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부동산 등 전통적인 자산시장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다면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파생상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또는 채권 등의 대안상품으로 투자대상을 넓히는 전략도 고려해볼 만하다.2009년 큰 인기를 모은 코스피 200선물과 주식워런트증권(ELW)에 이어 2010년 파생상품 시장의 스타는 ETF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채권 투자를 통해 수익을 노리는 전략도 유효할 것으로 분석된다. 각 상품별로 2010년 한 해에 대한 전망을 살펴본다.상장지수펀드(ETF)는 공모펀드의 거래세 면제 혜택이 2009년으로 끝나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모을 것으로 보인다. 2009년 금 등으로 기초자산을 확대하며 진화를 시작한 ETF는 2010년에는 더욱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수와 거꾸로 움직이는 인버스ETF까지 상장된 데 이어 2010년엔 석유나 농산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ETF도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거래세 부과가 2012년으로 늦춰진 것도 ETF를 중요한 재테크 수단으로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변동성이 높은 국내 증시를 감안했을 때 미국의 2~3배 수준을 밑도는 1.5~1.6배 수준의 레버리지ETF도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ETF의 국내 상장도 2010년 ETF시장에서 기대할 수 있는 변화로 꼽힌다. 최 연구위원은 “편의성 등을 고려했을 때 해외ETF가 해외펀드에 비해 장점이 많다”며 “펀드에서 ETF로 자금 이동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주가연계증권(ELS)은 2009년 한 해 동안 시련을 겪었다. 금융위기 여파가 가신 2009년 3월부터 증시가 다시 살아나며 ELS에도 돈이 몰리기 시작했지만 ELS의 불공정 운용이 문제가 되며 도덕성이 크게 타격을 받은 것이다. ELS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낮아진 변동성도 위협 요소로 꼽히고 있다.박진수 동부증권 자산관리컨설팅팀 연구원은 “2010년 글로벌 경제의 정상화에 대한 컨센서스를 고려하면 증시의 장기상승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조정 가능성도 크다”며 “이 같은 상황은 ELS 투자에 매우 적합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만큼 원금보장형 또는 원금부분 보장형의 매력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팀장은 연초와 하반기를 ELS 투자 적기로 꼽았다.지난해 ELW의 성장은 거침이 없었다. 변동성 하락 추세는 ELW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유동성공급자(LP)를 맡고 있는 증권사들이 합리적인 호가를 제시하며 전성시대를 이끌었다. 지난 2008년 2분기 5개에 불과했던 A등급 LP는 지난해 3분기엔 14개까지 늘었다. 레버리지 상품이라는 장점과 주요 증권사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ELW의 인기를 뒷받침했다는 평가다.아직 누적 거래대금 1위인 홍콩과 비교했을 때 기초자산의 다양성 측면에선 크게 부족하고, 투자자들의 ELW 보유기간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오대정 팀장은 “ELW는 콜·풋과 관계없이 변동성이 높은 장세에서는 항상 기회가 존재한다”며 “증시 상승이 예상되는 연초와 하반기엔 콜, 목표지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봄 이후엔 풋을 취하는 것이 확률적으로 유리하다”고 내다봤다.2009년을 뜨겁게 달군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전환사채(CB)도 관심의 대상이다. 상반기 BW를 발행한 기아차와 코오롱 등의 주가가 급등하며 주식관련 사채의 매력이 커지면서 일반 투자자들도 대거 주식관련 사채 시장에 뛰어들었다.특히 BW의 경우 워런트가 상장돼 거래됨에 따라 유동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대한전선과 아시아나항공의 워런트(신주인수권)는 기초주식의 주가가 상장 당시보다 하락했음에도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등 관심을 모았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코스닥시장에서도 신주인수권의 상장이 가능하도록 상장규정을 개정하는 등 관련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신한지주와 KB금융이 유상증자 때 발행한 신주인수권증서도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파생상품펀드는 펀드 업계에서 비주류로 꼽히는 상품이지만 주식 시장이 혼조세를 보일 경우 시장의 관심을 받는다. 파생상품펀드는 벤치마크 지수에 레버리지 비율만큼의 추가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펀드가 대표적이다. 현재 1.5배와 1.6배의 레버리지 펀드에 이어 1.3배 펀드도 출시 준비 중이다. 또 고평가 주식을 공매도해 저평가 주식을 추가 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120/20펀드도 관심을 모은다. 최창규 연구위원은 “이러한 신종 파생상품펀드는 주식형 펀드의 부족한 2%를 채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지난 12월14일부터 10개 종목이 추가된 주식선물시장도 관심이다. 새로 상장되는 종목들은 기존 종목보다 등락 폭이 커 효과적인 헤지 및 변동성 투자 수단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현물과 비교해 수수료가 저렴하고 세금이 없어 거래비용 저렴하다는 설명이다. 또 적은 증거금으로 거래가 가능해 레버리지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주가 하락 시에도 수익창출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지난해엔 공매도 금지 해제에 따른 타격에 대표 상품인 우리금융 선물의 거래가 줄어들며 전체 시장이 부진에 빠졌지만 2010년엔 다양성이 충족된 만큼 재도약의 기회를 찾을 것이란 설명이다. 대우증권 하이닉스 기아차 선물 등이 관심종목으로 꼽힌다. 한편 코스피 200 선물과 옵션의 해외 진출은 국내 파생상품의 세계화에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CMA는 2010년에도 고객들의 투자자금이 잠시 쉬어가는 정거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오성진 현대증권 WM컨설팅센터장은 “증시 전망이 불안정한 2분기에 CMA와 MMF(머니마켓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원재웅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CMA통장은 30~40대 젊은 소액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전 고금리를 누리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CMA통장은 2010년에도 성장세를 나타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채권은 금리 변화로 인한 단기적 가격변동이 있더라도 만기까지만 가면 원금손실 없이 이자소득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다. 따라서 일시적 경기불확실성에 따라 주가가 조정을 받더라도 중장기 추세가 경기회복을 나타내면 특별히 투자시기에 구애 받을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오대정 팀장은 “2010년과 2011년에 글로벌 경기 회복이 전망되고 있어 만기 보유 목적이라면 우량회사채에 대한 투자는 1년 내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금리상황을 고려하면 연초가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전망했다.다만 분산투자가 어렵기 때문에 부도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신동준 현대증권연구원은 “금융위기의 여파로 같은 신용등급 내에서도 업종별, 기업별로 회사채 금리가 천차만별”이라며 “은행 정기예금의 대체재로 생각하고 2~3%포인트 정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적격등급 채권도 만기가 1년 내외로 짧은 우량 회사채들로 범위를 좁혀야 한다는 설명이다.조재희 한국경제신문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