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비자금을 둘러싼 트릭과 액션 스워드피쉬

스티 세컨드’의 도미닉 세나 감독과 블록버스터 전문 프로듀서인 조엘 실버가 만들어 낸 스펙터클한 세팅, 현란한 영상과 막판 숨 막히는 탈출 신이 볼만한 워너브러더스사의 2001년 작품이다.1980년대 초반, 미국의 마약단속국(DEA)은 불법 비자금 세탁 프로젝트·코드명 ‘스워드 피쉬(Sword Fish)’를 가동했다. 1986년, 작전이 종결되고 ‘스워드 피쉬’ 계좌엔 무려 4억 달러의 자금이 남게 된다. 작전 종결 후 어디론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미 정부의 불법 비자금 4억 달러는 15년간 차곡차곡 은행 이자가 쌓여 이젠 10억 달러로 늘어나 있다.한편, 미국의 안전과 자유의 수호란 미명 하에 FBI의 후버 국장이 창설한 극우 반테러 조직 ‘블랙 셀(Black Cell)’. 이 블랙 셀을 이끌고 있는 가브리엘(존 트래볼타 분)은 막대한 국제 테러 응징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10억 달러를 탈취하기로 작정한다. 이를 위해 천재 해커로 이름 높던 스탠리(휴 잭맨 분)를 어렵사리 끌어들인다. 스탠리가 할 일은 은행 전산 보안 시스템을 뚫고 10억 달러를 가브리엘의 해외 계좌로 비밀리에 이체해 주는 것이다. 수고비는 1000만 달러.어느 날 오후, 미국 LA 몬테카를로에 있는 한 은행 건물을 수많은 SWAT 기동타격대와 무장 경찰들, 그리고 FBI 요원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다. 갇혀 있는 22명 인질들의 몸은 폭발물로 친친 감겨 있다. 인질 전체를 인간 폭탄 덩어리로 만들어 놓은 상황. 가브리엘과 블랙 셀 조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스탠리는 손쉽게 은행 전산망을 해킹해 일을 끝낸다. 약속대로 인질로 납치돼 온 자신의 딸 홀리를 데리고 은행 문을 나서려는 순간, 컴퓨터 모니터에는 조금 전 가브리엘의 계좌로 들어 왔던 10억 달러가 일순간 사라져 버리는 게 아닌가. 뭔가 잘못 되었음을 직감한 가브리엘. 스탠리와 그 딸을 붙잡으려 하지만 스탠리는 재빠르게 딸을 문 밖으로 내 보내고 건물을 포위 중이던 경찰은 홀리를 안전하게 피신시킨다. 그러나 스탠리는 가브리엘 일당에게 붙잡혀 끌려오고 만다.가브리엘: (스탠리에게 총을 겨눈 채, 차가운 목소리로)어떻게 된 거야, 스탠리?스탠리: (비아냥거리며) 폭발 때문에 컴퓨터 시계가 맛이 갔나 보지.가브리엘: 아니 시계는 멀쩡했어. 네가 일을 망친 거야.스탠리: (급한 숨을 몰아쉬며) 날 죽이면 당신은 땡전 한 푼 못 건져. 앞으로 10년 동안, 그 돈은 60초마다 이 계좌 저 계좌로 옮겨 다니게 될 거야. 원래 6시간 뒤에 일어날 일이었지.가브리엘: 당장 고쳐.스탠리: 안됐지만, 나도 별 도리 없어.계좌들이 1024비트 암호여서 나도 그 파이어 월(보안망)은 못 뚫어.협상기법 제안 1스탠리의 협상 시작 기법 분석: 전문성과 고급 정보로 상대를 주눅 들게 하라. (Expertise Power)상대보다 우월한 전문가로서의 지식, 경력, 실적, 타이틀을 내세워 심리적으로 상대를 제압하라.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상대를 호의적으로 교육하는 듯 당신이 들려주기 원하는 정보, 당신에게 유리한 정보만을 전달하고, 역으로 상대가 알게 되면 당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선별적으로 제외하거나 상대가 제시한 자료나 주장을 부인하는 전술이다.스탠리: 그럼, 이렇게 하지. 인질을 풀어주면, 언제 어디서 돈을 빼낼 수 있는지 알려주지. 모두 살아서 나가는 거야. 어때?가브리엘: 생각 좀 해 보고.협상기법 제안 2가브리엘의 협상 관리 기법 분석: 상대의 흐름을 끊어라. (Break or caucus)협상의 흐름이 불리하게 진행된다고 느껴질 때, 사전에 검토 및 대응 준비가 되지 않은 사안을 들고 나올 때 굳이 즉석에서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려 하지 말고 타임아웃(Time Out)을 선언, 흐름을 끊어라. 