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rill Me
2007년 이후 우리나라에서 4번째로 공연되는 뮤지컬 ‘쓰릴미(Thrill Me)’. 2010년 뮤지컬 쓰릴미가 ‘ 배심원석 ’이라고 이름 붙여진 무대 위 관객석과 함께 돌아왔다.250석 규모의 무대는 관객과 배우의 거리를 좁혀 극의 사실감을 더한다. 90분의 러닝 타임동안 계속되는 두 남자의 숨 막히는 연기력이 매력적인 작품 ‘쓰릴미(Thrill Me)’를 소개한다. 공연 일시 : 2010년 5월 12일~2010년 11월 14일 화~금요일 오후 8시,
토·일·공휴일 오후 3·6시(월요일 공연 없음)
공연 문의 : 02-744-4011
공연 장소 : 신촌 더 스테이지 19세기 사상가 니체가 이야기한 초인사상에 빠져, 오로지 자신만의 스릴을 추구하기 위해 일어났던 범죄가 있었다. 1924년 미국 전역을 충격에 빠뜨렸던 전대미문의 유괴 살인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뮤지컬 ‘쓰릴 미(Thrill Me)’는 이 사건을 소재로 만든 섬세하고 자극적인 심리극이다.
이야기는 이렇게 흘러간다. 감옥의 가석방 심의위원회에서 수감자 ‘나’의 일곱 번째 가석방 심의가 진행 중이다. ‘나’를 심문하는 목소리들은 34년 전 ‘나’와 ‘그’가 저지른 범죄에 대해 묻는다.
교외 숲 속에 버려진 어린 아이의 시체와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된 안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나’는 ‘그’와 함께 12세 어린이를 유괴해서 처참하게 살해하기까지의 상황을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어린 나이에 법대를 졸업할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지닌 ‘나’와 ‘그’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가슴을 적시고 이성을 마비시키는 전대미문적 사건의 진실을 찾아가는 뮤지컬 ‘쓰릴 미’는 충격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복잡한 인간 내면을 긴장감 있고 밀도 높게 표현해냈다. 2007년 국내 초연부터 평단의 호평은 물론 탄탄한 마니아층 형성까지 이끌어낸다.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은 분위기다. 작가이자 작곡가인 스티븐 돌기노프(Stephen Dolginoff)는 피아노 한 대와 두 명의 남자 배우를 통해 긴장감, 반전, 격렬함 등을 작품 속에 계산해 놓았다. 전막의 흐름을 담당하고 있는 한 대의 피아노는 이 공연의 세 번째 배우로 칭할 만큼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단순하면서도 강렬한 피아노 연주는 오케스트라가 가질 수 없는 선택된 음악적 감성을 표현해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에너지를 뿜어낸다.
멜로디는 어둡고 음침하지만 조잡하지 않다. 오히려 관객들은 자연스레 극에 빠져들고 두 남자의 복합적 심리인 애증과 사랑, 두려움의 감정들을 드라마틱한 피아노 선율 속에서 느낄 수 있다. 한층 가까워진 무대는 관객이 직접 사건을 목격한 듯한 감정을 느끼게 해줘 극의 사실감을 더한다.
박진아 객원기자 p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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