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e Verde, Costarica

열대우림의 모험과 도전, ‘스릴 생태 관광’
‘풍요의 해안(rich coast)’이라는 뜻의 국호를 가진 코스타리카. 미 대륙의 잘록한 허리부분에 위치한 이 나라에서 가장 풍요로운 것은 관광자원이라 할 수 있다.

자연보호구역과 국립공원이 70여 개에 달해 전 국토의 27%를 차지하며 각종 정글투어, 어드벤처로 세계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중미의 생태보고, 자연국립공원 몬테 베르데
출발이다. 긴장의 순간이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스카이 트렉을 타고 열대 정글을 헤치고 질주하면, 파란 하늘을 가르는 무한 창공의 짜릿한 쾌감을 체감할 수 있다.
출발이다. 긴장의 순간이다. 시속 60km로 달리는 스카이 트렉을 타고 열대 정글을 헤치고 질주하면, 파란 하늘을 가르는 무한 창공의 짜릿한 쾌감을 체감할 수 있다.
코스타리카는 북쪽으로 니카라과, 동쪽으로는 파나마와 접해 있으며 해변은 카리브 해와 태평양 양쪽에 모두 걸쳐 있다.

열대우림에 속하는 코스타리카는 다양한 생물군을 보유해 생태와 환경의 보고로 꼽힌다.

북서쪽의 니카라과 접경지대부터 남동쪽의 파나마 접경까지 화산들과 자연공원이 이어진다.

특히 1951년 미국의 퀘이커 교도들에 의해 조성된 몬테 베르데는 원시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대표적인 생태 관광지다.

코스타리카의 수도 산호세에서 북쪽으로 약 100km 떨어진 몬테 베르데는 생태주의자들의 천국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야생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자연국립공원 주변의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정글 탐사, 깊고 험한 정글 사이를 로프로 연결해 탐험하는 스카이 트렉 등 다양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산호세에서 몬테 베르데로 가는 길은 그리 평탄치 않다. 생태주의자들의 보존 고집 때문에 2시간 동안 먼지 폴폴 나는 비포장 산길을 달려야만 한다.

도로가 좁고, 팬 곳도 많아 여행자를 괴롭히지만 산세와 멋진 풍광 덕분에 그 어려움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다.
산길을 헤쳐 나가며 머리를 스치는 느낌 하나. 이 길이 포장되면 관광객 증가로 생태계 훼손문제가 제기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열악한 교통문제 때문에 열대우림이 잘 보존되고 있고, 전 세계의 많은 자연주의자와 생태학자를 자석처럼 끌어 모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자연국립공원은 코스타리카 전 국토의 12%를 차지하고 있으며, 산림 보호구역과 인디언 보호구역까지 합하면 27%에 이른다.

열대지역인 코스타리카는 우기와 건기, 두 계절만 있다.

기온은 거의 변하지 않으며 온도에 영향을 주는 것은 주로 고도로, 몬테 베르데는 해발 1150m 높이에 있어 청량한 기후다.

최저 기온이 평균 섭씨 15도이고 최고 기온은 평균 섭씨 26도를 유지하고 있다.

정글 탐사의 주요 볼거리는 850여 종에 이르는 조류로 찬란한 색조의 케찰, 남색 머리를 한 벌새, 마코 앵무새, 투칸 등이 대표적이다.

