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시장의 베스트 브랜드

국내 펀드 시장 내 삼성그룹주펀드 설정액은 2004년 82억 원에 머물렀으나 지난 5월 말 5조7258억 원까지 불어났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삼성그룹주펀드는 20개를 넘는다.년 하반기, 당시만 해도 생소한 개념의 펀드가 선을 보였다. 삼성그룹주펀드가 바로 그것. 삼성그룹 계열 기업들은 우수한 경쟁력과 양호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어 그룹 내 높은 시너지 효과를 바탕으로 기업 가치가 향상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만들어진 펀드다. 이 펀드는 출시 4년여가 지난 지금도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초의 삼성그룹주펀드인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A)’은 국내 최대 규모의 단일 펀드로 성장했고 주식형펀드 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인덱스펀드까지 삼성그룹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국내 펀드 시장 내 삼성그룹주펀드 설정액은 2004년 82억 원에 머물렀으나 지난 5월 말 5조7258억 원까지 불어났다.현재 운용되고 있는 삼성그룹주펀드는 20개를 넘는다. 또한 삼성그룹주펀드는 SK그룹주펀드를 비롯해 다른 그룹에 투자하는 펀드뿐 아니라 5대그룹펀드, 대표그룹펀드 등과 같은 아류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올 들어서도 삼성그룹주펀드의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다. 삼성그룹주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6월10일기준)은 27.81%로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24.02%)을 3%포인트 이상 앞서고 있다.1년 수익률도 -12.06%로 주식형펀드 평균 손실(-20.34%)의 절반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산업별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삼성그룹주들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주펀드의 인기 비결은 이 같은 시장대비 초과 수익에 있다. 특히 이들 펀드는 강세장보다는 약세장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투신운용의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은 삼성그룹주펀드의 원조격이다. 이 펀드는 단일 펀드로는 최대 규모이다. 2004년 11월1일 설정된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A)’는 설정액만 3조5927억 원에 이른다. 관련 펀드군을 다 모으면 5조 원도 훌쩍 넘는다. 이 펀드는 삼성그룹 19개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투자 매력도에 따라 5개 등급으로 분류해 종목군을 구성한다.삼성투신운용은 그동안 법적 제약으로 인해 ETF(상장지수펀드)만 내 놓다가 지난 2월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삼성그룹주 인덱스펀드를 출시했다. 지난 5월29일 나온 ‘삼성그룹밸류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은 기존 인덱스펀드들이 시가총액에 기반해 운용된데 반해 자산총액 순자산 매출액 현금흐름 배당금 등 시가총액 외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운용된다.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는 삼성그룹주식에 50%를 투자하고 나머지는 현대차 SK텔레콤 포스코 현대모비스 등 업종대표주를 편입한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비중은 다른 펀드에 비해 낮은 편이다. 종목수도 34개로 많다.동양투신운용의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투자신탁1호’는 삼성계열 17개 종목에 투자하며 보수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이 특징이다. 후발 주자로 고객 자금을 모으기 위해 보수율을 낮췄고 결국에는 이것이 장기수익률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래스A형의 경우 연초 이후 수익률이 30.22%에 달하며 삼성그룹주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기본적으로 삼성그룹 계열사에 집중 투자하는 그룹주 투자펀드라는 점은 동일하다. 현재는 2개 ETF가 있다. 삼성투신의 ‘삼성코덱스삼성그룹주상장지수’와 한투운용의 ‘한국투자킨덱스삼성그룹주SW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이다.‘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작년 5월에 새롭게 출시됐으며 ‘한국투자킨덱스삼성그룹’은 이보다 8개월 늦은 올 1월23일 나왔다.설정액은 1340억 원과 252억 원으로 좀 차이가 난다.‘삼성코덱스삼성그룹’이 종목의 시가총액 변동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데 비해 ‘한국투자킨덱스삼성그룹’은 종목별 해당 업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 투자비중을 결정한다.‘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거래소에 상장된 17개 삼성그룹계열사 중 시가총액 1조 원 이상인 15개 우량종목으로 구성된 지수이다. ETF 1개만 사더라도 우량 삼성계열사 15개사에 분산투자하는 효과를 거둘수 있는 셈이다. 종목 교체나 편입비중 조절은 6월과 12월 등 1년에 2차례 이뤄진다.이에 비해 ‘한국투자킨덱스삼성그룹’은 매 3개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맞아 종목이나 비중을 조정한다. 삼성그룹 계열사가 분할 합병 등 변경 상장되는 경우에는 투자종목이 추가 또는 배제될 수 있다.이들 ETF 보수율은 0.5% 안팎에 불과해, 일반 주식형펀드 총보수(연 2.5~3%)는 물론 인덱스펀드 총보수(연 1.5~2%)보다 훨씬 낮다.성과측면에서는 삼성그룹주 펀드와 큰 차이가 없다. ‘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26.22%, ‘한국투자킨덱스삼성그룹’은 설정일 이후 25.85%다.삼성그룹에 속한 기업들을 투자대상으로 한다는 점은 이들 펀드들이 가진 공통점이다. ‘한국투자삼성그룹리딩플러스’를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 펀드들은 삼성전자와 삼성증권이 편입비중 상위 5위안에 들어있다. 구성 종목 수도 15~19개로 비슷하다.그러나 자세히 뜯어보면 적지 않은 차이를 확인하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은 시가총액 순위별로 순차적으로 편입하고 전 상장종목을 모두 투자하고 있지만 ‘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그룹에 속한 기업 중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거래소 상장기업에만 투자한다. 특히 ‘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전체 주식이 아닌 대주주 지분 등을 뺀 유동주식비율로 지수를 산정, 종목별 편입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이처럼 삼성그룹주펀드와 ETF 간 삼성전자 비중이 크게 차이를 보이는 건 운용 규정 때문이다. 자본시장법상 펀드는 개별 종목을 10% 또는 시가총액비중을 초과해 편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삼성그룹주펀드는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하는 삼성전자 시가총액비중을 고려해 수시로 그 이내에서 비중을 조절한다. 그러나 ETF는 예외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식을 30%까지 편입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또한 삼성투신운용이 내 놓은 ‘삼성코덱스삼성그룹’이나 ‘삼성그룹밸류인덱스’ 등은 종목 교체 방법이나 시기가 명확하고 펀드매니저 주관이 배제되는 점이 특징이다.특히 ‘삼성코덱스삼성그룹’은 5월 기준 삼성전자 비중이 23.43%에 달한다. 즉 삼성전자 주가흐름의 영향력이 크고 상위 5개 종목이 전체 종목군의 65%를 차지해 다소 높은 변동성을 보여준다.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에 투자하는 목적을 잘 따져 볼 것을 주문한다. 이에 따라 투자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효과적일지 드러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IT(정보기술)나 금융 등 삼성그룹 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업종의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삼성그룹주 ETF가, 그렇지 않고 삼성그룹 내 기업들이 각 업종대표주로 장기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면 ‘한국삼성그룹적립식’이나 ‘삼성그룹밸류인덱스’ 등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펀드 내 종목별 편입비중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