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용 외환은행 WM센터 지점장

김기용 지점장은 1988년 입사해 22년간 외환은행에 몸담아왔다. 현재 WM센터 지점장으로 있는 그는 “현명한 투자자들은 루머에 쉬 현혹되지 않는 반면 실행은 상당히 빠르다”고 말한다. 최근 자산 시장을 변동성이 큰 시장으로 보고 있는 그에게 현 시점에 맞는 자산관리법을 들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2~5% 수준의 위안화 절상이 예상되면서 우리 환율 시장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의 환율 변동을 예상하십니까.

“일단 위안화 환율을 결정하는 통화 바스켓(Basket) 내 원화가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원화 역시 강세 가능성이 있습니다. 2010년 1분기 대외 수출 중 대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26%에 이릅니다. 중국과의 교역규모가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동반 강세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최근 유럽지역 리스크 희석에 따른 유로 반등과 달러 약세로 이머징 통화가 공히 강세를 보인다는 점, 국내 조선사의 잇단 선박 수주 소식과 외국인의 주식 순매수 행진, 마지막으로 올 한해 경상수지 흑자 폭이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원화 강세를 예상해 볼 수 있습니다. 연말경 1050~1100원대가 형성될 가능성은 높습니다. ”

여러 가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하반기 주식시장은 괜찮을 듯합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업 실적뿐 아니라 각종 경제지표 등을 보면 실물 부문은 양호합니다. 반면 유럽 리스크로 인한 불안 심리로 국내 증시가 올 들어 두 번이나 1550포인트에 근접하는 불안한 흐름을 상당기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유럽 리스크가 일정 부분 해소되면서 정상화 국면으로 진입하는 시점이라 판단됩니다. 이에 따라 3분기는 그간 매물벽을 소화하는 구간이 될 것이며, 4분기에 접어들면 상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 기업들의 실적 예상치를 보면 1850포인트 내외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얼마 전까지 압구정점에 있었는데, 강남의 고액자산가들은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던가요.

“그 어떤 자산에 대해서도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리스크가 큰 상황으로 보고 있는 거죠. 머니마켓펀드(MMF) 등 대기성 계좌에 상당한 잔액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이 같은 사실을 대변합니다.

부동산은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라는 인식에도 불구하고 최근 재건축 아파트를 비롯해 버블세븐지역의 아파트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금리가 인상되면서 가계금융 비용 부담이 추가적인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남유럽 금융위기, 중국 긴축 등 여러 대외 악재가 일부 해소됐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남아 있습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이 같은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 투자를 할 생각은 아직 없는 듯합니다.

일부 공격적인 투자자만이 경기 회복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를 예상해 원자재 펀드에 일부 투자를 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또 일부는 원금을 지킬 수 있는 코스피(KOSPI)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종목 장세에는 랩어카운트를 선호하는 투자자들도 많을 듯한데요.

“맞습니다. 인덱스가 크게 변하지 않는 요즘 같은 때는 랩어카운트를 찾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도 2009년 12월 가입분을 보면 10~15% 정도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테마를 잘못 선정할 경우의 위험은 감안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지수 상승을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분들이 지수형 ELS에 관심을 보입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외환은행이 작지만 내실 있는 은행’이라고 합니다. 외환은행만의 차별화된 상품과 외환 서비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소개 바랍니다.


“외환은행은 국내 최대 외국통화 백화점으로 38종류의 외화현찰과 7종류의 여행자수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사이버환전서비스는 거래은행에 관계없이 누구나 인터넷으로 환전하고자 하는 외화, 수령지점, 수령일을 지정해 방문하면 미리 준비된 외화를 수령할 수 있습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응원을 위해 출국한 우리 국민도 외환은행 창구나 사이버환전서비스를 통해 남아공 통화인 랜드화로 환전해갔습니다.

외환은행에서만 가능한 일이죠. 최근 위안화 절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중국 위안화 여행자수표도 외환은행에서만 구입이 가능합니다. 위안화 현찰 구입보다 환율도 저렴하고 통화 분산효과와 환차익을 기대하는 고객들께 적합한 상품입니다. 가장 많은 해외지점과 현지법인 환거래은행망을 보유하고 있는 외환은행은 신속하고 정확한 송금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해외지점 및 현지법인을 통해 30분 이내 자금을 수령할 수 있는 신번개 해외송금서비스는 여행경비의 분실 및 도난 등으로 긴급한 자금이 필요한 해외여행자나 유학생들에게 요긴하게 사용될수 있습니다. 통장에 입금만 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자동으로 해외송금 되는 쉽고 편리한 이지원(easy-one) 외화송금 서비스 또한 외환은행만의 특허상품입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많은 은행들이 PB사업을 강화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외환은행만의 강점을 들라면 어떤 것을 들 수 있을까요.

