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환석 리솜리조트 사장

“테마가 있는 명품리조트로 승부”
요즘 리조트 업계는 대형화 종합화 경쟁이 한창이다. 스키장 골프장 워터파크 등을 한 곳에 지어 4계절 전천후 휴양지로 탈바꿈하는 리조트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객실 수도 크게 늘려 규모의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리조트 업계는 여전히 ‘외화내빈’에 시달리고 있다. 전국 수십 개에 달하는 대형리조트 중에서 실제 수익을 내는 곳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리솜리조트는 이런 리조트업계에서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서해안 지역에 있는 안면도 오션캐슬과 덕산 스파캐슬을 운영하고 있는데 두 곳 모두 이익을 내고 있어서다. 서환석 사장은 “리조트마다 고객의 관심을 끌만한 테마를 만들어 낸 것이 수익을 내고 있는 이유”라며 “우리만의 철학을 갖고 명품리조트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서 사장을 만나 리솜리조트의 차별화 전략과 향후 사업계획을 들어봤다.

리솜리조트는 어떤 회사인가.

“테마가 있는 명품리조트로 승부”
“96년에 ‘안면도 국제해양개발 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창업자이신 신상수 회장님은 오랫동안 리조트 회사에서 세일즈 업무를 담당하시다가 안면도에 콘도를 짓는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만드셨다.

당시 충청남도는 안면도에 세계 꽃박람회를 유치해놓고 고급 숙박시설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IMF외환위기로 인해 투자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신 회장님은 안면도에 투자를 유치해 오션캐슬을 지었고 결과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2005년 7월에 덕산에 스파캐슬을 개장해 운영해오고 있다. 2005년에 회사 이름을 엠캐슬로 바꿨다가 지난해 국제적인 리조트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리솜리조트로 변경했다.”

덕산은 어떻게 개발하게 된 건가.

“덕산은 당초 롯데가 콘도사업을 위해 건물을 짓던 곳이었다. 지하와 지상 2층까지 구조물을 만들었지만 분양에 실패했다. 우리가 안면도에서 성공한 것을 지켜봤던 롯데 측에서 인수를 요청해왔다. 사실 당시만 해도 온천은 사양산업이었다. 그래서 내부에서는 인수를 하지 말자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전 세계를 돌면서 검토를 한 결과 스파와 온천에 펀(Fun)을 가미한 테마파크로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더구나 롯데가 이미 부지매입과 인허가 등 개발에 필요한 절차를 모두 마친 상태에서 비교적 싼 값에 내놨기 때문에 결국 인수를 결정했다. 세계적으로도 온천을 이용한 워터파크는 드물다. 또 테마파크 수영장에 급류풀을 만든 것도 우리가 처음이었다. 결과적으로 창의적인 리조트 개발로 성공을 이끌어 냈다고 본다.”

안면도와 덕산 리조트의 운영 상태는 어떤가.

“큰 성공이었다고 자부한다. 두 곳 모두 완공 전에 100% 분양이 이뤄졌다. 분양 후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다. 사실 국내 리조트 중에서 수익을 내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그런데 안면도와 덕산은 모두 이 안에 들어간다. 연간 매출기준으로 따지면 안면도는 120억 원, 덕산은 340억 원 수준이다.

리조트가 잘되려면 입지가 좋고 풍광이 좋아야 한다. 또 시설물도 그에 걸맞게 고급화돼야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야 한다. 안면도와 덕산은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실 서울 사는 사람이 여행을 가면 동해안과 서해안으로 가는 비율이 90 대 10일 정도로 서해안 축은 외면을 받아왔다. 특히 안면도 오션캐슬이 문을 열기 전에는 이런 현상이 훨씬 더 심했다.

그러나 오션캐슬과 스파캐슬이 들어선 이후 덕산과 안면도는 돈 많은 사람들이 쉬러가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우리는 서해안 관광개발에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테마가 있는 명품리조트로 승부”
리조트 성공조건의 하나로 맛있는 음식을 꼽았는데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가.


“우리는 호텔식 리조트를 추구한다. 그래서 리조트 내 객실을 호텔형과 콘도형으로 구분해 호텔형에서는 취사를 금지시키고 있다. 이런 방침은 제천에 새로 짓는 리조트에 더 확대돼서 적용될 것이다.

