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투자 해외 사례

개인 섬을 소유하는 것은 세계적인 명사들에겐 필수적인 요소다. 늘 사생활 노출에 시달리는 유명 인사들에게 개인 섬만큼 편안한 휴식처도 없다. 이 때문에 풍경이 좋은 지역의 섬들은 나오기가 무섭게 부호들의 재산 리스트로 올라가기 일쑤다.
섬 소유는 글로벌 부호들의 로망
얼마 전까지 세계 언론의 관심은 그리스를 향해 있었다. 유럽 발 금융 위기를 초래시켰다며 유럽연합(EU) 회원국 간 갈등의 단초를 제공한 그리스에 대해 앙켈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그리스가 국가위기(sovereign risk)를 해결하기 위해선 섬과 같은 부동산을 비롯해 국내 자산의 상당수를 매각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단 그리스 정부는 독일 등 일부 EU 회원국들이 제기하는 자국 부동산 매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지만 채무 구조조정 방안으로 섬이 나왔다는 것은 외신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에게해에 펼쳐진 그리스의 섬들은 글로벌 부호들에겐 로망 그 자체다. 무엇보다 풍경이 세계에서 으뜸이다. 부호들이 그리스 위기에 관심을 갖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번 그리스의 재정 위기가 그들에게는 꿈과 같은 그리스 섬들을 헐값에 사들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리스 내부에서 “이러다 파르테논 신전까지 팔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괜한 소리는 아니다. 물론 이 같은 어려움은 비단 그리스 정부에만 해당되는 사항이 아니다.

선박왕 아리스토텔레스 오나시스 소유의 개인 섬 스코르피오스(Skorpios)도 지난해부터 매물로 올라오고 있다. 이 섬은 오나시스를 세계적인 명사로 만든 대표 아이콘이다. 1968년 오나시스와 재클린의 결혼식도 바로 이 섬에서 열렸다.

현재 스코르피오스의 소유자는 오나시스의 외손녀인 아티나 루셀 오나시스로 지난해에는 전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빌게이츠와 매각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당시 루셀 오나시스가 제시한 금액은 1억5000만 유로(약 1826억 원)였다.

규모가 12만1405㎡(3만6725평)인 이곳을 위키피디아 백과사전은 “남쪽에서 북쪽까지 섬 전체가 하나의 울창한 산림이고 곳곳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심어져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개인 섬을 소유하는 것은 세계적인 명사들에겐 필수적인 요소다. 늘 사생활 노출에 시달리는 유명 인사들에게 개인 섬만큼 편안한 휴식처도 없다. 이 때문에 풍경이 좋은 지역의 섬들은 나오기가 무섭게 부호들의 재산 리스트로 올라가기 일쑤다.

해변이 길게 늘어져 있다면 값은 더 올라간다. 희소성의 가치도 부자들이 개인 섬을 선호하는 이유다. 우리도 마찬가지지만 해외에서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섬은 그다지 많지 않다.

물론 살 수 있는 사람도 제한적이다. 기본이 100만 달러다. 이들에게 섬은 부를 과시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개인 섬 중개업체인 프라이빗 아일랜드 온라인(www.privateislandsonline.com)에는 세계 각국의 섬들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영국 BBC의 여행 전문지 패스트 트랙 리포트(2007년 6월호)는 부자들이 좋아하는 개인 섬 조건으로 첫째, 육지에서 배로 90분 이내 거리 둘째, 외국인 토지소유권 셋째, 식수 넷째, 정치·경제 안정 여부를 꼽았다.

이 보고서는 “정치·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나라의 토지는 값은 싸지만 그만큼 위험도가 높다”며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아시아 국가 상당수가 외국인들의 토지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영국 버진(Virgin) 그룹의 CEO인 리처드 브랜슨은 카리브해에 있는 네커 아일랜드(Necker Island)를 소유하고 있다. 브랜슨은 네커 아일랜드에 자신만의 리조트를 짓고 그곳에서 휴가를 보낸다.
섬 소유는 글로벌 부호들의 로망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는 이 섬은 태고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어 할리우드 배우, 유명 스포츠 스타들 사이 최고의 휴양지로 인기다.

그가 이 섬을 30만 달러에 사들여 리조트를 지은 뒤 한 주에 32만9000달러(3억7500만 원)의 사용료를 받으며 유명 인사들에게 임대하고 있다. 조지 마이클, 마이클 더글러스, 오프라 윈프리, 스티븐 스필버그, 데이비드 베컴 등이 애용하고 있으며 구글 설립자인 래리 페이지는 이 섬에서 성대한 결혼식을 열었다.

할리우드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지난 2005년 카리브해 연안 블랙어도르 카예(Blackadore Caye)를 인수했다. 약 39만6694㎡(12만 평) 규모로 휴양지 벨리즈, 앰버그리스 카예와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벨리즈는 지난 1996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천혜의 관광지다.

이밖에 영화배우 멜 깁슨은 피지에 있는 마고 섬을 지난 2008년 1500만 달러(171억 원)에 매입했으며 작고한 말런 브랜도 역시 말년에 태평양 폴리네시아에 있는 테티아로아(Tetiaroa)라는 개인 섬에서 수년간 지냈다.

조니 뎁은 서인도제도 영국령 바하마에 있는 18만2101㎡(5만5087평) 크기의 폰드 케이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소설 <보물섬>의 작가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은 당시로선 드물게 개인 섬을 구입해 집필 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밖에 현재 샤론 스톤, 스티븐 스필버그, 클린트 이스트우드 등도 개인 섬을 소유하고 있다.

회사가 섬을 구입해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디즈니 산하에 있는 크루즈 전문기업 디즈니 캐스트웨이 케이는 세계 곳곳에서 무인도를 개발해 호텔 리조트, 빌라와 크루즈 등을 연계시킨 관광상품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로카, 시나몬드, 바카르디, 듀폰과 같은 유럽의 가족 경영 기업들은 스페인 미노르카, 그라나다와 미국 워싱턴주 메릴랜드 부근에 각각 개인 섬을 매입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명 인사들이 개인 섬으로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어딜까.
섬 소유는 글로벌 부호들의 로망
프라이빗 아일랜드 닷컴에는 고객들의 선호 지역으로 폴리네시아 제도와 카리브해, 에게해, 스코틀랜드 해안가 등을 꼽고 있다. 이들 지역은 경치가 아름다운 데다 육지 내지는 인구가 많은 큰 섬과 인접해 있어 이동이 편리하고 유사시 대처하기가 쉽다는 이점이 있다.

이 사이트에는 특히 뉴질랜드 사우스폴 인근 섬을 글로벌 부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 중 한 곳으로 소개하면서 그 이유로 핵 전쟁 시 가장 안전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송창섭 기자 reals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