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래 마리앤느 대표

도심 공동주택의 힘, 서초동 트라팰리스
아파트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거형태로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대 이후부터다. 아파트지구제도 도입에 따라 민간 기업이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면서 아파트가 급속하게 보급되었다. 민간 기업들은 특히 중대형 아파트 단지 건설에 관심을 보였다. 이때 지어진 아파트가 반포, 압구정, 청담, 도곡, 잠실, 이수, 원효, 이촌, 여의도 등 12개 지구의 아파트들이다.

시작은 1973년 건설된 영동아파트다. 이를 신호탄으로 서울 강남지역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건설되었다. 한 해 뒤인 1974년에는 여의도 지구에 삼익주택과 한양주택이 건설되었는데, 중대형 중심으로 지어졌다.

오랫동안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불린 압구정 한양아파트는 1976년과 1979년에 지어졌는데, 이는 민간 기업이 대단지 건설에 참여한 시범 사례이다. 압구정 한양아파트는 모두 7차례에 걸쳐 최고 15층 높이의 40개 동, 3000여 가구로 구성되었다.

105.6~264㎡로 들어선 압구정 현대아파트를 필두로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신반포 한신아파트와 경남아파트, 방배동 삼호아파트, 논현동 경복아파트 등이 오랫동안 강남 아파트 시장을 이끌었다. 모두 같은 시기에 지어진 이들 아파트들은 2000년대 들어 재건축 붐으로 타고 다시 한 번 강남 부동산 시장의 맹주 역할을 했다. 이때부터 아파트가 고급 주택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신혼부부들이 선호하는 강남 아파트의 장점
도심 공동주택의 힘, 서초동 트라팰리스
강남 아파트의 명성은 생활의 편리성에서 비롯된다. 잘 닦인 도로와 전철, 백화점, 마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 여기에 우수한 교육환경은 강남을 최고의 거주지로 만든 일등 공신이다.

생활의 편리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젊은 부부들이 강남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다. 신혼 2년차 주부인 김영래 마리앤느 대표가 서초 트라팰리스를 선택한 이유도, 무엇보다 강남의 거주 인프라를 모두 누릴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시댁이 근처예요. 결혼을 준비하면서 자연스럽게 시댁 근처에 집을 알아봤죠. 여러 곳을 알아 봤지만 여기가 딱인 것 같더라고요. 아파트도 여러 곳을 봤는데, 너무 소란스러워서 저희한테는 별로더라고요. 여긴 정말 조용하거든요. 레지던스 호텔 같은 느낌이 들어요. 교통도 편리해요. 저도 남편도 사업을 하는데, 강남에 있으면 여러 모로 편리해요.”

부동산 전문가들이 좋은 주택을 선정할 때 가장 먼저 꼽는 것이 교통의 편리성이다. 특히 맞벌이 부부에게 교통의 편리성은 매우 중요한 조건이다. 고유가 시대에 더 빛을 발하는 주택이 직주근접형 주택이다. 직주근접형 주택이란 말은 그래도 직장에서 가까운 주택이다.

2008년 부동산114(주)가 회원들을 상대로 한 인터넷 조사 결과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조사에 따르면 동일한 지역에서 가격대와 평형대가 유사한 조건일 경우 대중교통 접근성이 아파트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을 나타났다. ‘대중교통 접근성’은 연령이 낮을수록 더 중요하게 여겨 20대에는 전체의 절반이 넘은 50.4%가 선택한 반면, 50대에는 31.1%가 교통의 편리성을 선택하였다.

직주근접형 주택의 교통비 절약뿐 아니라 개인 시간 활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출퇴근에서 남는 여유 시간을 여가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초 트라팰리스는 이 같은 장점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김 씨는 자랑한다.

연예인이 살 정도로 프라이버시 철저하게 지켜져

강남 한가운데 있는 서초 트라팰리스는 기존 아파트에 비해 전용면적은 그리 넓지 않다. 그러나 실내에 들어서면 호텔과 같은 구조에 눈길이 간다. 햇살이 드는 거실과 상대적으로 넓은 침실이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일반 아파트에 비해서는 좀 좁아 보이죠? 그래도 저희 둘이 지내기에는 아늑하고 좋아요. 다른 분들이 여기 와서 평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부엌을 보고 놀라세요. 그러면서 ‘음식 안 해 먹느냐?’고 물으시는데, 할 건 다해요. 제가 쓰기엔 이 정도 크기만 해도 충분한 것 같아요.”
도심 공동주택의 힘, 서초동 트라팰리스
새 신부 같은 풋풋함이 남아 있는 김 씨는 학교를 졸업하고는 승무원으로 일했다. 사스사태를 보고 항공사를 그만둔 후에는 한동안 승무원 유니폼을 만드는 가게를 했다. 지금은 역삼동과 반포, 대치동에 의류 매장을 두고 있다. 현재 거주하는 트라팰리스는 매장 3곳과 모두 가까워 관리하기에 편하다.

편리함과 함께 안전성도 이곳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다. 늦게까지 매장을 열기 때문에 밤에 외출할 일이 많다. 여자 몸으로 밤 외출을 하기는 아무래도 무섭다.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그런 걱정은 없다고 했다.

“저희가 여기 이사 오기 전에 가수 이효리 씨가 여기 살았대요. 연예인들이 프라이버시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해요. 안전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기고요. 그런 연예인이 살았다니까 더 믿음이 가더라고요.”

5살 연상의 남편과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는 김 씨는 연애할 때 감정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했다. 운동을 하든, 영화를 보든 항상 손잡고 같이 한다. 요즘 그녀가 열성을 보이는 것이 골프다. 준프로급 실력을 갖춘 남편이 그녀의 코치. 아파트 내에 골프연습장이 있어 굳이 밖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우리 아파트가 4년 된 아파트인데, 관리를 잘해서 새 아파트 같아요. 골프연습장, 헬스장도 관리가 잘 돼 있어요. 시설도 괜찮고요. 그렇다고 저희 같은 신혼부부들만 있는 건 아니고요, 어르신들도 꽤 사는 것 같아요. 아파트 안에서 웬만한 건 다 해결되니까, 이보다 좋을 순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