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건강인센터 유태우 원장

신건강인센터 유태우 원장은 8년 전 다이어트 경험을 통해 스스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후 그는 환자들에게 ‘건강진단 믿지 마라’, ‘병원도 믿지 마라’, ‘내 몸을 믿어라’라고 말한다. 행복도 건강도 훈련이 필요하다는 유 원장의 건강관리법을 소개한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2008년 3월, 유태우 원장은 서울대 의대 교수직을 그만두었다. 대학병원을 그만둔 데 대해 주변에서는 의아해 했지만 그는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오랫동안 계획해온 질병 완치를 위해 신사동에 신건강인센터를 열었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에 비해 달라진 것은 그리 많지 않다. 일주일에 3일은 진료를 보고, 나머지 3일은 신건강센터 일을 보거나 글을 쓴다.

집도 그대로고, 하는 일도 그대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이 훨씬 행복하다고 말한다. 자기 인생에서 가장 잘한 일이 대학병원을 나온 일 같다고 했다.

1년 15kg 감량 후 달라진 치료법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삶에는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살던 방식 그대로 사는 것과 지금과는 다른 삶을 선택하는 것이다. 유 원장은 이를 테면 다른 삶의 방식을 선택한 건데, 그는 그 변화에 무척 만족하고 있었다.

그는 하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삶의 기준이 달라졌다고 했다. 대학병원 있을 때는 의사나 동료들 중심으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국민이 삶의 지표이자 기준이 된 것이다.

“신건강인이란 말은 제가 만든 말인데, 신건강인의 13가지 특성이 있어요. 그 12번째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사람’입니다. 흔히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 몸도, 사고도 경직되거나 줄어든다고 생각하죠. 저는 그렇지 않다고 봐요. 나이가 들면서 몸, 사고, 일, 관계도 성장할 수 있다고 봅니다.”

평생을 두고 성장할 때 비로소 건강도 행복도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이론이다. 그는 이를 ‘삶의 의학’이라고 불렀다.

삶의 의학은 유 원장의 다이어트 경험에서 출발했다. 8년 전 유 원장은 자신을 건강하게 바꾸기 위해 다이어트를 했다.

당시 그는 키 175cm에 체중 79kg이었고, 배가 나와 35인치 바지를 입고 다녔다. 다이어트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64kg까지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 그 후 진료방법이 많이 바뀌었다.

대부분의 약물치료는 자신의 몸을 바꾸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치료이므로 자신의 몸을 바꿀 수 있는 사람에게는 그 사람만의 적절한 방법을 찾아주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병은 필요에 의해 생기기도 합니다. 우울증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우울증은 지금까지 심신을 너무 혹사시켰으니 좀 쉬라는 신호일 때가 있습니다. 우울증에 빠지면 몸도 생각도 게을러지거든요. 그런 분들은 치료를 안 하고, 그냥 내버려 둡니다.”

일종의 자기방어기제인 셈인데, 이 같은 경우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조회 시간에 쓰러지는 학생이 대표적인 예다.

순간적으로 쓰러지는 것은 뇌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기 때문인데, 쓰러지면서 머리가 낮아져 자연스럽게 피가 잘 통하게 된다. 물론 뇌졸중은 위험하지만 이처럼 일시적인 현상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우리 몸은 스스로 치료하는 능력이 있다. 삶의 의학 치료법은 이같이 인간에게 내재된 잠재능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유 원장은 환자가 찾아오면 “어디가 아프냐?”고 묻는 대신 왜 사는지, 누구와 더불어 사는지, 삶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는 개인의 상황에 맞게 ‘내몸훈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내몸훈련은 먼저 내몸알기 검진부터 시작한다. 검진을 통해 질병의 있고 없음은 물론, 현재 몸과 마음의 상태, 미래에 겪을 질병과 삶의 질 등을 평가한다.

둘째 단계는 목표 설정. 내몸훈련의 결과로 나타날 목표와 필요한 기간에 대해 미리 협의하는 단계이다. 최종 셋째 단계는 정해진 목표와 기간에 따라 이를 실천하는 훈련법을 코치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 몸을 스스로 통제하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죠. 결과는 놀랍습니다. 예전에는 3개월~6개월이 걸렸는데 최근 들어 기간이 짧아지고 있어요. 다이어트를 예로 들까요. 예전에는 15kg 빼는데 6개월이 걸렸다고 지금은 3개월도 걸리지 않습니다.

