보낼 수 있는 남은 시간은 한식의 세계화를 위해 투자하고자 한다. 요리학교를 세워 세계적인 한식 요리를 개발하고 스타 셰프를 길러내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글 김가희·사진 이승재 기자 hol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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