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오 유컴테크놀러지 대표

유컴테크놀러지는 2011년 보이스캐디를 출시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기업이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전자공학 박사 출신인 김준오 대표가 2005년 설립한 이 회사는 정보기술(IT)기업으로 출발해 보이스캐디를 시작으로 보이스캐디 워치형, 스윙캐디 등 신제품을 선보이며 골프 IT 업계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GOLF INTERVIEW] “보이스캐디는 시작일 뿐, 스포츠 IT 업계 글로벌 그룹 되겠다”
보이스캐디는 기획부터 철저히 마케팅에 기반을 두고 ‘보급 가능한 선물용’으로 개발한 제품이다. 가격을 8만 원대로 잡은 것도, 선물용으로 인기이던 타이틀리스트 프로 V1 한 상자 가격이 그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그 덕에 광고나 홍보 없이 프로모션만으로 출시 첫해 10만 개 판매를 달성할 수 있었다.

기술력도 보이스캐디의 성공 요인이다. 유컴테크놀러지는 서울대와 미국 UCLA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김준오 대표가 2005년 설립한 IT기업이다. 박사 학위를 받고 무선반도체 설계 분야에서 실력을 쌓은 그는 유컴테크놀로지를 설립해 전자태그(RFID) 칩, RFID 리더기 등을 LG전자, 국방부, 국토교통부 등에 납품했다. 그러는 사이 축적된 IT 기술을 바탕으로 보이스캐디를 개발했다.

출시는 2011년이지만 김 대표가 골프 IT에 관심을 가진 건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하던 2000년대 초반이다. 2007년 골프 GPS 시장이 만들어졌는데 당시만 해도 휴대전화 크기에, 가격도 40만~50만 원 수준이었다. 그렇게 이어져 오던 시장에 작고 세련된 디자인의 보이스캐디로 성공을 거둔 것이다. 그런데 보이스캐디는 제품 주기가 짧다는 한계가 있다. 개발 초 제품 주기를 3년 정도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2년에 불과했다. 보이스캐디 워치의 탄생 배경이다.

보이스캐디 워치는 지난해 개발에 착수해 올 3월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시장성이 고조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도 이 분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계획이다. 김 대표는 보이스캐디 워치를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스포츠워치, 아웃도어워치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시장은 골프 업계보다 5배 이상 큰 시장으로 매출 기여도가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보이스캐디 워치와 함께 스윙 분석기인 스윙캐디도 내놨다. 일본과 미국에서 1년 정도 앞선 지난해 유사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스윙캐디는 보이스캐디가 그랬던 것처럼 업그레이드된 기술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승부를 걸었다.

특히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썼다. 김 대표가 나서서 “기능적인 부분을 줄이더라도 디자인 콘셉트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할 정도였다. 김 대표는 궁극적으로 ‘골프 IT 업계의 애플’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스윙캐디도 인기다. 출시 초기지만 국내에서는 티칭 프로와 아마추어 고수들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늘고 있다. 반응은 미국, 유럽 등 해외가 더 뜨겁다. 미국 현지에서 269달러(세금 포함 약 30만 원)에 팔리고 있는데, 올해 5만 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럽이나 호주에서도 반응이 좋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국내와 연습 문화가 달라서 레슨 프로 없이 혼자서 연습하는 골퍼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시장도 크고 마니아층도 두텁죠. 국내에서는 일반 골퍼들이 쓰기에 부담될지 모르지만 해외에서는 관심 갖는 골퍼들이 많습니다.”

유컴테크놀러지는 효과적인 제품 활용을 위한 동영상도 제작하고 있다.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성과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김 대표가 보이스캐디와 스윙캐디의 수혜자다. 보이스캐디 덕에 90대 중반에서 5타 정도를 줄였고, 스윙캐디를 활용해 다시 5타 정도를 줄였다. 그와 라운딩을 즐기는 지인들에게 “이러다 프로테스트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스윙캐디 등 미국·유럽서 호평
김 대표는 올해 스윙캐디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 개척에 더 매진할 계획이다. 유컴테크놀러지는 보이스캐디 출시 이듬해인 2012년 일본에 진출한 후 미국, 유럽 등지로 영역을 넓혀 왔다. 그 덕에 국내 매출은 줄었지만 해외 매출은 늘고 있다. 올해는 기존 보이스캐디에 워치, 레이더와 스윙캐디 제품군이 더해져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목표는 골프 IT 시장의 독보적인 1위다. 국내 골프 IT 시장은 GPS 200억 원, 레이저 100억 원 등으로 전체 3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스윙 분석기 시장이 100억~ 200억 원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해외에서는 가장 큰 시장인 미국에서 의미 있는 2위 업체가 되는 게 목표다. 가능성은 적지 않다. 미국 내 많은 대형 스포츠업체들이 스윙캐디에 반해 속속 제휴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그걸 기반으로 내년에는 아웃도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은 10년 넘게 IT회사를 하면서 쌓은 기술력입니다. 지금은 그 기술을 골프에 접목하고 있지만, 향후에는 아웃도어로 영역을 넓힐 겁니다. 올해가 그 시작입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