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자동차가 혼나고 있다. 이는 한 기업의 문제라기보다는 일본 國運(국운)의 흐름, 즉 매서운 겨울을 지나고 있는 일본을 상징하고 있다.

품질 하면 일본, 일본 하면 품질이었다. 작고 정교함의 대명사인 일본의 국가 브랜드에 금이 가고 있다. 도요타자동차의 리콜 사태야말로 무너져가는 ‘Quality Japan’ 의 현 위상이라 하겠다.

도요타자동차가 어떤 회사인가! 그간 무수한 경영학자들이 이 회사를 찾아가 귀찮게 하면서 경영방식을 벤치마킹하고 논문을 써대던 그 도요타였다.

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것도 榮枯盛衰(영고성쇠)를 피해가지는 못하는 법, 필자는 아주 오래 전부터 2009년이 되면 도요타자동차에 만만치 않은 역경이 닥쳐오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물론 필자도 어떤 역경인 줄은 알지 못했다. 그걸 알면 귀신이지 사람이랴! 어떻게 해서 이런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 이유를 밝힌다.

세상의 모든 일은 시작으로부터 36년이 지났을 때 그 일의 옳고 그름, 내지는 성패가 판가름이 나도록 되어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 발전하면 그 다음에는 72년의 시점에서 다시 강력한 태클이 들어온다. 이 태클마저 넘어서면 다시 72년의 시간이 주어지도록 되어있다.

도요타자동차에도 이 셈법을 적용하면 된다. 이 회사가 생겨난 것은 1937년이었다. 그러니 36년을 더하면 1973년이 된다. 당시 석유 파동으로 미국인들이 연비가 좋고 기름이 적게 드는 소형차를 선호하기 시작했으니 이런 흐름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자동차가 바로 도요타였던 것이다. 도요타자동차는 이후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계속 높여갔고, 마침내 최고의 자리에까지 올라설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시작으로부터 72년을 더해보자. 1937 더하기 72는 2009가 된다. 그러니 2009년에 와서 도요타자동차는 글로벌 영속 기업의 마지막 관문에 봉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도요타가 이번 시련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는 필자도 알지 못한다. 하지만 6년, 그러니까 2015년까지 이 시련을 극복해낸다면 세계 최고의 자동차 메이커로 자리를 굳히게 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

아쉬우니 이런 셈법의 예를 하나 더 들어보겠다. 일본의 소니, 전자기업이다. 1946년에 창업한 이 회사는 36년이 지난 1982년에 콤팩트디스크(CD)라는 첨단 기술을 내놓으면서 업계를 완전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 이후 행보가 이상해졌다. 외국인 경영자를 영입하고 영화 등의 소프트 터치 방면에 주력하면서 좌절을 겪게된 것이다. 지금의 소니는 이제 삼성전자에게 밀려도 한참 밀려버렸다.

소니는 창업 이후 72년이 지난 2018년에 가서 존폐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리라 본다. 도요타처럼 승승장구하다가 이번 위기를 맞이한 것이 아니라 이미 기울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들은 일본에 비하면 아직 시한이 더 남아있다. 훨씬 젊다. 자본주의와 기업의 역사가 아직은 짧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에게도 시련은 예외 없이 닥쳐올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를 보자. 1968년에 시작했으니 36년을 더하면 2004년이 된다. 이 무렵에 와서 삼성전자는 이미 제1의 전자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점하기 시작했다. 이제 기초는 탄탄해진 것이다. 하지만 방심할 일은 아닌 것이, 1982년에 시작한 반도체 사업이 2018년으로서 36년이 된다는 점이다. 이 고비를 확실하게 넘겨야만 삼성전자의 앞날이 훨씬 밝아질 것이다.
도요타자동차 리콜사태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