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 필자가 음식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쓰고, 방송이나 잡지에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나 기사를 자주 쓰다 보니 환자들로부터 “원장님, 한의원 어디서 하세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양의사인 필자가 음식에 커다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서양의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히포크라테스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유명한 명의 허준 선생도 음식이 바로 최상의 약이라는 것을 항상 강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병의 최소 30%에서 최대 90%까지는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 탓에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부동의 발병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위암은 탄 고기와 생선, 짠 음식 등을 즐기는 우리의 식생활 문화에 원인이 있다. 따라서 탄 고기, 탄 생선, 짠 음식을 가급적 피하고 비타민C가 많은 과일과 채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을 억제해 주는 마늘,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는 브로콜리 등을 꾸준히 섭취한다면 위암에 걸릴 확률을 그만큼 낮출 수 있다.
먹을거리는 이처럼 암의 발병률을 낮출 만큼 중요하다. 특히 더운 여름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체력의 손실이 심해 먹을거리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우리 몸에서 비타민, 미네랄과 함께 단백질의 보충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더운 여름날 야외에서 땀을 흘리고 운동을 할 경우에는 이 같은 영양분의 보충이 더욱 더 필요하다.
이에 따라 발달한 게 다양한 보양식이다. 우리나라는 지역에 따라 삼계탕, 보신탕, 민어 등 다양한 보양식이 발달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기는 보양식은 궁합이 맞는 보충식품과 함께 먹을 때 효과가 배가된다. 한국인들이 즐기는 보양식과 궁합에 맞는 보충식품은 다음과 같다.
1. 삼계탕 : 복날 음식으로 가장 많이 찾는 대중적인 보양식이다. 닭고기는 육질이 연하고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잘 어울리는 보양식이다. 대추, 밤, 인삼, 찹쌀 등을 넣어서 푹 고아내기 때문에 국물도 진국이다. 필자도 가장 즐겨먹는 여름 보양식이다.
하지만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매일 먹으면 금세 비만 환자가 되고 만다. 당뇨병, 비만환자, 고지혈증 환자, 고혈압 환자 등은 반계탕을 먹거나 껍질과 국물은 되도록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식이섬유와 비타민이 부족하므로 식사 때 채소를 같이 먹고 식후에는 과일 한 조각을 먹도록 한다. 키위는 여러 가지 비타민과 소화효소가 있어 식후 과일로 좋다.
2. 육개장 : 쇠고기를 잘게 찢어 넣고 각종 채소를 넣어서 푹 끓인 육개장도 단백질, 비타민, 식이섬유가 풍부하기 때문에 여름철 보양식으로 제격이다. 단, 짜게 먹을 경우에는 몸이 붓고 혈압이 올라가며 살이 찔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싱겁게 만들어 먹는 것이 좋다. 비타민이 약간 부족하기 때문에 식후에 자몽이나 귤을 먹는 것이 좋다.
3. 장어 : 장어는 특히, 일본에서 여름철 보양강장 식품으로 즐겨 찾는 음식이다. 고지방, 고단백으로 많은 영양소, 특히 단백질과 피부 미용에 좋은 비타민A가 풍부하다. 칼로리가 높기 때문에 매일 먹는다면 비만뿐만 아니라 심장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장어 간에는 비타민A가 매우 많이 함유돼 있는데, 임산부가 계속 섭취하면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있다. 지방이 많으므로 지방의 흡수를 억제하는 버섯과 같이 먹는 것이 좋고 식후 과일로는 지방분해를 돕는 자몽이 제격이다.
이승남(강남베스트클리닉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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