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기 작가의 작품을 즉시 구입하려면 정가가 없다는 말이 돌 정도다. 눈 밝은 사람이 먼저 사두려 해도 시장의 속도를 따르지 못할 정도로 가격 상승 속도가 가파르다. 이런 시점일수록 초보 컬렉터는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 특정 경로에서 가격만 오르고 시장에선 실거래가 저조한 것은 아닌지, 공급자 중심으로 형성된 호가(呼價)는 아닌지, 경우에 따라 가격 편차가 심한 이중 혹은 다중 가격인지 등을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작품(작가)이 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투자 비전도 좋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시장은 매우 단순하면서 동시에 복잡한 구조를 띤다. 이 때문에 전문가라도 신중하지 못할 경우 입소문에 실수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인기 작가도 유행을 탄다. 그래서 투자 목적이라면 작가의 ‘족보’를 잘 살펴야 한다. 작품 세계의 변천 과정, 관리하는 화랑의 면면, 시장 거래 현황, 작품성에 대한 평가, 중장기적인 활동 계획과 비전 등이 그것이다. 좋은 작품은 세월이 가도 변하지 않으며 좋은 작품은 반드시 제값을 받게 마련이다.초보 컬렉터일수록 단순 노출 정보에 의존한다. 대개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 등에 소개된 정보는 가십성 기사일 확률이 높다. 즉, 진지한 분석이나 진단이 아닌 당시의 현황이나 현상을 중계하는 데 그친다. 고급 정보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적확한 진단과 예시를 충족시켜 준다. 현명한 컬렉터는 한 작품을 구입하기 전에 작가의 지난 이력은 물론 성격과 특성을 분석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누구의 작품인가가 아닌, 누구의 어떤 작품을 사는가에 더 주력한다.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고급 정보를 수집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그것을 다시 관리할 수 있는 요령을 습득해 가야 한다.누구나 작품을 살 때는 나중의 수익률을 계산한다. 현재 일부 폐쇄형 사모 펀드인 아트 펀드들이 운용되고 적극적인 사람들은 경매에 직접 참여해 시세 차익을 도모한다. 개중에는 일부 작품이 추정가의 몇 배 혹은 몇 십 배로 낙찰되는 것을 보며 자신의 소장 작품도 그와 같을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우연한 횡재수를 제외하곤 그런 가격을 받기란 쉽지 않다. 일반 시장에서 20~50%의 중간 매매 수수료를 제외하고도 원하는 차익을 보려면 애초에 최상의 컨디션을 갖춘 작품을 선별해 구입하는 것이 관건이다.경기가 활황일수록 도처에 함정이 있게 마련이다. 작품도 믿을만한 경로를 통해 구입하는 것이 차후를 보장받을 수 있다. 또 믿을만한 정보를 정확하게 제시해 줄 수 있는 ‘객관적인 조언자’가 꼭 필요하다. 조언자가 있으면 특정 화랑이나 작가를 넘어 폭넓은 시장 정보를 수집하는 데 용이하다.이 외에도 소장 중인 작품이나 관련 작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정보 관리 역시 성공 투자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현재 상한가를 치며 달궈진 블루칩 작가에 주목하기보다는 조만간 떠오를 유망 작가를 찾아나서는 길이 성공적인 미술품 투자의 길이다.