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리스크 관리 A to Z

년 9월 사망한 의사 A(당시 73)씨는 300억 원을 유산으로 남겼다. 가족끼리 싸우지 않도록 220억 원의 소유권을 죽기 전에 넘겼고, 나머지는 유언에 따라 나누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자녀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재산을 횡령했다고 검찰에 고소하고, 어머니는 아들 2명이 유산을 부당하게 많이 받았다며 민사소송을 냈다. 유산을 받지 못한 딸도 남동생을 상대로 유류분반환 소송을 냈다. 법원은 조정 합의를 권고했지만 유족은 거부했다. 법정싸움은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이혼 가족이 늘어나면서 아버지 유산을 두고 어머니가 다른 자녀들끼리 분쟁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2006년 6월 숨진 C(당시 92)씨는 세 차례 결혼했다. 첫 번째 아내 D씨가 결혼 30년 만인 1963년에 숨지자 E씨와 이듬해 재혼했다. 그러나 6년 만에 이혼하고, 80년에 F(63)씨와 다시 결혼했다. C씨가 남긴 재산 68억 원을 아내 F씨와 어머니가 다른 두 아들이 받게 됐다. D씨 아들인 장남은 “새어머니 F씨와 동생이 아버지를 협박해 재산의 소유권을 강제로 이전 받았다”고, F씨 등은 “고령인 C씨를 96년부터 정성으로 돌봐 재산을 더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법적 기준에 따라 F씨에게 30억 원, 장남에게 17억 원, 차남에게 20억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이렇듯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법정다툼이 늘고 있다. 남긴 재산이 많으면 더 받으려고, 남긴 채무가 많으면 안 받으려고 법원을 찾는다. 상속 포기도 2002년(1만 973건)부터 꾸준히 늘어나 2006년 1만 6419건에 달했지만 이후 2008년(1만 3733건)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해 6월까지 8271건이 접수돼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받은 유산만큼만 부모의 빚을 갚는 한정승인도 올해 6월까지 8939건 접수됐다.경기 불황으로 빚이 많은 가정이 늘어나면서 사망한 배우자나 부모의 상속을 포기하는 유족이 늘고 있다. 상속 관련 소송은 소유권이전 등기말소, 상속회복, 상속재산 분할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돼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다만 대표적인 상속 소송인 유류분 반환 청구가 2002년 69건에서 2005년 158건, 2008년 295건으로 증가했고 올 7월까지 192건이나 접수됐다. 유류분이란 상속 재산 가운데 공동 상속인을 위해 법률상 반드시 남겨 두어야 하는 재산을 말한다.상속 소송이 늘어나는 이유를 법조계는 부동산 값 상승과 변호사 업계 불황을 들고 있다. 서울고법 한 부장판사는 “강남에 집 한 채만 상속받아도 몇 십억 원이니 가족끼리 소송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소송가액이 수억, 수십억 원에 달하고 승소할 가능성도 높아 변호사들의 상속 소송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가족끼리 합의할 수 있는 사건도 변호사가 부추겨 법정까지 오게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어제의 동지인 가족이 현재의 상속이라는 먹이를 놓고 내일의 적으로 한순간에 바뀌는 세태이다.식당을 하던 B(41)씨는 사채 빚에 시달리다 지난해 12월 목숨을 끊었다. 빚을 얻어 가게를 냈는데 경기 불황으로 손님이 크게 줄어든 것이 문제였다. B씨의 빚이 도대체 얼마인지도 모르는 아내와 자녀는 지난 3월 법원에 상속포기를 신청했다. 그러자 빚이 다음 순위인 B씨 부모에게 넘어갔다. 부모와 B씨 남동생들은 허둥지둥 상속을 포기했다. 이처럼 상속은 유산뿐만 아니라 포기의 얼굴도 가지고 있다.이때 상속포기 시 보험금은 어떻게 될까? 보험금 1억7000만 원에 대한 보험금수익자가 법정상속인일 경우 보험금수령이 불가하다. 보험금수령의 근거가 ‘상속’이기 때문이다. 반면 보험금수익자가 지정된 특정인이라면? 보험금수령이 가능하다. 