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llery club
서울 강북에 고품격 회원제 갤러리 클럽이 탄생했다. 한국 주재 외교관과 글로벌 기업 임원, 최고경영자(CEO), 전문직 종사자 등 50여 명 미만의 ‘소수정예’ 멤버로 구성된 ‘갤러리 클럽(www.galleryclub.co.kr)’이 그것.갤러리 클럽은 회원이 되는 것도, 회원 자격을 유지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는 프라이빗 아트 클럽의 형태로 새로운 문화 네트워크를 형성해 가고 있다. 갤러리 클럽은 예술적 삶의 향유에 대한 니즈(needs)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와 오피니언 리더를 타깃으로 지난해 서울 이태원동서 문을 연 아트 클럽이다. 미국 뉴욕에서 컬렉터 및 아트 딜러로 활동하다 귀국, 지난 10여 년간 강남에서 아트딜러로 활동한 이지수 씨가 ‘반(反)강남형’ 갤러리 문화를 정립, 공유해 나가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의 일환. 화려한 강남 거리의 도회적인 익스테리어 대신 이태원동 외국인 주택단지 내 주택을 개조해 아늑하면서도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국내 최초 ‘멤버십’ 아트 갤러리 갤러리 클럽의 회원들은 미술작품 감상과 더불어 클럽에서 공적·사적인 모임을 가질 수 있다. 이는 갤러리의 ‘기능성’을 지향하는 개념으로, 엄선된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에서는 회원들은 작품 구매도 이뤄진다. 또한 기업이든 개인 회원이든 전시작가의 작품을 통해 아트 투자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받을 수 있다.
외국인 주택을 있는 그대로 활용한 복층구조 공간에서는 크고 작은 모임과 파티도 마련된다. 이 관장은 “10년간 청담동서 활동하면서 거품 많은 강남 갤러리 문화에 회의를 느꼈다. 미술작품 자체를 사랑하고, 또 감상하고 싶은 지인들끼리 작가를 만나고 작품을 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실천한 셈이다. 장소가 강북이라 지인들이 많이 말렸지만, 지금은 잘했다 싶고 무엇보다 사업적으로도 하면 되는 아이템이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소정의 가입비 납부와 심사를 거쳐 갤러리 클럽의 회원이 되면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한 전문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는데, 구입을 원할 경우 시장 가격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작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미술품 투자와 마케팅에 관한 ‘맞춤형’ 특강을 비롯해 소규모 음악회, 작가와의 만남 등도 회원만이 누릴 수 있는 문화 행사다. 경우에 따라 아트 투어와 작가 아틀리에 방문도 이뤄진다. 집처럼 편안하고 아늑하게 꾸민 공간에서는 회원들 간의 네트워크 구축과 발전을 위한 크고 작은 행사가 개최된다. 회원의 요청이 있을 시 소규모 세미나 또는 특별한 이벤트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10인 이상일 경우 그랜드 하얏트 서울, 밀레니엄 서울 힐튼 서울과 제휴한 케이터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회원 간 네트워크 확대로 컬렉터층 확대
갤러리 클럽 회원은 외국인 대사, 사업가, 금융계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대부분으로, 강남지역 갤러리 VIP들에 비해 연령이 낮은 것이 특징. 대부분이 컬렉터들로 그들 간의 네트워크 형성과 관계 발전 또한 클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이다.
20~30대의 남성 회원이 많은 것이 특기할 만한데, 이 관장은 “젊은 층 컬렉터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외국인 대사들의 경우 한국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 국내 작가 가운데서도 알려지지 않은 ‘블루칩’ 작가 발굴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는 국내 컬렉터들이 외국 작가 작품에 더 가치를 두는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귀띔했다. 갤러리 클럽에서는 2개월가량에 한 번씩 전시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전시회 오프닝 리셉션에는 회원과 함께 동반한 게스트도 입장할 수 있다. 작가에 따라서는 동반 게스트를 합해 100여 명이 참석해 클럽을 꽉 채우는 경우도 있다.
한편 갤러리 클럽은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관장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지향하는 만큼 자체 수익금의 일부와 각종 기획 이벤트로 모인 기금을 기부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회원들이 갤러리 클럽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하고자 함”이라고 설명했다.
회원은 지정된 오픈 시간 이외에 사전 예약 시 원하는 시간에 클럽을 방문, 작품에 대한 개별적인 설명을 듣고 구매할 수 있다.
글 장헌주·사진 김기남 기자 c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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