간혹 협상 말기에 새로운 사안이 나타나는 경우 막판 결렬의 두려움, 혹은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심리적 압박에 밀려 자칫 적절한 타협으로 무마하고 넘어 가고자 하는 심리를 이용한 전술에 말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사례를 든다면, 1998년 서울에서 있었던 국제통화기금(IMF) 협상 때, IMF 측 협상 대표단의 수차례 거듭된 휴정 요구를 묵과한 우리 협상 대표는 결국 협상다운 협상 한 번 못한 채 IMF의 굴욕적인 조건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가브리엘: (잠시 후) 그렇겐 못하겠어. 진저를 데려와.스탠리는 진저(할리 베리 분)가 가브리엘의 애인을 가장해 위장 잠입한 DEA(마약단속국) 비밀요원으로 믿고 있었다. 그녀는 이번 일만 도와주면 이혼한 아내에게 빼앗긴 사랑하는 어린 딸 홀리와 함께 살도록 힘써 주겠다고 약속한 바 있었다. 어느덧 스탠리의 마음속에 연인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는데, 바로 그녀가 영문도 모른 채 끌려 나오고, 곧장 목에 올가미가 둘린 채 공중에 끌려 매달리고 만다. 숨통이 막혀 허우적대는 진저. 스탠리는 어쩔 줄 몰라 절규한다.협상기법 제안 3가브리엘의 협상 위기 관리 기법 분석: 협상이 안 풀리면 제3자를 끌어들여 문제를 해결하라. (The third party)협상이 난관에 봉착하거나 결렬 상황으로 치닫게 되면 제3자를 이용한 문제 해결을 생각하게 된다. 제3자 선정 시 기억할 것은 당신이 끌어 들이고자 하는 제3자에 대한 상대의 신뢰, 친밀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효과적이란 점이다. 또한 돌파구를 열어줄 제3자는 결렬 상황이 실제로 발생한 이후에 허둥지둥 찾을 경우 쉽게 찾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찾았다 하더라도 당장 그를 적절하게 준비해 투입하기는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그보다는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기 전, 협상 상대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문제 발생 시 당신에게 유리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상대 입장에서도 가장 신뢰할 만하고 호감이 가는 인물이 누구인가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목이 매달린 채 공중에서 버둥대는 진저를 바라보는 스탠리의 가슴은 미어진다. 1분 내에 다시 10억 달러를 되돌려 놓으라는 가브리엘. 1분 내에 해킹에 성공하지 못하면 사랑하는 진저는 영영 목숨을 잃고 만다.가브리엘: (여유 있게 즐기는 듯) 30초 남았어…. 이제 20초. 그녀가 죽어가고 있군.스탠리: (분노에 끓는 목소리로) 입 닥쳐!(정신없이 컴퓨터 키보드를 두들겨 대는 스탠리를 바라보며 친절하게(?) 시간 경과를 알려 주는 가브리엘. 10초밖에 남지 않자 아예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10초, 9초, 8초….)협상기법 제안 4가브리엘의 최종 협상 기법 분석: 핵심 인물에게 차마 포기할 수 없는 조건을 비공개로 제시하라.(Back Channel )비즈니스 협상 현실에서는 최종 결정권자 외에 많은 사람들이 팀워크를 이뤄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협상을 진행하게 되고 따라서 쉽사리 상대와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협상 전 혹은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입수 분석한 정보에 의거, 상대 협상 팀의 핵심 인물(Key person)이 가장 심정적으로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해 설득하는 기법이다.이 핵심 인물, 혹은 최종 결정권자가 자기 조직이나 팀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자신에게 부여된 권한, 권리, 지위를 내세워 당신의 제의나 혹은 타협 절충안이 통과되도록 직권을 행사, 조속히 당신에게 유리한 합의를 유도하도록 하는 전략.또는, 핵심 인물에게 집중적으로 막대한 경제적 이익이나 명예 등 갖가지 보상안을 사적으로 제시해 협상을 조속히 매듭짓기도 한다. 인수·합병(M&A) 협상의 경우 골든 패러슈트(Golden Parachute)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