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서 즐기는 만찬의 기쁨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 디자인

최근 자연 소재를 접목시킨 인테리어 디자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아파트와 주택은 물론 상업 공간에 이르기까지 자연을 주제로 한 인테리어는 이른바 대세다.

몇 해 전 화려하거나 트렌드에 민감했던 디자인이 강세를 보였다면, 요즘에는 자연 소재가 내부로 들어와서 공간을 다양하게 표현한다.

이번에 소개되는 현장은 가공되지 않은 나무와 돌 등을 활용해 공간을 재구성한 사례이자, 공간을 하나의 생명체로 표현한 디자이너 이진규 씨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중국 베이징에 자리한 한식당
‘강산에Ⅰ & 강산에Ⅱ’

베이징 조양구에 있는 ‘강산에Ⅰ’은 품격 있는 한국의 외식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한국 전통 음식점이다.

강산에Ⅰ은 중국의 상류층 고객을 타깃으로 무언가 새롭게 차별화된 공간으로 만든 현장이다. 여기에 한국 식문화 공간인 만큼 자연주의적인 소재를 현대적으로 연출했고, 쾌적한 공간을 제안해 고객들이 편안하게 쉬고 호흡할 수 있도록 했다.

홀은 입구 로비를 중심으로 하여 양쪽으로 구성돼 있는데 홀 한가운데 개울을 중심축으로 개울가 한쪽에는 독립된 룸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한쪽은 오픈된 좌석 공간으로 구성됐다.

중간 즈음 다리를 만들어 개울을 더 가까이서 접할 수 있도록 만든 것도 독특하다. 전체적으로 흙, 돌, 나무 등 순수한 물성을 통해 자연의 정서를 느낄 수 있도록 포커스를 맞췄다.

최근 중국은 눈부시게 발전하는 중국의 경제와 함께 외식문화도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시기에 발맞춰 한국의 고급 외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강산에 2호점’이 베이징 서쪽 해정구에 오픈했다.

공원 안에 자리한 이곳은 기존 1층 건물을 2층으로 증축했고, 건물 전체의 디자인과 건물 주위 조경공사와 함께 진행됐다.

지리적 위치가 공원임을 감안해 건물 앞에는 약 60m에 이르는 개울을 만들었고, 돌다리를 건너 건물 내부로 진입하게 만들었다. 내부는 ‘서정적 자연주의’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한국과 아시아의 가옥을 서정적으로 변형함과 동시에 고향의 뒷동산을 산책하면서 만날 수 있는 개울, 풀, 돌, 나무 등의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치 실내공간이 아닌 외부의 정원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입구 우측에는 우리 전통가옥의 누마루를 형성하여 밑으로는 개울물이 흐른다.

홀 중앙에는 커다란 바(Bar)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전이나 숯불갈비 등의 음식을 손님 앞에서 직접 요리되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음식을 단순히 먹는 맛이 아닌 오감을 통하여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베이징의 명소
‘무명원’

베이징 왕징 중환남로에 있는 ‘무명원’은 그동안 대학부속건물 1층에 있어서 주로 대학생들과 근처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이름 없는 음식점이었다.

손님이 지어준 이름 덕분인지 이제는 이 지역 명소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꽤 오래된 음식점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원래 건물 전면은 표정 없는 통유리로 내부 전체가 들여다보이는 구조였는데, 이를 과감히 콘크리트 벽체를 형성해서 조그만 창을 통해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건물 하단에 잔디를 심어 생동감 있는 표정으로 탈바꿈시켰다.

홀 내부는 원초적인 물성을 지닌 콘크리트로 여백의 미를 강조했고, 나무가 지닌 따스함과 부드러운 느낌을 위해 콘트리트와 나무를 접목해 조화를 꾀했다.

이는 이곳이 담백하면서 나무향기가 가득한 공간이 되기를 원했기 때문이다.

파사드 전면의 작은 창은 담소를 나누면서 식사하는 즐거운 모습을 담는 하나의 와이드 모니터로 만들었다.

소박하면서 담백한 레스토랑 ‘올리브 가든’

강산에 2호점 지하 1층에 위치한 ‘올리브 가든’은 오리엔탈 음식을 주로 파는 레스토랑이다.

원래 건물 내부를 통해서 진입하는 구조였지만, 외부에 진입 계단을 새롭게 만들어 단독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이곳은 동양적인 선의 정적인 기운과 수묵화로 표현되는 자연을 전위적인 시각으로 해석해서 풀어 본 공간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오브제 성격을 띤 캐셔 겸 리셉션 데스크가 나오는데, 이곳을 콘크리트 조각품을 제작해 전시물처럼 보여 주었다.

전체적으로 이곳은 원초적인 물성을 지닌 소재를 사용해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느낌의 선의 기운이 느껴지도록 함과 동시에 생동감을 잃지 않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동서양의 분위기가 하나로 ‘파가니니’

‘파가니니’는 이탈리아의 바이올리니스트 겸 작곡가의 이름을 따 만든 레스토랑이다. 북경시 해정구에 있다.

중국 고건축에는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전벽돌이 있는데, 다행히도 오래된 전벽돌을 구해 파가니니의 음악을 연상하면서 벽체를 구성해 보았다.

천장은 박공 형태의 통나무 구조체가 지닌 아름다움을 연출하기 위해 고재를 별도로 구입해 이곳에 접목시켰다.

홀 전면의 창은 개폐가 가능하도록 만들어 건물 앞에 형성된 개울을 배경으로 자연의 숨결이 공간 내부로 확장되도록 했다.

전체적으로 오래된 소재를 사용해 과거의 시간을 통해 품위 있으면서 담백한 기운이 감돌도록 만들었다.

홀 뒤쪽에는 공간에 여유를 주어 서울에서 공수해온 20년 전 대형 스피커를 설치했다.

이는 음악과 인테리어가 접목되어 동서양의 분위기를 동시에 만끽하기 위함이다.

글 이시정 까사온라인사업부 팀장·자료제공 이진규 Neo Desig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