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관련해 귀에 익숙해진 용어가 있습니다. 위기가 가라앉고 났을 때 각국 정부가 취할 유동성 환수 대책이나 재정긴축 대책을 뜻하는 ‘출구 전략(Exit Strategy, 또는 Exit Plan)’이 그것입니다. 이 용어는 본래 베트남 전쟁에서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미국 정부가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찾으면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이후 출구 전략이라는 용어는 투자의 세계에서 더 자주 사용됐습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는 기업사냥꾼들이 활개를 쳤는데 이들이 인수·합병한 기업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Exit Plan이라고 불렀습니다. 그 방안 중 하나로 인수한 기업을 곧바로 폐쇄한 후 공장과 건물 등 자산을 팔아 차익을 남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영화 ‘귀여운 여인’에서 주인공 리처드 기어가 바로 그런 기업사냥꾼으로 등장합니다. 지금도 헤지 펀드나 사모펀드(PEF) 등이 투자를 결정할 때는 출구 전략, 즉 투자금 회수 방안부터 따진다고 합니다.이런 출구 전략은 개인투자자들의 재테크에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재테크의 목적은 투자자산을 처분해 이익을 실현했을 때 비로소 달성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주식투자자들 가운데는 좋은 정보를 얻어 꽤 높은 수익을 올리고도 팔아야 할 시기를 놓쳐 투자에 실패하는 사례가 무수히 많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급락했을 때 성급히 펀드를 환매했다가 나중에 후회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느 경우든 미리 출구 전략을 세워두고 시장상황을 좀 더 면밀히 체크했더라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MONEY의 독자 여러분은 평소 투자를 결정할 때 출구 전략부터 점검하는 현명한 투자자가 되시길 바랍니다.이번 달 커버스토리는 ‘Investment with Enjoyment’, 즉 ‘즐기면서 투자하기’를 다루었습니다. 즐기면서 투자하기는 투자대상으로부터 단순히 금전적인 차익뿐만 아니라 정서적 즐거움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미술품 수집이 대표적이고 이 밖에도 골동품이나 와인, 차(茶), 말 등 그 대상은 다양합니다. 이들 투자대상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한동안 관심을 끌지 못했으나 최근 경제상황이 호전되면서 다시 그 매력이 살아나고 있다고 합니다.깊어가는 가을, MONEY의 콘텐츠로 독자 여러분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