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가죽 브랜드, 콜롬보 VS 콴펜

누구에게나 라이벌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서로에게 자극이 돼 더 좋은 결과를 내놓을 테니. 원하건 원치 않건 평생을 함께 가야 할 숙명 같은 존재인 라이벌. 그들의 전쟁 같은 스토리를 시작한다. 그 첫 번째는 악어가죽 브랜드인 콜롬보와 콴펜이다.


언뜻 보기에 같아 보이지만, 눈썰미 깨나 있다면 그 둘이 전혀 다름을 알 수 있을 터. 악어가죽 백에 관심 좀 있는 이들이라면 다 아는 브랜드, 바로 콜롬보 비아델라스피가(이하 콜롬보)와 콴펜이다. 국내 인지도는 이탈리아 태생 콜롬보가 높지만 해외에서는 싱가포르 태생의 콴펜이 월등하게 높다는 사실. 아직까지도 유럽 내 콜롬보 단독 매장은 오직 밀라노에 1곳이라니, 대한민국 마케팅의 놀라운 승리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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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WANPEN 콴펜
세계 유일의 악어 및 특수 피혁 전문 브랜드 콴펜은 1938년 탄생한 싱가포르 브랜드. 세계 최초로 악어가죽에 주름을 잡아 제작한 가방이 바로 콴펜이다. 최고 품질의 악어 중앙 복부만을 사용하며 핸드백 앞, 뒷면의 모양이 95% 이상 똑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최소 두 마리 이상의 악어가 필요한데 이는 사람의 지문이 다르듯이 모든 악어의 중앙 복부 또한 다르기 때문. 똑같은 무늬의 복부 가죽을 선별하기 위해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제품의 희소가치를 높이고 있다. 악어가죽 바잉에서부터 가죽 가공 및 염색, 디자인, 제조 및 생산, 품질관리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판매, 그리고 사후관리(AS)까지 모든 과정을 인하우스에서 직접 관리한다.



콜롬보 비아델라스피가 COLOMBO via della spiga
1937년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세계 최고급의 명품 피혁 브랜드 콜롬보는 2011년 11월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옛 제일모직)에서 인수했다. 부드러운 표면 가공으로 유연한 셰이프를 가진다. 최상급의 악어가죽을 콜롬보만의 특수 천연 염색으로 색을 내는 것이 특징. 콜롬보에서 처음 시작한 천연염색 기법은 공장에서 하는 기계 염색이 아닌, 장인들이 직접 염색 공정을 진행한다. 악어가죽 외에 타조, 파이톤 등의 특수 피혁도 선보이고 있다. 이제 악어가죽이 아니라 특수 피혁 브랜드라 칭해야 할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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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