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위안의 행방이 흥미롭다. 중국 돈의 이름은 元(원)인데, 우리도 원이고 일본도 圓(원)이다. 다만 발음상 위안이고 원이고 엔일 뿐이다.현재 위안화는 달러당 6.83 위안이다. 이 수치는 작년 7월 16일 6.81을 기록한 이래 지금까지 그 이하로 내려간 적은 없고 1년 동안 거의 고정되어 있다. 중국 정부가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그런데 이 움직이지 않는 위안의 달러 교환 비율, 즉 환율이 움직이면 큰 일이 난다. 움직이는 순간부터 전 세계 경제에 엄청난 혼란이 발생한다.환율이 6.81 이상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으니 논외로 하고, 만일 내려가면, 따라서 달러에 대한 위안화의 상대가치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난리가 난다는 얘기다.지금의 6.83은 그냥 우연히 정해진 것이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신중히 계산해서 결정한 숫자이다. 중국은 1996년 무렵부터 8.28로 오랫동안 유지하다가 경기과열을 식히기 위해 2005년 7월부터 위안화 가치를 올리기 시작했다. 그 상승 조정은 2008년 7월까지 정확하게 3년에 걸쳐 마무리했고, 그 환율이 바로 달러당 6.83위안이었다.그러면 중국 정부는 어떤 계산에서 그 수준에서 상승을 마무리했던 것일까? 해답은 바로 중국경제가 잠시 부진에 빠졌던 1994년 초 당시의 환율이 달러당 5.63위안이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5.63이던 환율을 일거에 8.8까지 높여 위안화의 급격한 가치하락을 통해 수출을 진작하고 경제를 고속 성장 궤도로 올려놓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약간 조정한 것이 1996년 8.28이었고 다시 역으로 2005년부터 조정한 것이 6.83인 것이다.그러면 5.63과 8.28을 곱해보자. 46.62가 나온다. 그 것의 루트(root) 값을 구하면 6.83이 된다. 이는 두 값의 평균치에 해당된다.풀이하면 중국 정부는 낮추었던 위안화의 가치를 절반 정도 다시 올려놓은 것이고 그것으로 경제를 운영하기로 마음먹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 미국은 위안화의 가치를 더 올리라고 압력을 넣어왔다. 그러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다소 줄고 미국의 대중 수출은 다소 늘어날 수 있으니 그것으로서 조정을 보자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었다.그런데 작년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버렸다. 경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은 올 상반기 내내 엄청난 달러를 찍어 시중에 뿌렸다. 안 그래도 전 세계는 달러로 넘쳐나고 있는데 달러를 다시 마구 남발하고 있으니 이는 달러의 하락 요인이 되고 반대로 위안화의 상승요인이 된다. 저절로 위안화의 상승 요인이 생겨버린 셈이다. 그런데 작년부터 중국 정부는 엄청나게 많이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버릴 수도 있음을 흘리기 시작했다.물론 그럴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 중국이 팔면 달러 표시 미국 국채는 폭락할 것이고, 미국 금리는 오를 것이며 증시는 내리고 달러 가치 역시 덩달아 폭락할 것이다. 간단히 말해 미국은 망한다.그러나 중국도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대미 수출이 줄어들고 그간 고도성장기에 생겨난 중국 내 거품도 일시에 붕괴한다. 따라서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는 작년의 금융위기보다 수십 배 규모의 세계 경제 동시 공황 국면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정리하면 미국은 달러 남발로 인해 이미 꼬여 있고 중국 역시 당장은 아니지만 자체 거품을 해소해야 한다는 문제를 안고 있으니 사실 당분간 세계 경제에 대한 좋은 그림은 도저히 그려보기가 어렵다. 분명한 것은 지금 전 세계 경제의 목줄은 중국 위안화가 쥐고 있다는 사실이다.명리학자고려대 법대 졸업새빛인베스트먼트 고문프레시안 고정 칼럼니스트www.hohodang.com 운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