코스타리카의 열대우림에는 1400여 종이 넘는 열대나무와 네 종의 원숭이, 나무늘보, 아르마딜로, 재규어, 맥 등 우리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특이한 동물들이 살고 있어 보는 이들을 놀라게 한다. 나비정원도 진기하기 그지없다.
1. 생태 천국, 몬테 베르데의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맛도 일품이다. 2. 열대우림의 다양한 식생들을 온몸으로 체험해 보자. 3. 몬테 베르데 산악길을 오르다 보면 정겨운 소떼들도 자주 만난다. 4. 유러피언 관광객들이 산악 트레킹 코스를 유심히 살핀다. 5. 나비가 마치 부엉이 같지 않은가. 가야 볼 수 있다. 출발!
1. 생태 천국, 몬테 베르데의 비포장도로를 질주하는 맛도 일품이다. 2. 열대우림의 다양한 식생들을 온몸으로 체험해 보자. 3. 몬테 베르데 산악길을 오르다 보면 정겨운 소떼들도 자주 만난다. 4. 유러피언 관광객들이 산악 트레킹 코스를 유심히 살핀다. 5. 나비가 마치 부엉이 같지 않은가. 가야 볼 수 있다. 출발!
커다란 온실로 된 나비정원에 들어가면 날개가 투명한 나비, 나무 잎사귀처럼 생긴 나비, 부엉이를 닮은 나비, 호랑무늬 나비 등 이루 형용할 수 없이 다양한 나비들의 파노라마가 동화처럼 펼쳐진다.

허공을 가르는 모험, 스카이 트렉
색조가 아름다운 전형적인 열대우림 구관조
색조가 아름다운 전형적인 열대우림 구관조
정글을 헤치고 가다 보면 신기한 장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허공을 가르며 인간이 새처럼 날고 있는 것이다. 언뜻 보면 파란 하늘 위를 날고 있는 한 마리 새와 같다.

깊고 험한 정글 사이를 로프로 연결해 정글과 정글 사이를 탐험하는 것이다.

이름하여 스카이 트렉(sky trek)으로 50m, 100m, 200m, 350m 등 다양한 쇠줄에 롤러를 걸고 카라비나에 목숨을 의지한 채 정글을 이동하는 모험 레포츠다. 위험하기 짝이 없지만 이 코스는 이미 전 세계인들에게 인기 만점인 관광 상품이다.

외국인들과 함께 스카이 트렉 라인에 들어선다. 까마득한 계곡을 내려다보자, 가슴이 쿵쾅 쿵쾅 뛰면서 철렁 내려앉는 듯하다.
전 세계에서 모인 스카이 트레커들은 두려움과 스릴을 동시에 체험한다.
전 세계에서 모인 스카이 트레커들은 두려움과 스릴을 동시에 체험한다.
잠시 후 숨 돌릴 틈도 없이 몸은 이미 허공에 매달려 있고, 강철 롤러와 로프가 빚어내는 일정하고도 둔탁한 쇳소리를 들으며 정글을 가른다.

눈 아래로는 아찔한 낭떠러지로 깊은 계곡과 열대우림만이 아득하게 보인다.

시속 60km로 열대우림 위의 허공을 가르기에 인간의 몸은 아찔함을 넘어 그저 스쳐가는 바람이 된다.

짜릿한 흥분과 스릴감을 느끼는 모험은 장장 2시간 반 동안 쉼 없이 11차례나 계속 이어진다. 즐거움과 공포를 동시에 느끼면서 몇 차례 로프를 타다 보면 마치 타잔처럼 정글 이곳저곳을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짜릿한 비명을 지르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

겁 많은 여행자들은 ‘스카이 워크(sky walk)’에 도전해볼 만하다. 스카이 트렉이 롤러와 카라비나에 의지해 정글을 탐험하고 허공을 가르는 쾌감을 느끼는 모험이라면, 스카이 워크는 하늘에 매달린 6개의 출렁다리를 두 발로 밟아가며 정글의 동식물들과 열대 밀림의 신비로움을 체험하는 것이다.
8. 정글 속을 헤치고 가다 보면 총 천연색 나비들과 자주 조우한다. 9. 스카이 트렉을 마치고 서로의 짜릿한 추억을 나누며 환담하는 여행자들 10. 앵무새들도 몬테 베르데의 한 식구다. 11. 전갈류와 특이한 곤충들이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8. 정글 속을 헤치고 가다 보면 총 천연색 나비들과 자주 조우한다. 9. 스카이 트렉을 마치고 서로의 짜릿한 추억을 나누며 환담하는 여행자들 10. 앵무새들도 몬테 베르데의 한 식구다. 11. 전갈류와 특이한 곤충들이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다소 스릴감은 떨어지지만 출렁다리 위에서 열대 정글의 변화무쌍함을 감상할 수 있다. 적당한 모험심으로 무장한 여성 여행자들에겐 안성맞춤이다.

