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ssanMurano

다소 투박한 느낌의 이름과는 달리 무라노는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앞뒤 모두 굴곡 있는 근육질의 몸매를 갖추고 있다. 측면의 전체적인 라인을 보면 미래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첨단 자동차가 연상될 정도다.라노는 닛산이 지난해 자체 브랜드로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처음 선보인 SUV 차량이다. 당시 닛산은 무라노의 홍보 문구로 ‘움직이는 스위트 룸’을 내세웠다. 그만큼 승차감과 정숙성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실제 무라노의 승차감은 매우 뛰어났다. 시동을 걸어도 세단 못지 않은 정숙성을 유지했고 엑셀을 밟아도 시속 150km 정도까지는 크게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속 능력도 무난한 편이었고 고속 주행 중 핸들을 꺾어도 쏠림현상이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무라노의 안정된 승차감은 차체의 뼈대인 견고한 ‘D-플랫폼’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한다. 보디 홀을 40%나 줄여 소음을 최소화했고 휠 하우스 안의 라이너 보강 등으로 정숙성과 안정성을 강화했다.무라노에 장착된 엔진은 미국 워즈오토에서 발표하는 세계 10대 엔진에 10년 이상 연속 선정된 VQ 3.5L엔진이다. 260마력과 34토크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연속가변 밸브타이밍제어시스템을 적용해 고속에서는 강력한 힘을,저속에서는 부드럽고 효율적으로 운행되도록 돕는다. 특히 주행상황에 따른 적절한 공기흡입 제어로 엔진효율성을 높임으로써 배기가스 배출량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닛산의 첨단 무단변속기인 X트로닉 CVT도 변속충격이 없고 빠르고 부드러운 가속을 지원한다. 동력손실을 최소화해 연비개선 효과도 있다고 한다. 실제 무라노의 연비는 ℓ당 9.3km로 경쟁차종에 비해 우수한 편이다.무라노의 사륜구동시스템도 독특하다. 차체 자세제어장치와 연동돼 도로상황에 따라 4바퀴에 주어지는 동력을 조절한다. 출발 때는 힘을 앞뒤 바퀴에 50 대 50으로 배분하고 도심을 주행할 때에는 앞바퀴에만 동력을 100% 전달해 효율을 높인다.다소 투박한 느낌의 이름과는 달리 무라노는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앞뒤 모두 굴곡 있는 근육질의 몸매를 갖추고 있다. 측면의 전체적인 라인을 보면 미래영화에서나 등장하는 첨단 자동차가 연상될 정도다. 닛산 특유의 T자형 앞 그릴과 넓은 헤드램프도 중후한 느낌을 준다.넓고 고급스러운 실내를 보면 이 차량이 5000만 원대의 수입 외제차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먼저 실내공간은 의외로 넓다. 앞뒤 좌석 모두 편안한 가죽시트로 구성돼 있고 공간도 넉넉해 대형 세단을 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지붕에 장착된 2개의 선루프도 탑승자들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실내에 사용된 인테리어 재질도 우수해 닛산의 프리미엄브랜드인 인피니티와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계기판도 눈이 편하게 잘 배열돼 있고 내부 색상도 은은하다. 무라노의 실내 무드 등은 주변의 명암에 따라 밝기가 자동으로 조정돼 닛산이 말하는 움직이는 스위트룸이라는 콘셉트와 잘 어울린다. 다만 세 개의 원으로 구성된 계기판은 모두 오렌지색이어서 한편으로는 산뜻한 느낌을 주지만 다른 편에서는 다소 부담스럽다는 평가다.각종 편의시설은 최고급 차량에 못지않다. 이 차는 키를 몸에 지닌 채 버튼만 눌러서 시동을 건다. 실내에 장착된 스피커는 모두 11개다. 보스 오디오시스템이 적용됐다. MP3재생까지 할 수 있는 6-CD체인저도 기본으로 제공된다.안전한 주차를 돕기 위한 후방모니터와 센서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듀얼 스테이지 앞좌석 에어 백 및 사이드커튼 에어백 등 첨단 에어백시스템과 프론트 액티브 헤드레스트, 충격흡수형 스티어링 휠 칼럼 등 안정장치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러나 7인치 터치스크린 방식의 제어시스템은 한글지원이 안 되는데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탑재되지 않아 불편했다.무라노는 일본 이름이 아니다. 유리공예로 유명한 이탈리아에 있는 섬 이름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무라노는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외관과는 달리 유리공예품 만큼이나 섬세한 차라는 느낌이 든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