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동일한 종목에 투자한 두 개의 펀드 중 하나는 75배가 오르고 다른 하나는 185배가 오르는 것이 가능할까. 펀더멘털 인덱스 회사인 리서치 어필리에이츠(Research Affiliates)가 1962년부터 2004년까지 S&P500 지수에 투자했을 경우를 가정해 나온 투자수익률에서는 가능했다.

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지수의 구조와 같이 시가총액을 바탕으로 한 비중대로 투자할 경우 75배의 투자수익이 가능했다. 185배가 가능한 투자는 지난 몇 년간 지수 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펀더멘털 지수(Fundamental Index) 전략을 적용해 기업의 매출 수치를 바탕으로 인덱스의 비중을 바꿔서 투자했을 경우 나온 수익률이었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이 시장 수익을 목표로 투자할 때 선택하는 것이 인덱스 펀드다. 지금은 별로 새로울 것이 없지만 처음 지수 위주의 수동적 투자전략이 나왔을 때는 그 효율성에 대해 업계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인덱스 펀드는 미국 최대 뮤추얼펀드 회사인 뱅가드(Vanguard)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뱅가드 펀드가 미국 증시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의 움직임과 비례한 수익이 나온다는, 대단치 않게 들리는 수익률을 목표로 내세우자 경쟁업체들은 겨우 주가지수와 같은 정도의 수익률을 보자고 누가 투자를 하겠느냐며 조롱했다.

하지만 뱅가드 펀드는 1975년에 관리자산 총액 1100만 달러에서 현재 900억 달러가 넘는 메가 펀드로 성장했다. 결국 미국의 투자자들은 펀드 매니저의 능력에 따라 들쑥날쑥한 투자수익보다는 남만큼만 하는 정도에 더 편안함을 느낀 것이다.

인덱스 펀드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데 있어 수익률의 안정감을 주는 중요한 앵커 역할을 하게 되지만 시가총액에 따라 종목 비중이 결정됨에 따라 본의 아니게 성장종목 위주로 변할 수 있다.

높은 성장률을 보여준 종목들로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오르게 되면 시가총액의 증가로 인해 성장주의 인덱스 비중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국 과대평가된 주식 비중이 높아지고 저평가된 주식 비중이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펀더멘털 인덱스 방식은 인덱스에 포함된 종목은 같아도 매출과 수익, 배당 등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을 바탕으로 비중을 변화시켜 가치 위주로 인덱스 성향을 바꿀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시가총액 위주가 아니기 때문에 인덱스 구성 기업 중 작은 회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지수 투자의 또 다른 투자전략은 시장평균(Equal Weight) 인덱스다. 여기서도 지수에 포함된 모든 종목은 동일하지만 시가총액이나 다른 조건에 상관없이 모든 종목을 똑같은 비율로 지수를 구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S&P500에서 기존 지수와 시장평균 지수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1990년부터 2008년까지 시장평균 지수의 수익이 기존 S&P500 지수보다 연 평균 1.5% 상회했다. 단 약한 장세보다 강한 장세에서는 기존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장세 방향에 따라 어떤 전략이 유리하냐는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인덱스에 투자하는 수동적 스타일의 투자자도 포트폴리오를 좀 더 날카롭게 다듬을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는 점이다.

유럽발 금융위기,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유전 유출사건 마무리 등 발등의 불은 꺼졌지만 아직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기에 산재해 있는 문제들이 많아 조심스러운 투자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Up-Front in US] 펀더멘털 인덱스 vs 시장평균 인덱스
김세주


베어스턴스(Bear Stearns) 투자 컨설턴트
찰스슈왑 (Charles Schwab) LA 한인타운점 지점장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투자 컨설턴트
현재 엑셀런스 에셋 매니지먼트(Excellence Asset Management) 상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