보험금수령의 근거가 ‘계약’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에 대한 보험 가입 시 소득이 있는 가족 중 한 명이 계약자 및 수익자가 되도록 준비하면 상속세 절감뿐만 아니라 보험금에 대해서도 보호받을 수 있으므로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이러한 사망은 대부분 의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황하기 마련인데 이때 은행과 보험사의 처리는 다르게 진행된다. 보험의 혜택은 평소에 눈에 뜨지 않지만 중도사망시에 망자에게 이자소득세를 떼어가지는 않는다. 이에 비해 은행은 ‘비가 올 때 우산을 주느냐 뺏느냐’ 라는 농담은 아직도 유효하다.상가를 처분하는 것이 좋을까? 그대로 유지할까? 상속하는 것이 좋을까? 증여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에 가장 많이 받는 질문 항목이다. 그야말로 트렌드라고 할만하다. 매도 의향의 고객은 60대를 넘기면서 상가의 평균적인 투자수익률이 현재 3.1% 전후이다 보니 세금, 공실률, 수익, 관리상의 어려움 등을 생각해보면 금융상품이 차라리 좋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반면 50대 전후의 젊고 공격적인 고객은 향후에도 상가의 가치는 매력적이기 때문에 지금 사 두면 나중에 웃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어느 쪽 판단이 옳고 유리하든 간에 현재 상태에서 상가의 가치가 더 오르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게다가 투자수익률이 금융상품보다 저조하다면 누구나 상가를 매매할 생각부터 가질 것이다.이때 고려할 사항은 여러 가지이다. 먼저 투자대상 상가의 수익성을 분석해보자. 금호동에 거주하는 고객의 사례인데 20억 원에 상가를 사서 10년 경과 후 25억 원에 매도한다고 가정하면 예상되는 실질수익률은 4.45%였다. 금융상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상가투자를 더 신중하게 고려해보기로 했다.그리고 역으로 상가의 가치가 오른다고 가정할 때 상속세를 생각해보면 그것 또한 만만한 것이 아니다.자산 관리의 방향성은 자산을 늘리는 방향, 유지하는 방향, 감소시키는 방향 등 3가지 전략으로 나눌 수 있는데, 3가지 모두 잘 활용해야 한다. 증세냐 감세냐 논란이 많은 올해의 상속·증여 세율을 한 번 살펴보자.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상증세는 누진체계이다. 물론 각종 공제혜택이 있지만, 누진은 누진이다. 그러니 무조건 재산을 늘리기만 한다면 상속세를 내고 난 후 별반 효과가 없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증여 계획은 향후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자산과 지속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자산을 이전하는 것이 상속세 절감 등에 효과가 좋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배우자에 대한 증여 6억 원과 자녀 3000만 원을 잘 활용하면 11년차에 대략 13억 원 정도를 증여함으로써 상속자산을 감소시킬 수 있다. 증여는 기본적으로 상속분쟁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상가 증여의 경우 임대소득의 발생으로 배우자와 자녀에게 상속세 등에 대한 재원 마련의 근거를 확보해주어 소득세 절감 효과와 함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게 한다.상담사례 중 재산에 집착이 강한 어느 고객의 경우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상속예정인은 자녀 2명, 배우자이고 금융재산은 1억 원, 기타 상속공제 대상이 없으며, 재산증가율을 5%로 고려해볼 때 최소한 5억 원의 자금이 상속세재원으로 필요하고 자산의 증가분만큼 세금이 늘어나서 자녀에게 돌아갈 실익은 기대 이하이다. 물론 자산이 있고 현금이 있어야 자녀에게, 손주들에게 대우를 받는 것은 사실이다. 비유이긴 하지만 평소 교통정리가 되지 않은 도로에서 갑작스러운 교통사고(피상속인의 사망)는 다른 부수적인 추가사고를 부르게 마련이다. 이는 상속에 있어서 최근 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게다가 최근의 가족 간 법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사례를 보면 사전증여를 통한 자산의 명확한 방향성을 가족 간에 공감하도록 하고 이를 유언을 통해 문서화할 수 있다면 더욱 좋겠다.김성률 삼성화재 FP센터 FP팀장seongryul.kim@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