리조트 내 식당은 리솜리조트에서 100% 직영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특급호텔 출신의 한식조리사를 스카우트했다. 리솜리조트 한식조리사의 20%는 특급호텔 출신들이다.”

성공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과거 우리 리조트 산업은 체인형 리조트가 주도했다. 전국 각지에 콘도를 지어서 고객들에게 어디를 가도 콘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고 소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어디를 가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 우리는 그래서 리조트에 테마를 가미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기 오면 이것만은 특별하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것 말이다. 여기에 재미(Fun)를 더했다. 테마와 재미를 추구하는 리조트는 질리지 않는다. 안면도의 확 트인 바다는 강원도 어디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풍광을 자랑한다. 그러나 이런 장점 외에도 스토리가 있는 테마를 가미함으로써 다른 리조트와 차별화 한 것이 고객의 호응을 받았다고 본다.”

안면도 덕산에 이어 제천에도 리조트를 개발하고 있는데 충청도에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이유가 있는가.

“리조트를 운영하는 회사가 대부분 대기업이고 리조트도 강원도에 집중돼 있다. 출발부터 달랐던 우리는 강원도가 아닌 곳에서 그에 못지않은 가치를 지닌 곳을 찾았다. 강원도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해서는 승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충청도에도 안면도 같이 풍광이 뛰어난 곳이 있어서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리조트 사업을 해오면서 부동산 개발로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 우리는 리조트의 가치에 대해서 고민을 하면서 철학을 갖고 개발을 했지만 땅 자체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동안 사업을 하면서 토지매매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많았지만 단 한 번도 돈을 벌기 위해 땅을 사지는 않았다. 우리는 리조트 개발을 위한 토지 외에는 보유 토지가 없다.”

올해 10월에 개장하는 리솜포레스트 제천은 어떤 리조트인가.

“앞서 얘기했듯이 우리 리조트에는 테마가 있다. 안면도는 바다이고 덕산은 스파라면 제천은 산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마운틴 캐슬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울창한 나무숲에 서광이 비치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제천 포레스트가 그렇다. 확 트인 바다를 보고 압도되듯이 제천 포레스트도 보는 이를 압도하는 풍광이 있는 곳이다.

리조트의 큰 트렌드는 ‘재미’를 지나 ‘쉼’으로 가고 있다. 제천포레스트는 재충전과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을 리조트에 접목시킬 계획이다. 한국자연의학연구원의 이시형 박사가 만든 자연치유형태의 대체의학프로그램을 리조트에서도 그대로 가동할 계획이다. 리조트에는 또 유비쿼터스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으면서도 편리하게 리조트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중소형 리조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른 리조트와의 제휴는 고려해보지 않았나.

“샤넬이 루이비통과 손을 잡지 않은 것은 자기만의 철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역시 우리와 같은 철학을 공유하는 회사는 없다고 본다. 다른 곳과 제휴를 한다면 분명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게 다다. 장기적으로는 색깔을 잃고 고객의 외면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단기적으로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철저한 회원제를 추구한다. 우리의 주인은 회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인터넷 객실판매도 하지 않는다. 회원이 아닌 사람이 객실을 예약할 수 없고 회원이 대신 예약을 해주더라도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는 객실료를 비싸게 물린다.”

필리핀과 중국에서도 리조트 사업을 하고 있는데.

“리조트 사업을 하면서 골프장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그래서 중국은 위해에 있는 18홀 골프장을 지난해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안면도와 덕산 등 기존 회원들은 이 골프장을 회원대우로 이용할 수 있다.

올해 5월에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필리핀 리조트 개발은 투자금액만 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수빅만에 골프장과 호텔을 짓는 프로젝트인데 종합리조트를 추구하고 있다. 내년에 골프빌리지 건설부터 착수할 예정이다. 워낙 규모가 큰 사업이어서 해외 유명 리조트관련 업체들과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향후 어떤 사업계획을 가지고 있나.

“강원도 고성에 새로운 테마 리조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3월에 구체적인 계획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도에도 미국 MGM과 테마파크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건은 아직 양해각서 수준이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테마를 가진 리조트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앞으로 리솜리조트는 이런 특징을 살려서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리조트를 건설할 것이다.”

글 김태완·사진 서범세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