“외환은행은 2010년부터 새로운 몇 가지 PB(Private Banking)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PB 고객 고령화에 따라 실버고객에게 특화된 상품으로 가업승계 컨설팅·유언신탁· 부동산처분신탁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가업승계 컨설팅 서비스는 가업승계에 따른 사전적인 세무 컨설팅을 통해 최적의 가업승계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이고, 유언신탁 서비스는 유언서 작성지원, 보관 상속재산의 집행 및 재산의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입니다.

특히 유언자 사망 시 고객의 유지를 상속인에게 전달하는 유훈통지 서비스를 금융권 최초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처분신탁 서비스는 대형 고가의 부동산이나 권리관계가 복잡해 처분이 어려운 부동산, 잔금 정산까지 장기간이 소요돼 소유권 관리에 안전을 요하는 부동산 등을 효율적으로 처분해 주는 신탁제도입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서울뿐 아니라 국외 고액자산가들도 많이 아는 것으로 압니다. 그들만의 재테크 노하우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첫째, 고액자산가들은 루머에 움직이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고액자산가들은 원금보전에 강한 집착을 보입니다. 그래서 루머나 소문에 움직이지 않을 뿐 아니라 비교적 정확한 정보도 확인에 확인을 거친 다음 투자를 결정합니다.

고액자산가들 중에 주식투자를 선호하는 분들이 드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에 빠르고 정확한 정보에는 신속하게 움직입니다. 어느 날 고객 한 분이 오셔서 고액 자금을 인출하길래 왜 인출하느냐고 여쭸더니 그냥 긴급하게 필요한 곳이 있다고만 하더군요.

나중에 알고 보니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정보를 듣고, 아파트를 구입하려고 예금을 인출하신 거더라고요. 미술품도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유명 작가의 작품은 별로 선호하지 않으세요.

경매를 이용하지도 않고요. 대신 국내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해외 신진 작가의 작품을 직접 구매하십니다. 고액자산가들은 이처럼 돈이 된다고 생각하는 정확한 정보에는 신속하고 빠르게 투자를 결정하지만 그렇지 않은 허황된 소문에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Dinner with PB] “유럽 리스크 해소, 하반기 증시 낙관”
지금까지 많은 자산가들을 만나셨는데, 베스트와 워스트를 꼽으라면 어떤 분을 꼽을 수 있을까요. 선택한 이유도 함께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만난 고객 중에 유럽에서 투자자문사를 운영하는 회장님이 계십니다. 10년 전에 만났을 때 그분은 이미 10년 후의 국내 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면서 시대에 맞춰나가려면 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도 10년 후를 말씀하시면서 국내 금융이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고 하시죠. 또한 한번 맺은 인연에 대해서는 소중히 여기면서 신뢰관계를 맺은 상대에서 대해서는 전폭적인 지지를 해주십니다. 그래서 자산관리도 전폭적으로 맡기고 포트폴리오 내에서 운영토록 믿고 맡기십니다.

수익창출에 대한 부담은 더 되지만 PB로서의 자부심도 같이 느끼게 해주니까 좋습니다. 워스트라기보다는 간혹 안타까울 때가 있긴 합니다. 1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 주변에 친구나 친지, 심지어 자식들에게까지 외면당하는 분들이 있거든요.

너무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서요. 그런 분들 보면 좀 안타깝습니다. 점심값을 아끼려고 저희 직원 식당에 와서 점심을 얻어먹곤 하시는 모습을 볼 때면 정말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어떻게 자산관리를 하십니까.

“제 경우는 자녀 학자금, 노후자금 등을 따로 관리합니다. 예를 들어 노후자금은 사내에서 운영하는 사원복지연금을 중심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원복지연금은 일종의 주식형 적립식 펀드로 운영되는데, 중도 해지가 안 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합니다.

자산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투자 목적을 먼저 정하는 것입니다. 뚜렷한 투자 목적 없이 수익률만 좇다 보면 큰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투자 목적을 주택구입자금, 노후자금, 자녀학자금, 결혼자금, 상속자금 등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에 따라 투자 기간, 기대수익률, 자금 규모 등을 정해야 합니다. 투자 목적에 따라 자산 포토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자산관리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 목표로 하는 자산 포트폴리오는 미국과 달리 소유개념의 주거문화를 감안할 때 부동산 50%, 주식 30%, 채권 15%, 현금 5%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식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현 시점에서는 국내 주식에 65%, 해외 주식에 35% 분산투자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도 대형주 펀드·인덱스 펀드 등 핵심 펀드에 80%, 원자재 펀드·중소형주 펀드·테마형 펀드 등 위성 펀드에 20% 정도를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