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리가 흔히 사용하는 한자성어로 일거양득(一擧兩得)이라는 말이 있다.한 가지로 두 가지 이익을 얻는다는 말로 ‘힘을 덜 들이고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이익을 얻음’을 가리킨다. 많은 기업에서는 인재를 채용할 때 한 우물을 판 I자형 인재를 선호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넓은 분야를 두루 섭렵하는 T자형 인재를 원하는 곳이 있다.

모든 것이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어가는 요즘, 유통업계에서는 흔히 말하는 T자형 비즈니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례로 2010년 경인년의 시작과 함께 국내의 한 유통기업은 새해 키워드로 스마일(SMILE)을 내세웠다. 스마일(SMILE)이란 ‘복합쇼핑몰’(Shopping mall), ‘인수합병 가속화(M&A Acceleration)’, ‘인터넷 쇼핑객’(Internet shopper), ‘충성마케팅’(Loyalty marketing), ‘친환경 소비자’(Eco friendly consumer) 마케팅 전략을 의미한다. 이 중 ‘복합쇼핑몰’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통업계에서 빼놓을 수 없는 화두임에 틀림없다.

최근 유통업계에서는 ‘쇼핑과 여가’ 즉, 두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원스톱 멀티’ 형태의 몰링(Malling)이 트렌드다. 몰링은 대형 복합 쇼핑몰에서 쇼핑, 엔터테인먼트, 공연, 영화, 교육 등 다양한 여가 활동을 즐기는 소비를 뜻한다.

이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1차적 의미를 넘어 쇼핑을 포함한 제반 여가 및 문화 생활을 하나의 경험으로 여기기 시작했다는 것을 뜻한다. 물론 사회의 발전과 함께 주5일 근무제의 시행 및 휴일의 증가로 나타난 현상의 하나로도 해석할 수 있다. 20~30대 여성들은 한 달에 한 번 브런치 및 영화 모임을 갖기도 하고, 주말에는 찜질방 데이트 등을 즐기러 오는 몰 커플들도 등장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금융위기로 집안의 가장 및 직장인들이 일에만 몰두했던 것에 회의를 느끼고, 가족의 소중함을 재인식하면서 가족 단위 중심의 소비가 활발해진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즉, 가족과 함께 외식을 즐기고, 영화 및 공연을 관람하고, 쇼핑을 하는 등 3가지 이상의 다양한 여가 문화체험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소비 트렌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몰링의 흐름 속에 신도시와 부도심권 도시 개발이 점차 확대, 안정화되면서 복합몰 형태의 대형 쇼핑몰, 아울렛, 마트 및 백화점들이 속속들이 들어서고 있다. 미래형 문화특구를 내세우는 가든파이브, 스타일 랜드마크를 선언한 영등포구의 타임스퀘어, 경기도 일산 킨텍스(KINTEX)지원단지에 들어서는 레이킨스몰 등 수많은 쇼핑몰들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모든 것을 한자리에 갖춘 복합적인 형태를 갖춰가고 있는 것이다.

도처에서 첨단 기술을 도입한 건축물, 쾌적한 자연환경, 쇼핑, 테마형 문화시설 등 쇼핑, 문화,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을 쉽게 발견하게 된다. 점차 팔방미인화 되어가는 일거양득의 공간도 좋지만 미래형 성장 산업의 한 축으로서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분명 차별화 전략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일례로 가든파이브는 소비자중심의 ‘효율성’과 타 복합쇼핑몰과는 다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친환경성을 강조한 LED 조명시설, 쾌적한 에코형 휴식공간을 위한 옥상 및 실내정원, CGV 영화관, 아웃렛몰, 드라마 세트장 및 스파 시설 등 다양한 테마형 시설을 갖추고 있다.

2010년, 대한민국의 복합쇼핑몰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과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몰링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일거양득이 실현되는 곳, 복합쇼핑몰
유민근
SH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