몬테 베르데는 아직 미답의 여행지로 원시 자연 체험과 동시에 인간 정서 치유의 힐링 체험을 가능케 하는 자연주의자들의 고향 같은 곳이다.

그래서 코스타리카 정부는 나라의 이미지를 ‘환경과 관광산업의 천국’으로 남기려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려는 마음, 그리고 끝없는 환경 사랑, 그렇게 코스타리카 몬테 베르데는 인간에게 휴식과 경이로움을 안겨주는 영원한 모험의 원시 세계다.


Travel Tips


● 찾아가는 법
열대우림의 모험과 도전, ‘스릴 생태 관광’
국제선 항공편은 산호세의 후안 산타마리아 국제공항으로 도착하지만 산호세에서 북서쪽으로 217km 떨어진 리베리아에 있는 공항이 새롭게 등장해 제2국제공항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갈 경우 미국과 캐나다의 주요 도시들을 연결하는 항공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밴쿠버와 LA를 이용해 코스타리카로 가는 것이 최단 코스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여러 여행사들이 코스타리카로 투어를 계획하지만 주로 고급 여행자들 대상이며 비싼 편이다.

미국에서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를 거쳐 코스타리카까지 육로로 여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스타리카와 니카라과 사이의 주요 국경 통과 장소는 페나스 블랑카스(Penas Blancas)로 서부 연안에 있다.

● 스카이 트렉

몬테 베르데에서는 대자연을 배경으로 한 정글 투어, 조류 관찰, 스카이 트렉 등 다양한 활동을 체험하며 자연 속에서 심신을 치유할 수 있다.

열대 정글 체험이 가능한 보호구역 아레날(Arenal) 입장료는 미화 60달러이며, 스카이 트렉은 성인기준 44달러이고, 스카이 워크는 17달러로 그리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그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된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은 www.skytrek.com을 참고하면 된다.

● 주요 숙소

몬테 베르데의 입구가 되는 것은 산타 엘레나라는 작은 도시다. 이곳에서 자연보호구 입구까지 5km의 도로변에 호텔이나 서양풍의 민박, 선물가게, 카페테리아 등이 드문드문 이어져 있다.

몬테 베르데를 체험하지 않더라도 조용한 산악 리조트의 분위기를 띠는 산타 엘레나의 마을에서 쉬면서 심신을 재충전하는 기회로 삼아도 좋을 것이다.

숙박비는 고급 숙소의 경우 100달러가 넘지만 일반 여행자가 쉬기에 무난한 별 세 개의 호텔들은 30~50달러면 충분히 묵을 수 있다. 몬테 베르데 국립공원 안에도 스위스인이나 미국인이 경영하는 숙소들이 있지만 요금은 조금 비싼 편이다.

● 여행 시기

기후로 보자면 12월 하순에서 4월 중순까지의 건기가 가장 상쾌하다. 그러나 이때는 사람이 많이 몰리므로 당연히 가격도 비싸지고 호텔 객실도 구하기 쉽지 않다. 우기에는 몇몇 도로들이 지나지 못할 정도로 잠기거나 폐쇄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시기에 방문하는 것도 오히려 다양한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일이며 우기 때는 훨씬 조용해진다. 4월, 5월, 10월 중순에서 12월 중순은 양쪽 모두 최적의 여행 시기다.
열대우림의 모험과 도전, ‘스릴 생태 관광’
글·사진 함길수 자동차 탐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