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가을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오피스시장은 불황의 골이 깊어졌다. 오피스빌딩의 임대수익성이 악화되면서 투자수익률도 동반 하락하는 등 전체적인 오피스시장의 하락세가 강해졌다.

이러한 동향은 국토해양부에서 발표하는 서울과 6대 광역시 500동의 공실률 및 투자수익률 조사 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이 자료를 보면 우선 2009년 3/4분기 공실률은 전국 평균 9%로 전분기에 비해 1%포인트나 상승하였다. 서울의 경우는 공실률이 7.2%로 2002년 조사 이래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오피스빌딩의 투자수익률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09년 3/4분기 전국 오피스빌딩의 투자수익률은 전분기보다 0.45%포인트 하락한 1.48%를 기록하였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경우는 전분기보다 0.69%포인트나 하락하였다. 이와 같은 오피스시장의 전반적인 하락세는 오피스임대시장에서의 수요 증가가 뚜렷하지 못한 반면, 매매시장에서는 오피스빌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결과로 매매가격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오피스시장에 작년 연말 이후 강남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공실률이 낮아지는 등 개선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공실률 추이로 보면 공실 증가 추세가 완화되면서 임대시장이 안정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매분기 증가하던 서울지역 오피스시장의 공실률이 작년 4/4분기에 처음으로 증가세가 멈추거나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다만 지역 간에는 차이가 있어 공실률이 급속하게 증가하던 강남 오피스시장의 경우는 공실률이 낮아진 반면 도심지역은 공실률이 더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도심지역의 경우 임차인들이 임대료가 비싼 대형빌딩에서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저렴한 중소형 빌딩으로 이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강남지역의 경우에는 높아진 공실로 인해 임대료가 크게 하락한 결과로 외부지역의 임차인까지 이 지역으로 이전해 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즉 강남 시장에서 표면 임대료가 크게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결국 무료 임차기간(rent free)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임대료를 낮춘 결과 공실이 줄어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공실 감소 추세가 일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올해만 하더라도 신규 오피스 공급이 대량으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에서만 120만㎡ 이상의 오피스가 신규 공급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대량의 신규 공급은 다시금 서울지역의 공실률을 높이는 원인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임대시장의 동향으로 보면, 향후 매매시장에서의 투자수익성도 당분간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피스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2008년 4/4분기에서 2009년 상반기까지 지수가 상당히 낮아졌으나, 이후 오피스빌딩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빠르게 회복되었다. 그 결과 임대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수익률은 다시금 금융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되돌아가게 되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오피스 임대시장이 크게 회복되기 어려운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투자용 오피스빌딩 부족으로 매매가격만 계속 오르게 되면 오피스빌딩의 수익성은 더욱 나빠지게 될 것이다. 즉 내재가치에 비해 투자 빌딩의 가격이 지나치게 높아투자위험성만 높아지는 바람직하지 못한 양상이 될 우려가 있다. 이렇게 보면 본격적인 오피스 시장의 회복을 논하기에 아직 시장 상황은 이른 감이 있다.
오피스시장은 회복되고 있는가?
이상영
미래에셋부동산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