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한옥 이야기 1 고려대 법대 김기창 교수·김솔하 씨 부부
![[SPECIAL REPORT] 진짜 사람 사는 맛, 한옥살이 예찬](https://img.hankyung.com/photo/202101/AD.25094408.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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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조용해요. 차가 다니는 길과 멀리 떨어져 있으니까 소음이 없죠. 책을 읽거나 연구하기에 최적의 환경이에요. 커다란 대문을 밀고 들어가는 그 기분도 참 좋습니다. 문을 닫으면 외부와 차단되는 아파트에 반해 바깥과 안의 경계가 불분명한 한옥은 집에서도 한결 여유가 느껴져요. 트럭에 채소 파는 아저씨, 복실이(강아지) 키우는 앞집 할머니 같은 이웃들과 교류하면서 사는 것도 재밌고요. 진짜 사람 사는 맛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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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아내 김솔하 씨를 만날 무렵에도 그는 이곳에 살고 있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했던 김솔하 씨는 한국 문화를 존중했고 기꺼이 친환경적인 삶을 사는 김 교수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김 씨가 “처음 이 한옥에 왔을 때 얼마든지 (남편과) 함께 살 수 있겠다 싶었다”고 말하자 김 교수는 “이 사람은, 나보다 한옥을 더 좋아했던 것 같다”며 맞받아쳤다.
하나일 때보다 둘이 된 후 한옥은 더 아기자기한 공간이 됐다. 서재 겸 주방, 안방, 거실, 문간방과 화장실이 있지만 미닫이문을 모두 열면 원룸이 된다. 툇마루는 차를 마시는 테라스이자 책을 읽는 도서관이요, 마당은 지인들을 초청해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연회장이자 여름밤 이불을 깔고 잠을 자는 캠핑장으로 변신한다. 이처럼 한옥은 부부의 삶에 생각지 못했던 소소한 즐거움을 안겨 주는 존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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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은 한옥에 대한 로망이 있어도 막상 살진 못하겠다고 해요. 그런데 살아 보니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아요. 필요한 건 식료품 트럭에서 조금씩 사 먹고요. 오래 걸어야 하니 햇볕도 많이 쬐게 되고 맑은 공기도 마음껏 마시지요. 단열이 잘 안 되는 게 흠인데, 좀 춥게 지내는 게 사람 몸에 좋잖아요.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건강한 삶을 살게 되는 건 분명합니다.”(김솔하)
김 교수 부부는 계동에 한옥을 지어 옮겨 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리고 주변 지인들을 초청해 한옥의 품격을 제대로 전파하겠다는 각오다. 더 먼 미래에는 한옥 게스트하우스도 운영해 보고 싶단다. 이사를 가더라도 지금 살고 있는 집은 절대로 팔지 않을 생각이다. 한옥의 매력에 처음 눈 뜨게 해 준 소중한 공간이므로.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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