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골프, 리조트… 진화하는 제주관광

신종플루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제주특별자치도가 관광객 600만 시대를 열었다. 관광객 1000만 시대를 향해 질주하는 제주도를 찾았다.

2009 년 여행업계는 신종 플루라는 복병을 만나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 그러나 한국 관광의 메카라 할 수 있는 제주도는 수학여행단, 일반 단체 여행 취소 등 어려운 여건에서 관광객 650만을 끌어들였다. 2005년 500만 관광객 유치에 이어 4년 만에 관광객이 150만 명이나 늘었다. 600만 관광객 시대의 개막은 제주도와 비슷한 섬 관광지인 하와이, 발리, 오키나와 등이 마이너스 성장을 이룬 가운데 이루어낸 성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크다 하겠다.

이처럼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난 데는 기존의 보는 관광에서 즐기는 관광으로, 관광 트렌드 변화를 주도한 것이 주효했다. 제주도에서 즐기는 관광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올레길 트레킹이다. 2007년부터 불기 시작한 올레길 트레킹은 제주도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관광 상품이다. 올레길은 최근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 한 해 21만5000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았다. 2008년 3만 명이던 것에 비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실제로 공항에서 만난 제주도 관광객의 80% 가까이가 등산복 차림으로, 올레길 열풍을 한눈에 확인하게 했다.

많은 관광객들은 제주 올레길을 흔히들 ‘산티아고 순례길’에 견준다. ‘산티아고 순례길’은 전 세계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인생의 교훈을 얻기 위해, 사람들과 떨어져 사색의 시간을 갖기 위해 등등 갖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산티아고를 찾는다. 제주 올레길을 찾는 이들도 이 같은 이유로 제주도를 찾는다.

제주 ‘올레’ 걷기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시작됐다. 도보 여행자를 위한 작은 길로 제주의 남쪽 해안가를 따라 이어지고 있다. 제주 사투리로 ‘올레’는 차가 다니지 않는 길이다. 특히 도로에서 집 앞 대문까지 이어지는 작은 길을 말한다. ‘올레’ 걷기를 주관하는 사단법인 제주올레는 이 길을 ‘평화의 길, 자연의 길, 공존의 길, 행복의 길, 배려의 길’이라고 표현한다.

석 달에 한 개꼴로 늘어난 올레 코스는 이제 14코스까지 완성됐다. 올레 코스는 각각 10~20km의 거리로 구성됐다. 각 코스는 도보로 3시간에서 6시간이 걸리는 짧지 않은 길이다. 시속 60km로 달리던 제주 관광이 두 발로 걷는 시속 3km의 여행으로 바뀐 것이다.

올레길 트레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인프라도 차츰 갖추어지고 있다. 최근 제주 서귀포시는 올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종합적인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제주 올레 종합 안내정보센터’를 건립한다고 밝혔다. 종합안내정보센터는 4억 원을 들여 제주 올레 1코스 시작점인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3000㎡ 부지에 세워질 예정이다.

여기에 숙박업소들은 올레길을 찾는 관광객들을 위한 부대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리조트는 지난 12월부터 올레 1코스부터 5코스까지 왕복 셔틀버스를 하루 3차례 운행하고 있다. 풍림리조트도 지난해 3월부터 제주 올레 6코스 시작점인 쇠소깍부터 10코스 시작점인 화순항까지 셔틀버스를 운행 중이다.

오전에는 골프, 오후에는 요트

제주도에서 즐길 수 있는 관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골프와 해양 레포츠이다. 물론 오래 전부터 제주도에는 골프장과 관광시설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선 골프장과 리조트들은 외국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제주도에는 현재 27개의 골프장이 있다. 골프장의 대부분은 회원제로 운영된다. 제주도를 찾는 골퍼는 2008년 140만 명에서 지난해 160만 명으로 증가했다. 7%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제주도를 찾는 골퍼들이 증가한 이유를 테디 밸리 배기륜 부장은 ‘골프장의 질적 향상’에서 찾는다. 배 이사는 “세계 어디를 가도 제주도에 있는 골프장만큼 그린이나 코스가 잘 관리된 곳이 없다”고 말했다. 경쟁지인 동남아시아 골프장에 비해서 비교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올레길, 골프, 리조트… 진화하는 제주관광
실제 10년 이내 제주도에서 세워진 골프장들은 저마다의 특색을 유지하며 코스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호텔, 클럽하우스 등 부대시설도 최상급을 유지하고 있다. 관광지와 요트 등의 해양 레포츠를 연계한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숙박시설도 고급화되는 추세다. 그동안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들은 대부분 호텔이나 펜션 등에서 묵어야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제주도에 진출해 고급 리조트들을 선보이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으로 배경으로 세워진 이들 리조트들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고급 리조트를 표방하는 이들은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주 관광을 내세운다.

골프장 연계는 기본이고 승마, 요트 등을 즐길 수 있는 리조트들도 늘고 있다.

최근 제주 관광에서 요트를 빼놓을 수 없다. 관광업계 한 관계자는 “오전에는 골프, 오후에는 요트를 즐기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제주도 관광이 럭셔리 투어로 바뀌고 있다는 증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