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년은 건설경기 부양을 위한 적극적인 정부정책과 금융시장의 안정화로 인해 부동산이 큰 변동을 보였던 한 해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 처지에서는 투자관심은 높지만 여전히 투자 시점을 결정하기에는 어렵게만 느껴질 뿐이다. 그렇다면 2010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결론부터 내린다면 2009년의 정책과 시장흐름이 그대로 유지되고, 더불어 침체된 국내경기의 반등 기대감과 정치적인 변수가 시장을 이끌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사업 추진이 완만한 상승세 견인

2009년은 재건축아파트 가격의 상승이 큰 이슈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사업추진이 이루어진 경우는 그다지 많지 않다. 즉 호가위주의 거래행위가 시장가격을 뒤흔들어 놓았다고 볼 수 있는데, 2010년은 현실화된 사업추진으로 인해 수도권 전역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강남권의 저층 대단지인 개포주공단지, 반포주공단지, 가락시영단지뿐만 아니라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외면 받던 증층 규모 재건축단지의 사업추진에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 중 한 개의 단지만 추진되어도 지역적인 가격파급 효과는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주변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예상보다 높을 것으로 판단되고, 전세가격의 상승은 자연적으로 매매가격의 상승으로 귀착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그에 따라 강남권의 가격상승 여파는 그 외의 지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권의 입주물량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고 예전과 같은 ‘묻지마 투자’ 행태의 주택구입비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010년 주택시장의 최대 분기점은 2/4분기라고 판단되며, 이후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정치적 변수 기대

부동산은 결국 국내 경제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즉 2010년 부동산 시장은 정부정책의 비중은 낮아지고, 국내 거시경제 변수의 안정성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은행이 2010년 경제성장률을 4.6%로 내다보고 있으며, 대외 경제상황도 점차 호전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고용증가, 물가상승, 임금상승 등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10%가 넘는 높은 실업률이 가장 큰 걸림돌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거시경제지표는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물가상승은 실물투자수요를 자극하게 되는데, 향후 금리인상 조치가 내수 진작을 위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2010년 또한 저금리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또한 부동산 정책효과가 크게 작용하는 정치적 변수로는 6월 동시지방선거로 후보자들마다 지역적인 개발호재를 건드릴 가능성이 높다. 예를 들면, 뉴타운 추가지정, 교통여건 개선, 기반시설 확장, 산업단지조성 등이 부동산 시장을 끊임없이 흔들어놓을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부동산 시장, 완만한 상승세 기대

수급불균형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세 지속

2010년 수도권의 전세가격은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는 반면 서울지역 전세가격의 불안정세는 지속적으로 서민들을 괴롭힐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수도권 입주 예정물량이 17만4617가구로 2000~ 2008년 평균 입주물량 17만831가구보다 오히려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 서울시는 주택 공급 5만9200호, 주택 멸실은 총 5만8600호로 전망하고 있다.

수도권 내 멸실주택 비율이 낮고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에 전세가격은 안정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나 서울지역의 공급이 은평뉴타운, 일부 강북재개발지역에 편중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세가격의 완충역할을 하기에는 역부족이 될 것으로 판단되고, 특히 강남권 재건축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전세가격은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2010년은 제 때 팔고, 제 때 사는 것이 관건

2009년 주택·건설 활성화를 위한 조치로 갖가지 조세특례제한법상 혜택이 주어진 한 해였지만 그 혜택들이 대부분 2010년이면 종료된다. 우선 다주택자에 대한 한시적 중과세 폐지·완화가 2010년 말까지만 적용된다. 2주택 이상을 보유했다면 2010년 말까지 처분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2009년 1월 1일부터 2010년 12월3 1사이에 새로 취득한 주택은 그 후 언제 양도하더라도 일반세율을 적용하게 된다. 그러한 점에서 1주택자가 집 한 채를 추가로 구입하기를 원한다면 2010년 내 취득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부동산 시장, 완만한 상승세 기대

토지보상자금에 따른 주변지역 풍선효과는 줄어들 듯

국토해양부는 올해 토지보상자금을 2008~2009년(22조~23조 원)보다 다소 많은 26~27조 원 정도로 책정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30조 원이 훌쩍 넘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토지보상금으로 대토(代土)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신규 취득농지면적이 수용농지의 50% 이상이거나 토지보상자금의 1/3 이상이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 토지보상자금의 30~35% 수준이 부동산 투자자금으로 흘러들어오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토지보상에 따른 부동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토·채권보상이 활성화시키기 위해 대토상한 면적이 기존 330㎡에서 990㎡로 확대되고, 채권보상을 지급원칙으로 하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체토지취득을 위한 풍선효과는 크지 않은 반면 수도권 내 아파트·상가에는 이전과 같이 투자수요의 이동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서울지역의 재건축아파트나 강북지역의 재개발매물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수도권 일대 토지투자는 기존의 용인, 이천, 여주지역보다는 김포, 화성, 시흥, 의왕 등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

지방 아파트 시장은 안정세 유지

지방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2008년 12월에 비해 26%의 감소세(2009년 11월 기준)를 보이고 있다. 지방건설사의 경영난으로 공급물량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정부의 미분양대책으로 소진율이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10년은 지방 분양물량은 다소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수요자위주 투자가 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지방 아파트 시장은 2009년에 비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수 IBK기업은행 부동산팀장(wmpr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