요요현상을 걱정하는 분들이 계신데, 남의 도움으로 살을 빼면 요요가 생기지만 자시 스스로 살을 빼면 요요현상도 생기기 않습니다. 아토피나 만성질환 등도 이런 과정을 통해 치료가 됩니다.”

아무거나 잘 먹는 대신, 짠 음식은 삼가
“자전거와 오토바이로 몸과 마음을 행복하게”
내몸훈련을 통해 만들어지는 사람이 바로 그가 말하는 신건강인이다. 신건강인은 몸과 더불어 마음도 건강하고, 가족과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사람을 말한다. 멀리서 찾을 것도 없다. 유 원장 본인이 신건강인의 원형이다.

그의 삶은 비교적 단순하다. 아침 5시에 기상해 돈암동에서 신사동까지 스쿠터로 출근을 한다. 샤워 후에는 하루 일과를 본다. 진료가 있는 날은 진료를 보고 그렇지 않은 날은 회사 일을 보거나 글을 쓰며 하루를 보낸다.

5~6시 사이에는 한강둔치로 나가 자전거를 탄다. 퇴근 후에는 가급적 약속은 잡지 않고, 대부분 가족과 함께 빈둥대며 논다. 그는 머리를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마냥 빈둥대는 것도 즐긴다. 그리고 늦어도 10시 전에는 잠자리에 든다. 그는 지금의 삶이 만족할 만큼 행복하며 건강하다고 느긋하게 말했다.

“예전에는 돈암동 집에서 신사동까지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했어요. 대학로에서 사고가 난 후로는 자전거 도로에서만 타요. 지금은 스쿠터로 출퇴근을 하는데, 시속 100km까지 나와요. 출퇴근하면서 하늘도 보고 지나치는 경치도 보고 그러죠. 의정부, 과천, 안산까지는 스쿠터를 이용합니다.”

그는 스쿠터 말고 레저용으로 가와사키를 한 대 더 가지고 있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 10년 안에 해야 할 두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그 중 하나가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었고, 나머지가 대학병원을 그만두는 것이었단다.

목표대로 5년 전 오토바이에 취미를 붙였는데, 그 재미가 쏠쏠하단다. 그는 가와사키가 최고 시속 180km까지 나온다고 자랑했다.

음식은 딱히 가리는 것이 없다. 아무거나 잘 먹는 게 중요하다. 단 하나 원칙이 있다면, 절대 짜게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랫동안 싱겁게 먹다보니 아예 짠 음식을 못 먹는다.

자주 가는 콩나물 해장국집이 있는데, 평소에는 육수를 쓰지만 그가 가면 육수대신 맹물을 쓴다. 설렁탕을 먹을 때도 소금을 넣어본 적이 없다.

그의 생활을 들여다보면 규칙적인 생활, 운동, 짠 음식 삼가기 등 몇 가지 건강한 습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게 하나가 있다. 바로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이다.

“차를 살 때 사람들은 흔히 엔진의 성능을 묻고 연비를 체크하고, 얼마나 폼이 나는지를 생각합니다. 저는 그 기준이 달라요. 이 차를 타고 얼마나 행복해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요. 삶의 목표를 정할 때도 마찬가집니다. ‘내 나이가 몇이니까 이 정도 위치는 돼야지’ 하는 생각이 결국 불행을 초래하거든요. 결과보다 과정을 즐기면 힘들 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 건강 TIP >

유태우 다이어트의 핵심 지침

1. 일하는 시간의 10%는 휴식에 사용한다.
2. 다이어트 중에는 술을 끊는다.
3. 운동은 하루에 30분이면 충분하다.
4. 물을 많이 마신다.
5. 처음 하루는 굶고, 그 뒤에는 반씩 먹되 세 끼를 일정한 양으로 유지한다.
6. 매일 칼슘우유 1잔, 생야채 3개를 먹는다.
7. 식사는 20분 이상 한다.

< 행복 TIP >

즐겁게 일하기 위한 유태우의 실천사항

1. 5시 이후에는 빈둥거린다.
2. 항상 다른 사람을 만나려고 노력한다.
3. 오토바이, 번지점프 등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한다.
4. 매일 다른 식당에 가서 다른 메뉴를 골라 먹는다.
5. 실패는 금방 잊어버리고, 성공만 오래 기억한다.
6. 항상 현재에 만족한다.
7. 지금도 좋지만 더 좋아지려고 항상 노력한다.

유태우

신건강인센터 원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부교수
서울대학교 가정의학과 과장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과장
서울대학교대학원 예방의학 박사

글 신규섭·사진 이승재 기자 wawoo@moneyr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