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rst Ladies’ Fashion] 역사 속 영원한 공주 다이애나
1997년 영국을 넘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 발생했다. 다이애나 비의 사망이 그것. 온 세계가 애도와 추모의 물결로 넘쳤고, 패션계는 진정한 스타일 아이콘인 ‘공주님’을 잃었다. 다이애나 스펜서는 아름다운 공주의 모습을 완벽하게 갖춘 ‘현실 속 공주’이기도 했다.


시폰 케이크 같은 웨딩 드레스 vs 섹시한 복수의 드레스


1981년 7월 29일 세인트 폴 성당에 깔린 레드 카펫 위에는 풍선처럼 부풀어 오른 수천 개의 스팽글과 진주가 달린 드레스를 입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등장했다. 리본과 레이스가 달린 퍼프 소매, 프릴이 달린 칼라의 웨딩 드레스는 물론 전형적인 동화 속 공주의 드레스였지만, 사실은 그 드레스야말로 다이애나의 스타일을 살려주지 못한 ‘최악의’ 드레스라 하겠다.

세월이 흘러 1994년. 런던 서펜타인 갤러리(Serpentine Gallery)의 디너 파티 때 다이애나가 입었던 블랙 플리츠 시폰 드레스는 엄청난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바로 그날 밤 찰스 왕세자가 매스컴에서 공식적으로 불륜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First Ladies’ Fashion] 역사 속 영원한 공주 다이애나
어깨가 시원하게 드러나는 오픈 숄더, 몸을 감싸는 실루엣과 전체적으로 주름이 잡힌 블랙 드레스에 진주 장식을 한 마놀로 블라닉의 힐을 신은 다이애나의 드레스는 그리스 출신의 크리스티나 스탐 몰리안이 디자인한 것으로 ‘복수의 드레스(revenge dress)’란 별명이 붙었다. 우아하고 당당하며 또한 섹시한 그 드레스는 누가 더 매스컴의 주목을 받느냐는 싸움에서 다이애나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1997년 생을 마감한 다이애나는 지금도 외모만큼 아름다운 패션 아이콘으로 기억된다.
1997년 생을 마감한 다이애나는 지금도 외모만큼 아름다운 패션 아이콘으로 기억된다.
오프 숄더 드레스 & 초커 목걸이


‘복수의 드레스’에서 알 수 있겠지만, 어깨 라인이 시원하게 보이는 오프 숄더 드레스는 다이애나의 시그니처 룩 중 하나다. 찰스 황태자와 약혼 후, 1981년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런던 골드스미스 홀의 자선 파티에서 눈부시게 까만 오프 숄더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다이애나는 사진작가들과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First Ladies’ Fashion] 역사 속 영원한 공주 다이애나
이를 시작으로 다이애나는 왕실 담당 영국 디자이너 브루스 올드필디가 제작한 벨벳 오프 숄더 가운과 1987년 독일 본의 연회장에서 보여준 티아라와 오프 숄더 벨벳 블랙 드레스의 매칭 등 자신에게 어울리는 룩을 알게 된 듯 싶다.

스타일링에는 원칙이 없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네크라인이 올라가면 길고 화려한 목걸이가, 네크라인이 내려가면 목에 딱 붙는 초커 스타일(choker style)의 목걸이가 대체로 잘 어울린다.

네크라인이 깊게 내려간 오프 숄더 드레스에 잘 어울리는 목걸이는 초커 스타일링인데, 그녀는 어릴 때부터 초커 스타일 목걸이를 선호한 듯하다.

초커 스타일은 벨트처럼 옷 매무새를 단정하게 하며 오프 숄더 같은 옷을 입을 경우, 어깨 라인을 더 우아하고 깔끔하게 한다. 복수의 드레스의 둥근 사파이어와 진주로 장식된 초커 목걸이부터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등 화려한 다이애나의 초커 스타일 목걸이를 감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