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안 사업 점유율 1위…나우콤
근 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으로 정부 기관을 비롯해 수많은 기업들이 직접 피해를 입었다. 이 사이버테러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보안 의식이 고취됐고, 인터넷상의 정보 보호 산업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정부도 내년까지 사이버보안관 3000명을 양성한다는 방침이다.국내 보안 사업 분야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나우콤도 이 때문에 증권 시장에서 급부상했다. 이 회사는 주력 분야인 ‘침입방지시스템(IPS)’ 분야에서 작년까지 5년 연속 시장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다.IPS란 시스템 및 네트워크 자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침입 행위를 실시간으로 탐지, 분석한 뒤 비정상으로 판단된 패킷을 차단해 더욱 안정적인 네트워크 보안기술을 제공하는 고성능 침입방지시스템을 말한다.올 하반기 실적전망도 밝다. 신제품인 ‘DDOS 차단시스템’으로 소위 ‘DDOS 특수’를 누렸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뛰어난 기술력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보안 시장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나우콤은 2007년 말 네트워크보안 전문업체인 위스크넷과 인터넷 서비스 사업을 하던 옛 나우콤이 합병한 회사다. 현재 주요 사업은 네트워크 보안 장비, 온라인 게임, 웹스토리지, 인터넷 방송,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ontents Delivery Network) 등이다. 정보 보안 사업에서 총매출의 절반에 가까운 40% 정도가 발생한다.시장 성장이 주춤했던 지난해에도 ‘캐시카우(cash cow)’인 IPS 분야에서 큰 수익을 올렸다. 신규 사업 등을 추진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 나우콤의 2008년 IPS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 제품을 이용한 종합 위험관리 및 기반서비스 매출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특히 IPS 제품으로만 지난해 전체 매출의 70% 이상을 달성했다. 대기업 그룹망과 금융기관 등 제품 공급영역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나우콤 관계자는 “2004년부터 현재까지 5년 동안 IPS의 시장점유율은 1위를 기록해왔다”며 “해마다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이며 관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IPS의 방어기술을 기반으로 2008년 지식경제부와 서울특별시 등의 종합위험관리센터 및 침해사고 대응체계 구축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강조했다.나우콤은 현재 국가사이버안전센터(보안정보교류 협정 계약), 한국전자통신연구원(20G급 보안게이트웨이시스템 기술 도입), 시큐어소프트재팬(일본 IPS시장 총판대리점 협약), 인포섹(SK그룹 독점공급 협약), 전남대학교(능동적 통합보안 관리기술 공동 개발), NHN(캐주얼게임 ‘테일즈런너’채널링 계약) 등과 경영상 계약을 맺고 협력하고 있다.나우콤은 인터넷 사업 서비스 부문에서도 독보적인 위치로 급부상하고 있다. 나우콤은 웹스토리지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를 기반으로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 온라인게임 ‘테일즈런너’ 및 ‘오투잼’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엔터테인먼트 포털인 피디박스와 대용량 자료실 분양 서비스 클럽박스는 올해 각 분야별 선두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아프리카는 인터넷 방송 미디어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아프리카는 동영상 UCC 분야 점유율 28.51%(2009년 3월 기준, 랭키닷컴 조사)로 이 분야 1위다.나우콤이 퍼블리싱하고 있는 캐주얼 액션 달리기 게임 ‘테일즈런너’도 국내 최대 게임포털인 한게임에 채널링됐다. 이제는 한 달 평균 동시접속자수가 5만 명을 돌파(2009년 2월 집계)하는 등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대만, 홍콩, 태국, 중국, 미국에도 진출해 서비스 중이다.나우콤은 올초 ‘리니지' 등으로 유명한 국내 대표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의 사업파트너로 떠올랐다. 엔씨소프트가 나우콤 지분 5.91%를 취득해 2대 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나우콤은 지난 5월 엔씨소프트와 CDN(콘텐츠전송네트워크) 서비스 정식 계약을 맺었다. 나우콤이 엔씨소프트에게 제공한 서비스는 ‘나우콤 그리드 CDN’. 이 기술은 나우콤이 보유한 사용자의 PC를 Grid(그리드) 방식으로 묶어 파일을 분산 저장하고, 다운로드 시 활용하는 솔루션이다. 나우콤 관계자는 “이번 정식 계약은 국내 최고 게임사의 기술진이 자사 CDN의 기술적과 안정성을 인정한 것”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게임 다운로드 시장 점유율을 계속 높여갈 계획”이라고 전했다.증시 전문가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대우증권은 “엔씨소프트의 게임설치 및 패치파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나우콤의 CDN을 통해 제공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아프리카 방송 채널을 통해 엔씨소프트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나우콤은 광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부 동남아 국가에 국한되어 있는 나우콤의 게임사업이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진출을 더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나우콤은 올해 매출 710억 원과 영업이익 1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년보다 매출액은 약 100억 원, 영업이익은 13억 원가량 늘어난 규모다.나우콤은 2007년 말 회사 합병 이후 매출이 급성장했다. 합병 이후 처음으로 인터넷 사업이 실적에 반영된 2008년에는 매출액 608억 원, 영업이익 87억 원, 당기순이익 43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년 대비 178.9%와 126.0% 급증한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이상 늘어난 것이다. 합병 이후 전 사업 부문에서 선방한 셈이다.올 상반기에는 웹스토리지 사업 매출이 감소하면서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그러나 일시적인 부진이라고 회사 관계자는 진단했다. 그는 “웹스토리지사업인 피디박스와 클럽박스는 저작권과 관련해 일시적으로 주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나우콤은 8월 11일 지상파방송 3사(KBS,MBC,SBS)와 방송 저작물의 불법유통 방지를 위한 저작권 보호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영화제작자협회 및 영상산업협회와 저작권 분쟁을 타결했다. 또한 음악 저작권자와 저작권 보호 협상도 마무리지었다. 이로 인해 하반기에는 웹스토리지사업 부문이 상반기 대비 약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나우콤의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13.4% 성장한 295억 원, 영업이익은 11.5% 줄어든 38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보안 부문의 매출액은 전년보다 22% 증가해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증권업계에서는 나우콤의 하반기 매출액이 상반기 및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5%와 10.5% 증가한 387억 원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도 62억 원으로 전년보다 38.6%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준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하반기 실적 개선으로 주가상승 모멘텀(계기)이 부각될 것”이라며 “보안 사업과 게임 사업의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국내 최초로 CC(정보보호제품 공통평가기준) 인증을 획득한 DDOS장비 특수로 매출이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방송콘텐츠를 합법적으로 다운로드 받는 유통 비즈니스 사업이 하반기 본격 진행되는 점도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김 애널리스트는 덧붙였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